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호와 돌봄을 바꾸는 시민행동·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전국의료산업노동조합연맹, "의료계의 이중 행태 한심하고 실망" 비판···정부에 의대 정원 확대 정책 추진 주문
- 기사입력 2024.01.11 16:45
- 기자명정성민 기자
의대 이미지[연합뉴스]전국 40개 의과대학(이하 의대) 학장이 보건복지부(이하 복지부)의 의대 입학정원(이하 의대 정원) 수요조사에서 2025년부터 최대 2847명, 2030년까지 최대 3953명 정원 증원을 희망한다고 답변했지만 의대 정원 증원 규모를 '350명 적절'로 입장을 변경했다. 이에 시민사회는 의대 정원을 OECD 수준으로 확대하려면 최소 3000명부터 최대 6000까지 추가 증원이 필요하다고 반박하고 있다.
간호와 돌봄을 바꾸는 시민행동(이하 시민행동),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이하 경실련), 전국의료산업노동조합연맹(이하 의료산업노조)은 11일 "정부의 의대 정원 증원 규모 발표 시점이 임박하자 규모라도 줄여보겠다고 자기 부정도 서슴지 않는 의료계의 이중 행태는 한심하고 실망스럽다"면서 "과연 이들에게 국민의 생명을 다룰 의사 양성을 맡겨도 좋을지 의문"이라고 밝혔다.
이어 "과학적·객관적 근거 운운하며 의대 정원 확대정책을 발목잡아 시간끌기 하다가 뜬금없이 18년 전 축소했던 정원이 적정 규모라며 원상복구하자는 의료계 주장은 일고의 가치도 없다"며 "정부는 의료계의 한심한 작태에 흔들림 없이 국민만 보고 지역필수의료를 살리기 위한 의대 정원 확대정책을 추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전국 의대 신입생 정원은 2006년부터 3058명으로 동결됐다. 의대 정원 동결은 의약분업의 결과다. 의약분업이란 의사는 환자에게 처방전만을 교부하고, 약사는 처방전에 따라 약을 조제·투약하는 제도를 말한다. 2000년 의사단체의 반발에도 불구, 의약분업이 시행됐다. 대신 의사단체가 의대 정원 10%(351명) 감축을 요구하면서 2006년부터 의대 정원이 3058명으로 동결됐다.
현재 윤석열 정부는 의대 정원 확대를 추진하고 있다. 의료 수요 증가에 대비하고, 지역뿐 아니라 필수의료 인력 부족 문제를 해결하며, 감염병 대응 차원에서 의대 정원 확대가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확산되고 있기 때문.
복지부는 교육부와 2023년 10월 27일부터 11월 9일까지 전국 40개 의대 학장을 대상으로 의대 정원 수요조사를 실시한 뒤 2023년 11월 21일 결과를 발표했다. 복지부에 따르면 수요조사 결과 2025학년도 의대 정원 증원 수요는 최소 2151명에서 최대 2847명으로 집계됐다. 특히 전국 40개 의대 학장은 정원을 지속적으로 확대, 2030학년도까지 최소 2738명에서 최대 3953명까지 추가 증원을 희망했다.
그러나 한국의과대학·의학전문대학원협회는 지난 9일 입장문을 발표하고 "교육자원의 확충과 재정 투입이 불투명한 상황에서 2025학년도 입학정원에 반영할 수 있는 증원 규모는 40개 의대에서 2000년 감축했던 350명 수준이 적절하다고 판단한다"고 밝혔다. 한국의과대학·의학전문대학원협회는 전국 의대 학장과 의학전문대학원장의 협의체다.
경남도의원들과 창원시의원들이 2023년 10월 19일 정부가 지방 국립대병원 중심으로 필수의료를 강화한다는 발표를 한 후 경남도의회에서 창원지역 의대 설립을 촉구하는 공동기자회견을 하고 있다.[연합뉴스]이에 시민사회가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우리나라 의사 부족과 불균형 문제의 주요 원인은 의사인력의 과소 배출로, 의대 정원 대폭 확대가 필수라는 것.
시민행동·경실련·의료산업노조에 따르면 2020년 의대 정원 감축으로 우리나라의 의대 졸업자 수는 2010년부터 인구 10만 명당 8명 이하에서 정체됐다. 반면 OECD 국가의 의대 졸업자는 2018년 기준으로 인구 10만 명당 13.1명으로 우리나라와 격차가 상당하다.
또한 2019년 기준 우리나라 면허등록 의사 수를 OECD 국가 평균과 비교하면 9만 1000명이 부족하다. 국민 1인당 의료이용량을 기준으로 OECD 평균과 비교하면 우리나라 국민 1인당 의료이용량은 OECD 평균의 2.3배 이상이다. 결과적 우리나라의 의사 수는 OECD 평균에 비해 21만 명 이상 부족하다.
시민행동·경실련·의료산업노조는 "의사공급량과 의사수용량(의료이용량)의 추세를 반영, 인력을 추계하면 2018년 기준 2040년 3만 9000명의 의사 공급 부족이 예상된다"면서 "입학정원 4000명 이하이면 중장기적으로 공급 부족이 심화되고, 5000명 이상이면 2040년경에야 공급 부족 해소를 기대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즉 우리나라 의사 수가 2030년 OECD 평균 수준에 근접하려면 최소 3000명부터 최대 6000명까지 추가 증원이 필요하다는 게 시민행동·경실련·의료산업노조의 주장이다.
또한 시민행동·경실련·의료산업노조는 권역별 공공의대 신설과 특수목적의대 설치도 주문하고 있다.
시민행동·경실련·의료산업노조는 "의사수급 불균형 해소를 위해서는 입학정원을 늘려 의사 총량의 증가를 통해 지역 간, 부문 간 불균형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며 "그러나 단순히 의대 정원 증원으로는 의사 배치를 강제할 수 없다"고 말했다.
시민행동·경실련·의료산업노조는 "지역필수의료를 살리려면 의사양성방식의 공공성을 확보해야 한다"면서 "지역필수의료에 의무복무할 의사를 선발, 교육‧양성하는 공공의대를 권역별로 신설하고 국군·보훈·경찰·소방·교통재활·산재병원과 법무부 교정시설의 의사 확보 등을 위해 특수목적의대 설치도 검토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어 "보건의료산업노조의 설문 결과 국민 10명의 9명은 의대 증원에 찬성하고 공공의대와 지역의사제가 필요하다고 답했다"며 "많은 국민이 의사 확충을 요구하고 있다는 사실에 아랑곳하지 않고 의사단체는 의대 정원 확대 시 진료거부 등 강경대응을 예고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국민들은 지난 코로나19 국가 재난 시에도 밥그릇을 지키기 위해 국민의 생명을 볼모로 한 의사단체의 실력 행사와 속수무책으로 정책 추진을 중단했던 무능한 정부에 분노했다. 정부가 의료계 눈치 보느라 정책이 후퇴되거나 지연된다면 민심은 정권심판론으로 기울 것임을 명심해야 한다"고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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