나는 인하대생들이 부럽다...
오늘도 그들을 보며 나는 열등감에 이를 간다....

내가 인하대생들에게 열등감을 느끼는 이유는 오직 하나다.

난 인천대생이니까... 지금 당장 입결이 3점을 넘어 4점대를 바라보는 인천대...인천대를 다니는 대학생조무사니까..





어느날 나는 군산대 친구 귀홍이에게 물어보았다


"야 인천대가 그래도 전북,충북 보다는 높지않냐?"


"인천대 서울대가 통합이 되는 날이 오지않을까?"


................


부끄럽다...나는 너무나도 부끄럽다....





그럴때 나는 속으로 수십번씩 외쳐댄다...인천대가 최고다 국립대가 최고다....

그러면 잠시 괜찮아진다....

하지만 곧 부평에 보이는 INHA과잠을 보게된다... 언제나 그들의 발걸음은 어쩐지 '떳떳해'보이는 것이다.

그들이 당당하게 과잠을 입으며 거리를 활보할 때

나는 초라한 INCHEON과잠을 입으며 무거운 발걸음을 옮긴다...

사실 쪽팔려서 새내기 시절 3월 잠깐만 입어본게 대다수다..


그리고 우리의 열등감은 '인천 2등 대학'이란 단어들로 표현된다.

페라리 앞의 인력거처럼 도저히 상대조차 되지않는...완전히 다른 범주의 대상 앞에서

우리는 인하대를 향한 주눅과 열등감을 숨기려 '2등 대학' '문천이하' '문과는 인천대' 따위의 구질구질한 수식어를 붙여 마치 인하대와 인천대가 큰 차이가 없어보이도록 자기최면을 걸며, 우리들 '인천대' 과 라이벌 구도인양 교묘하게 어감을 맞춰넣는것이다


오후 7시 반....모든 수업이 끝나고 부평으로 나가 동아리 동기들과 선배들과 삼삼오오 모여 술을 마신다

가라앉은 분위기 속에서....졸업반선배가 인천대의 우수성을 열심히 설파한다....우린 모두 끄덕거리며 동의한다...

하지만 우리 모두 알고있다....인천대가 얼마나 열등한지를... 우리는 평생 학벌과 인하대에 열등감을 느끼며 살아야 할것을...

그들이 매일 빠르게 상승되는 아웃풋으로 눈부신 성과들의 상아탑을 쌓아올릴때.... 우린 10년째 잠재성이 어마어마한 대학이라 믿으며 낄낄거리고 있는것이다...

사실 우리는 다 알고있다... 인천대가 지잡대라는 것을... 인천을 벗어나면 인지도가 전무하고, 윗세대에게는 한서삼보다 밀리는 인식을 애써 부정하고 있다..

이렇게 ...모두들 2학년때부터 이어온 무겁고 음울한 생각 한 가닥씩을 뒤로 숨기고....술에 젖은 억지 웃음을 지으며 쾌활하게 큰 목소리로 건배를한다.

졸업반 선배는 술이 오를대로 올라 계속 인천대의 위엄을 미친듯이 떠들어댄다..


이때 술집의 낡은 문이 열리고...인하대생들 다섯이 웃으며 들어온다... 졸업반 선배는 입을 다물고... 꼭 짜기라도 한듯이 이제 아무도 인하대에 대해 입을 열지 않는다.. 우리의 대화주제는 자연스레 학우들의 밀애사와 추문 같은것으로 옮겨간다....


두시간 후....


다들 술이 오를대로 오른 우리 동아리는 어깨동무를 하고 술집을 나온다...

인하대생들이 아직 이야기꽃을 피우고있는 그 술집에서 충분히 멀리 떨어졌을 즈음

동기인지 선배인지....누군가가 외치기 시작한다...그리고 다들 한마디씩 크게 외쳐본다...

"인천대 국립대!!!"

"교육부 지원금 1위 국립대!!!!!"

"황금마차!!!"

어쩐지 힘이없는 외침들... 비내리는 저녁의 공허를 담은듯 너무도 쉽게 골목 뒤로 바스라진다...

만취한 졸업반 선배가 계속 외친다... "잠재성이 무궁무진한 국립 인천대!!!!"

ㅡ아직 인천뽕의 거품이 완전히 꺼지지 않았던 수년 전..... 순수한 애교심을 지니고 있었다고 한다....


"잠재성이 무궁무진한 국립 인천대!!!!"

ㅡ 젊고 푸르던 고등학생 시절...그의 꿈은 지잡대가 아닌 인하대로 가서 대학다운 대학을 다니는 것이었다고 한다...

"잠재성이 무궁무진한 국립 인천대!!!!"


ㅡ댄스스포츠를 배우며 새내기를 즐기던 그때는 아무것도 몰랐었다고 씁쓸함이 담긴 어조로 나직하게 뱉어내곤 했다...

"잠재성이 무궁무진한 국립 인천대!!!!"


하늘과 같던 선배가 이토록 초라하게 무너진다...

인천대에 회의와 의구심이 들 때마다 나를 꽉 잡아주던 선배가...


"잠재성이 무궁무진한 국립 인천대!!!!"

6년의 긴 울음을 삼킨 외침이다...

선배는 완전히 실패했다...그는 빨간약을 먹은 네오처럼 현실을 자각한 것이다....

그는 파란만장한 순수함과 길고 긴 청춘을 겨우 인천대라는 지잡대에 바쳐버린 것이다....그 댓가로...

"잠재성이 무궁무진한 국립 인천대!!!!"


무엇이 선배를 무너뜨렸을까... 선배는 비겁한 사람일까? 아니 단지 한명의 피해자일 뿐일까?

어쨌든 그의 인생은 이제 처참하게 무너졌다...그의 졸업 후 진로는 어디인지 모르겠으나...적어도 대기업에 입사하여 알콩달콩은 가정을 꾸리려던 작은 소망이 부정당하고 패기넘치던 청년 ooo는 이제 죽어버린것이다..




"잠재성이 무궁무진한 국립 인천대!!!!"





선배를 보내고... 집으로 가는길


뒤를 돌아보았더니


마치 나의 암울한 미래를 보여주는듯 어두컴컴한 밤을 나를 더 외롭고 고통스럽게 만든다... 적어도 군대 가기전에 진실을 받아들였어야했다..





나는 인하대생들이 부럽다...
오늘도 그들을 보며 나는 열등감에 이를 간다....

내가 인하대생들에게 열등감을 느끼는 이유는 오직 하나다.

난 인천대생이니까... 한낱 지잡대에 불과한 인천대...그 곳을 다니는 인천대생이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