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제부터 인지는 모르지만 집 안 어딘가에는 항상 

그의 CD가 굴러 다녔다. 

파리 사진이 찍힌, 기하학적 무늬로 가득한 원이 놓인

CD 케이스.

아무도 그의 이름을 말해주지 않았다.

시간이 흘러 작곡가,개그맨,가수가 모인 노래 경연

대회가 tv에 나왔다.


거기에는 머리를 파르라니 깍은, 강팍한 뺨을 가진

남자도 함께 였다.

자막으로 그가 임재범이란 것을 알았다.

목소리로만 듣던 사람의  가냘프게 떨리고

있었다.


그는 너를 위해를 불렀다.

처음엔 흔한 사랑 노래인 줄 알았다.

그러다 가수의 경험담을 녹인 이별 노래로 들렸다.

십수년이 지나 가수의 40주년 콘서트 한가운데서 

그 노래가 너무 빨리 쓰여진 편지라는 걸 알았다.


청자(팬)에게 나는 이리도 부족하고 험악한 시간을

걸어 노래를 불러 왔소

그럼에도 나를 일으켜 세워 주어 고맙습니다

제대로 살게 해 준 음악, 그 곁에 그림자처럼

함께인 팬들에게 고합니다

사랑하니 떠난다는 말 그 말이 차마 떨어지지

않지만 해야겠습니다



이 편지를 그가 발이 부르트게 걸어 온 40년의

길 한가운데서 받아든 것이 참 슬프다

헤진 신발을 살펴볼 시간도 없이 아무도 

볼 수 없는 곳으로 다시 떠나려 하는 그가 아프다 

이 글을 쓰고 있는 순간에도 눈물이 흐른다




덧붙여..

가지 마세요 이렇게는 못 보냅니다

이 편지는 못 본 걸로 하겠습니다 

북 북 (편지 찢는 소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