겉으로 보기에는 컨스털레이션 계획은 예정대로 잘 진행되고 있는 것 처럼 보였다. 그러나 모두가 잘 알고 있겠지만, 오바마 행정부가 2010년 2월 2일, 2011년도 회계에 컨스털레이션 예산을 배정하지 않음으로서 컨스털레이션 계획은 취소되어버리고 말았다.
대신 오바마 행정부에서는 우주 상업 프로젝트를 내세우며 유인 우주개발 임무를 민간 기업들에게 맡기겠다며 60억 달러에 달하는 예산을 책정시켰다. 물론, 반발은 거셌다. 닐 암스트롱부터 시작해 무려 26명의 전설적인 우주인들이 대통령에게 성명을 내며 계획 취소를 규탄했고, 공화당에서도 "민간 우주기업들이 우주선을 발사하고 달까지 날아갈 수 있을거라고 생각하느냐" 라며 비판했다.
그렇다면 오바마 행정부는 왜 컨스털레이션 계획을 취소하고 민간 상업 프로젝트를 내세웠을까?
먼저 예산문제를 들 수 있겠다. 90억 달러 (2010년 기준 약 10조 8천억원)에 달하는 예산을 쏟아부었음에도 불구하고 컨스털레이션 계획은 아직 완성되지 않았으며 계획이 완성되기까지 추가로 25억 달러 (2010년 기준 3조원) 에 달하는 예산을 추가로 퍼부어야한다는 결론이 나왔다.
더 나쁜 소식은 따로 있었다. 컨스털레이션 계획은 우주왕복선의 퇴역 후 우주왕복선을 대체할 차세대 유인 로켓으로 오리온과 아레스-Ⅰ을 개발하고 있었다. 그러나 이전에 얘기한 바 있듯, 개발에 차질이 있었다.
예를들어 오리온은 우주왕복선의 치명적으로 낮은 안정성을 보완하면서 동시에 예산을 아끼기 위해 기존의 시스템들을 재활용하고자 했으며, 그 와중에도 우주왕복선이 수행할 수 있는 임무를 전부 수행할 수 있게 하기위해 다기능성을 고려함으로서 비용을 수직상승시켰고 지나치게 많은 요구사항을 충족시키기 위해 계속되는 업그레이드 계획은 무게와 개발예산 두가지 요소를 지속적으로 증가시켰다.
이는 연쇄반응을 일으켜 오리온의 늘어나는 페이로드를 벌충하고자 아레스-Ⅰ이 계속적으로 업그레이드 되어야한다는 것을 의미했다. 게다가 나사로서는 환장하게도 1단의 SRB가 아주 치명적인 진동문제를 가지고 있었는데, 발사 후 대략 105~115초, 1단 연료가 고갈되기 시작할 때부터 엄청난 추력 진동을 발생시키는게 바로 그것이었다.
이 문제는 우주왕복선에서도 확인되었으나 우주왕복선의 경우 엄청난 무게의 외부연료탱크가 진동을 흡수함으로서 큰 문제가 되지는 않았다. 그러나 SRB를 주 엔진으로 사용하는 아레스-Ⅰ에서는 이 진동문제가 극도로 심각한 문제였으며, 1단 엔진의 분리 전까지 마지막 5초는 거의 착암기 수준의 진동을 가해 탑승하는 우주인들이 로켓을 조종하는 것을 방해하고 로켓 자체와 다른 시스템들을 고장낼 수 있을 가능성을 높이는 등 나사의 과학자들이 골앓이를 겪게 만들었다.
이 현상은 SRB 내부의 고체연료가 고갈됨에 따라 SRB의 외피가 마치 오르간의 파이프마냥 진동시키게 만들어 발생하는 현상으로, 나사의 과학자들은 1단과 2단엔진 사이에 댐퍼를 달아서 고조파를 흡수하도록 하거나, RCS를 하부에 달아서 진동을 상쇄시키도록 하거나 진동주파수에 맞춰 승무원들의 디스플레이를 움직이게 함으로서 승무원들이 정상적으로 로켓을 조종할 수 있게하는 등의다양한 방법을 동원했지만, 역시 시간과 비용을 엄청나게 잡아먹는 원흉이 되었다.
결국 수많은 문제들로 인해 아레스-Ⅰ은 오바마 행정부에 의해 취소되어버리고 만다.
아레스-Ⅴ 역시 같은 운명을 맞이했다. 물론, 역사상 가장 강력한 로켓이라는 수식어가 말해주듯, 아레스-Ⅴ는 지구 저궤도에는 188톤의 화물을, 달궤도까지 71톤의 페이로드를 실을 수 있는 괴물 로켓이었다. 그러나 컨스털레이션 계획이 취소된 이상, 얼마나 대단하고 거대한 로켓이든 간에, 이러한 초거대 로켓은 더이상 필요 없었기에 오바마 행정부는 뒤도 돌아보지 않고 아레스-Ⅴ를 취소시키고 만다. 계약 문제로 1년동안 5억달러를 더 태운건 덤.
게다가 만들어졌어도 문제인게, 초기 아레스-Ⅴ는 우주왕복선의 주엔진으로 사용되던 RS-25 SSME 엔진을 4개나 사용했는데 RS-25는 개당 가격이 1억달러~1억 4천달러 가량 하는 값비싼 엔진이었는데 우주왕복선이 그나마 엔진을 재활용할 수 있었던 것과 달리 아레스-Ⅴ는 그걸 통채로 버렸어야 했다는 점에서 아무리 천조국이라고 불리는 미국으로서도 로켓 하나 발사할 때 마다 재정이 휘청이는 사태를 피할 수 없었다.
물론 이 문제를 고려해 더 약하지만 싼 RS-68 엔진을 착용해 개당 2천만 달러~4천만 달러로 가격을 1/5로 줄이긴 했지만 어짜피 로켓 하나 쏘아올리는데 등골 휜다는 점에선 거기서 거기라는 단점은 똑같았다.
거기에, 지금까지 들어간 예산이 "달과 화성에 인간을 쏘아올릴 로켓 개발" 에만 사용된 것 역시 오바마 행정부의 뒷목을 당기게 만들었다. 컨스털레이션의 빛나는 달, 화성, 소행성 탐사 및 진출은 지금까지 들인 예산에 포함되지도 않았으며 앞으로 얼마나 더 많은 예산이 들어갈지 모르는 상황이었다.
거기에 나사로서는 앞으로도 더 많은 할일들이 많이 남아있었으니, 만들어진지 거의 20년 다되기는 고물 정거장인 ISS는 2016년 폐쇄되어야했고 그전까지 ISS에 있는 우주인들이 굶지 않도록 재보급과 인적자원 교환 등의 임무를 수행하고 ISS를 대기중으로 밀어넣을 로켓을 빠르게 얻어야했다. 물론, 그 임무를 수행할 아레나-Ⅰ은 아직 완성조차 되지 않았는데 달에 인류 진출같은 듣기좋은 소리나 해대는 꼴이 보기 좋을 리는 없었다. 일설에 따르면, 2005년 당시 컨스털레이션 달 프로그램에 책정된 예산이 연간 150억 달러였는데, 실제로는 250억 달러가 필요하다는 말까지 나오던 판이었다고 하니 더더욱 그러했다.
그러나 언론은 냉담했다. 이미 컨스털레이션 계획은 수많은 항공우주산업에 종사하는 노동자들의 귀중한 일자리를 보장하고 있었으며, 미국의 우주개발에 제동을 거는 오바마 행정부 (민주당)는 항공우주산업이 발달한 앨라배마나 플로리다주 등의 불만을 샀으며 동시에 우주산업분야 비관계자들 역시 "일이 이렇게되면 일시적으로 미국은 유인로켓을 발사하지 못해 러시아의 도움을 받아야하는데 지금까지 우주경쟁에서 이기고 있던 미국이 이 상황까지 굴러떨어진건가" 라는 불만을 가지게 되었다.
공화당 역시 "민간 우주기업들이 과연 우주선을 계획대로 발사할 수 있다고 보는가? 가능하다고 해도 민간 주도로 달까지 진출할 수 있을거 같은가" 등의 공세를 펼쳤고 결국 오바마 행정부는 이러한 압력에 굴복, 2010년 4월 15일 플로리다에서 우주 회의를 개최하고 오리온 모듈의 개발 지속과 새로운 초중량 로켓 개발 등의 정치적 양보를 해야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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