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사람을 왜곡하지 않고 특정 시점으로만 해석하지 않는다는 건 꽤 어려운 일이야.
인간은 어떤 시점에서 완성되지 않아. 늘 성장하고 발전하고 또 인식하면서 자아의 지평을 넓히지.
어떤 가수에게 호감을 느끼고 더 나아가 그를 통해 삶의 동기 부여가 되고 정서적 힐링이 된다면
바로 그 때일수록 내 시야에서 독점욕이 생기곤 해. 그리고 그가 항상 내 눈앞에 있기를 바라지.
감정이 폭발하고, 그의 반응을 바라고 그를 소비하고 싶어지지.
하지만 그럴수록 당장 지금 너무나도 좋은 것이 막상 내 눈에서 사라지고
침묵하면 사람들은 그 공백을 채우고 싶어
다른 곳으로 이동하게 되기도 해. 그게 나쁘다는 건 아니야.
그건 희미해지는 기억 때문이니까. 하지만 언제든 다시 돌아와도 의미가 있으려면
끝없이 그를 미화하거나 그의 앨범과 추억의 잔재들을 소유하려고 하기 보다는
그의 정체성이, 지금 당장 무대에서 그가 떠난다해도
사라지지 않고
어딘가에
정확하게 형태로 남아 있기를 바라는 마음이랄까. 그 명맥을 잇는 달까.
언젠가 끄적였던 글들을 쌓인 노트와 메모들을 정리하면서 다시 읽었을 때 이게 내가 쓴 게 맞나?
하는 느낌이 들 때가 있지. 전체적인 느낌은 기억하지만 정작 다시 그 글들의 구체적인 단어들과
단어들을 잇는 접사까지 다시 내 눈에 들였을 때의 그 느낌. 그리고 그 때의 열정들이 한편으론
낯설지만 아련하게 기억되는.
우리는 기억의 창고에 먼지가 쌓이지 않게 잘 정리하는 순간도 필요하고 또
앞으로 살아갈 날의 청사진들도 중요하고 또 내가 겪고 쓰고 보았던 것들에 대한 정성스런 되새김도
필요해. 그게 또 살아갈 힘이 되는 씨앗들이 되니까.
내가 말하고 싶은건,
그를 붙잡고 싶은 그 마음이 그의 세계관이 사라지지 않길 바라는 마음으로 바뀌었으면 좋겠어.
박수 칠 때 떠난다는 그의 말에도 그의 세계관이 담겨 있듯이.
누군가를 지키고 싶으면 또 놓아줘야 할 때도 있듯이.
그렇게 흘러 흘러 어떤 날 어떤 장소에든 다시 그를 봤을 때 뭔가 퇴색한 느낌이 아닌 하나로 묶인
더 넓은 공간에서 마주보고 ‘인사‘하는 그 유정하고도 절제된, 담담한 느낌. 결코 끊어지지 않았던 줄이
다시 팽팽해지는 그 느낌을
상상해 봤으면 해. 그리고 그의 노래는 지구가 사라진다 해도
우주 어딘가에 영원히 남아 있을 거라는 상상도.
어떤 큰 의미를 두고 쓴 글은 아니야.. 그저 시간이 흘러가듯이 그렇게 삶을 통과하듯이
그저 이 순간의 기억을 남기기 위해. 내가 나에게 쓴 글.
하지만 언젠가 다시 읽으면 시간을 통과해도 닳지 않는, 사라지지 않는 보석처럼 반짝이기를.
카..........와닿는 글이네
글공감해...쉽지않겠지만 나도그렇게노력해야겠네.
첫 줄 공감된다. 사람이 당장 오늘 내일 마음이 다를 수 있는데, 유명인은 과거의 행동과 발언이 박제되어서 그 사람의 전체인양 오용되곤하지. 그래서 납작하고 왜곡된 시선으로 그를 잘 안다는 착각을 하게 되는 것 같아. 한 발짝 물러나서 누군가의 삶, 혹은 나의 삶을 거시적인 관점으로 바라보는 태도가 필요하다. 타인을 함부로 재단하지 않기 위해서는...
죽을 때까지도 결국은 함께 할 거라는 믿음이 있으니 오히려 난 평안해.
참 예쁜 글이다.
마음에 와 닿으면서 또한 심란한 마음을 다독이며 위로가 되는 좋은 글 고마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