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겐 10년 넘은 친구가 하나 있다.

우리 둘 다 오래된 취미가 코노인데, 최근 10년 전에 불렀던 노래 녹음을 다시 들어보며 이런 결론에 도달했다.

"소리의 파워와 체력은 과거가 넘사벽이지만, 그래도 노래는 지금 더 잘부른다."

그러다 '과거에 소리를 과연 되찾을 수 있을까?' 잠시 생각해보았지만, 곧 그건 불가능하다는 결론에 이르렀다.

이건 단순 관리의 문제가 아니라, 어린아이는 어른의 마음을 알 수 없고, 어른은 동심을 기억해도 되찾지 못하듯

과거의 소리와 현재의 소리는 그 시기에만 낼 수 있는 고유한 소리라는 생각이 들었다.

즉, 과거의 나와 현재의 나는 서로의 소리를 낼 수 없는 셈이다.

그러다 문득 갤주 생각이 들었다.

전성기 시절, 한계까지 갈고 닦은소리를 사람들이 여전히 좋아하고 기억하는 상황에서 혹시 그 소리를 다시 내야 한다는 압박감 속에서 과거와 싸워오지 않으셨을까?

10년 만에도 이렇게 큰 벽을 느꼈는데 40년의 시간 속에는 그 사이 얼마나 많은 벽들이 있었을까?

그래서인지 <Life is s Drama>의 가사와 갤주의 서사가 너무 겹쳐보였다.

"무너져버린 벽에 난 기댈 수 없고",
"멀어지는 빛을 따라 점점 길어지는 그림자가 내게 말하네",
"너는 이미 이보다 멀리 가본 적이 있어",
"이 자릴 지키고 또 버텨온 거야",
"나의 날들아 나의 증인이 돼주어",
"멀어지던 내 모습이 점점 다가오다 화를 내듯 내게 말하네"

이 가사들이 과거 전성기와 싸워오며 버텨온 시간들을 대변하는 것처럼 느껴졌고, 그래서 이 노래는 비상보다 더 성숙하게 고뇌 속에서 얻은 깨달음이 위로와 희망으로 변해가는 노래로 들렸다.

시간이 흐르면 원치 않게 내 손을 떠나가는 것들이 필연적으로 생기게 되고, 그에 따른 상실감도 동반하기 마련이다.

하지만 지나온 날들이 쌓여 만들어진 지금의 소리는 그 누구도, 설령 과거의 갤주일지라도 결코 흉내낼 수 없는 고유의 영역이라고 생각한다.

그래서 무대를 떠나시더라도 누군가의 기대가 담긴 소리를 들려달라는 부담이 되는 부탁보다는, 현재를 함께 살아가는 팬들에게 삶의 일부를, 현재의 소리를 가끔은 생각날 때 공유해주시는 건 어떨까?

그런 저만의 생각과 욕심으로 이 글을 남겨봤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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