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아버지가 5월에 뇌출혈로 쓰려지셔서 중환자실에 2개월 계시다가 7월에 돌아가셨습니다. 

어머니는 안 계시고 형이랑 여동생들도 각자 삶이 바빠서 여러 서류 작업을 혼자 처리했습니다. 

아버지께서 중환자실에서 의식없이 고군분투 하실 때 마음 졸이며 하루하루를 보냈습니다. 

천운이 따라서 아버지의 임종을 중환자실에서 볼 수 있었습니다. 


아버지 장례를 마치고 이제 한정승인 절차를 밟고 있습니다. 

상속인유산조회를 하니 140건의 보험이 발견되었습니다. 대부분 만료되었지만 그 중 6건의 보험이 유지되었습니다. 

괜히 문제가 될 수 있기에 회사명은 적지 않겠습니다. 


아버지가 5000평 정도의 비닐하우스 농장을 운영하셨고 이에 따라 운전자 관련 보험이 많이 있었습니다. 

대부분 상해 관련 보험이었지만 상속을 받기 위해 해약환급금증명서가 필요하였습니다. 


또 수많은 서류가 필요하겠거니 해서 제적증명서, 기본증명서, 가족관계증명서, 말소된 초본, 사망진단서 등을 준비하였습니다.

저도 직장을 다닙니다. 장례를 치를 때는 연가를 쓰겠지만 사후 처리는 일을 하면서 준비해야 합니다.

각 보험사 고객센터에 미리 전화해서 사망보험금 청구 및 해약환급금증명서 처리를 위한 서류를 문의하였습니다. 


각 보험사마다 정말 긴 대기 시간을 통해 답을 장문의 카톡 및 문자로 받았습니다. 안내 받은 대로 준비하였습니다. 

청구서, 개인정보처리동의서, 사망진단서 원본, 가족관계증명서, 보험금수령자 신분증 및 통장사본, 법정 상속인의 인감도장, 인감증명서


문제는 아니지만 개인적인 결심은 여기서 시작 됩니다. 

아버지가 돌아가시면서 아버지 명의의 차를 타지 못하게 되면서 이왕 이렇게 된 거 자동차, 생명보험, 운전자 보험을 가입해야겠다고 생각이 들었습니다.

보험 가입 문의를 하자마자 하루가 멀다하고 전화가 와서 '이런 상품이 좋다.' '보험료가 비싸다면 특약을 조금 빼고 넣어라.' 라는 따뜻한 보험사는 정말 많았습니다.

아버지의 사망으로 보험금 청구 및 해약환급금증명서 문의를 하려고 하니 일단 '을'이 됩니다.

보험사 방문 후 추가 서류 요구를 했지만 그러려니 했습니다. 전화로 문의하는 것과 방문하여 문의하는 것은 다를 수 있으니까요. 

하지만 면전에서 모니터만을 바라본채 귀에 들릴까말까 하는 작은 목소리로 아버지의 사망진단서를 휙휙 낚아채는 모습은 참 좋지 못하더라구요. 


화가 났지만 그 서류가 필요한 사람은 저였기에 참았습니다. 불과 이틀 전 그 보험사에서 다른 선생님께서 전화와서 정말 친절하게 보험 가입을 권유하셨는데 말이지요. 

왜 전화로 안내했던 서류랑 다르냐는 말을 하고 싶었지만 그 분들도 절차대로 하시는 것이기에 그러려니 했습니다. 

그런데 한 군데만 달랐습니다. 삼성생명 연동점 맨 오른쪽에 창구에 계셨던 선생님은 처음으로 눈을 마주치고 친절하게 보험금 청구를 진행했습니다. 


뭔가 이렇게 말하니 제가 눈빛에 이상한 사람 같지만 처음으로 '을'이 아니라 '갑'도 아니지만 친절한 응대를 받았습니다.

그리고 잠깐의 시간이지만 이런 친절로 인해 삼성생명이 대단한 회사 같이 느껴졌습니다.

저는 결심했습니다. 먼 미래가 되었으면 좋겠지만 내가 나중에 죽고나서 아무것도 모르는 내 가족이 찾아갔을 때 이런 서비스를 받게 되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습니다.   

제 기존 보험 다 해지할 겁니다. 그리고 눈탱이를 조금 맞게 되더라도 그 분께 가서 보험 문의 드릴겁니다. 오늘 감사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