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래된 페이지 어디쯤의 기억들

그리고 우리들 모두의 사랑




그를 처음 본 날이 언제인지는 잘 모르겠다
물론 나는 지상파 방송으로
그를 본 것을 
그에 대한 나의 처음으로 생각할테지만
그래서

그와 연결된 나의 또렷함은
2011년 봄의 기억일테지만

이미 그의 존재를 이전부터 알고 있었고
스쳐 지나가는 화면으로 몇번쯤은 보았을 것이다
그의 노래를 나는 어릴때부터 알고 있었으니 말이다

그런데 나는
그의 이름과 그의 모습과 그의 노래를
연결된 것으로 인식하지 못한 채 살았었다

아마도
가수에 대한 관심이 없었던 
나의 지난 시절이 그 연결에
주의력을 집중하지 않아서 일수도 있다
그리고 그의 모습 또한
일정한 시기마다 매번 노래마다
다른 것으로 보여졌기 때문일 수도 있다

한 사람안에 존재하는
수많은 자아의 형상과 컬러

그 다채로움이 만드는
하나의 또다른 새로운 자아들

그는
음색도 창법도 외형적 모습도
여러 면에서 무척 다양한 변화를 보여준다

어떤 원인이었는지
그것이 명확하지는 않지만
나는 내가 자주 듣던 그 목소리의 존재를
인지하지 못한 채 많은 시간을 지나온 것 같다

그렇게 세월은 흘렀나 보다

나는 어린시절 유난히 추위를 많이 타는 편이었다
그래서 겨울을 견디는 것이 무척이나 힘이 들었다
어린 마음에 드는 생각은 추위를 좀 덜 타면
세상을 살아가기가 쉬워질 것만 같았다

나의 유년시절
그때의 나는 외로움이라는 감정을 잘 알지 못했다
그런데 그 시절의 나는 은연중에
춥다 라는 감각을 외로움으로 느꼈는지도 모르겠다

나이를 먹을수록 조금씩 추위를 이겨낼 요령과 힘이 생겼다
겨울이 오기전 미리 겨울을 견딜 준비를 하였고
보온이 유지되게 하는 여러 방법을 잘 알고 있었다

하지만 나는
어딘지 모르게 춥다는 감각을 계속 느꼈다

나는 신앙심을 가진 가정에서 자라왔기때문에
기도를 하며 나의 힘든 것들을 내려놓고는 했는데
추위 라는 감각이 만드는 공허함과 우울 허전함은
마음도 정신도 감정도 모두 다 비워버린 듯해서
더 비울 수도 더 내려놓을 수도 없는 것이었다

나로서는 도저히 할 수 없는

내가 어쩔 수 없는
텅 비어버린 마음

아침에 눈을 뜨면
공허함으로 깨어나는 자각들

그 공간으로
허무의 의식들이 연속되어
하루를 지나가는
행복하지 않은 감각들

속도가 없는 것들이
보이지도 않는 것들이 
내 하루를 지배하는 

무의식속으로의
자아의 침잠들

그런 허함으로 나는
자주 추위를 느꼈다
그 시절의 나는 몹시 추웠다

마음 어딘가
크게 구멍이 뚫린 것처럼
그 곳으로
찬바람이 되어 지나가는 삶의 무상함들

나의 하루들은
밝은 태양빛이 주는
생명의 에너지를 느낄 수 없었고
나의 삶은 점점 기운을 잃어갔다

나에게 필요한 건 무엇일까

나에겐
내 삶을 일으켜 세울
무엇인가가 필요했다

무엇을 하면
내 심장이 행복해 할까

그 허무의 자리는 무엇으로
채워야 할 것 같았다

그게 무엇인지
나는 도무지 알지 못했다


어릴때의 나는 눈물이 많은 편이었다
눈물이 많은 건 세상을 살아가는데 불편한 것이었다
어린시절이었지만 나는 눈물이 많은 나를
나약한 존재라고 생각하고 있었다
학교에 갈만큼의 나이가 되면서 부터
의식적으로 강해져야 한다고 생각하고 있었던 것 같다

어느덧 나는 내가 원하던 대로
웬만한 일에 눈물을 흘리지 않게 되었다
이성과 논리 과학적인 것들을
내 앞에 세우며 나는
나의 연약함을 지키려 했나 보다
나는 내 삶의 무게를 이성적인 것에 두었다
감정을 버릴수록 강해진다고 굳게 믿고 있었다

나는 내가 바라던 내 모습에 가까워 졌다
감정을 버린 나는
무엇에도 쉽게 흔들리지 않았고
자유롭고 강한 존재가 되는 듯 했다
그런데 시간이 지날수록
내가 그토록 원했던 강함과 자유로움은
더 큰 공허를 만들고 있었다

눈물 한방울 흘릴 수 없는 나는
더 커다란 공허속을 홀로 떠다니고 있었다 

나는 울 수 없는 사람이 되었다
정말 너무 힘든데
너무 아프고 슬픈데
눈물이 흐르지가 않았다

한해 두해 거듭 될수록
나는 전혀 눈물을 흘릴 수 없었고
내가 원하는 것만큼 강해지지 않았음을 알았다

울 수 없는 그날 부터
가슴 언저리에 무거움이 느껴졌다

흐를 수가 없어서
가슴속에 오래토록 고여있던 눈물은
어느사이 소금 덩어리처럼 굳어져
나를 누르기 시작했다

나는 창백해져 갔고
시간이 흐를수록
나를 잃어가는 것 같았다

시간은 흐르고 또 흘러서 봄이 왔다
추위를 유난히 많이 타는 나는
겨울이 힘든 계절이었지만
건조한 봄도 견디기 쉬운 계절은 아니었다

꽃가루와 홀씨들이 날리고
어여쁜 빛깔의 작은 꽃들이 흐드러지게 피고는
짧은 시간으로 머물다 질 때쯤이면
나는 건조한 공기속에서 알 수 없는 서글픔을 느꼈다

이름을 알 수 없는 꽃들이
한창 피어날 때에는
현기증을 느꼈고
세상의 빛깔을 흡수한 꽃들이
짧은 시간으로
흩어져 흙위를 덮을때
나는 눈물 흘리는 마음이 되었다

하지만 눈물이 흐르지 않았다
마음은 안타깝고 슬프게 요동치는데
나는 울 수 없는 사람이 되어 있었다

눈물을 잃어버린 그 순간부터
세상이 점점 더 메마르게 느껴졌다
숨을 쉬고 있는 순간들이 행복하지 않았다

그리고 어느 봄날이 찾아왔다

겨울이 지나간 자리에
얼마간의 시간이 흐른후

나는 봄의 오월 어느 날에
내 인생의 특별한 날을 맞이하게 된다

그의 존재가
그의 목소리가
나의 시야 가득 들어왔다

메마르고 건조한 나의 정신과 마음은
그의 무대를 화면을 통해서 보게 되었고
그를 응원하고 싶은 마음이 피어 올랐다
그래서 나는 그의 팬이 되기로 결심했다

생각해 보면
나는 2011년 5월에 그의 팬이 되었지만
그가 부른 낙인이라는 곡이 내 귓가에
자주 스칠때 아마 그때쯤 부터 
그의 목소리와 그의 존재에 대한
나도 모를 궁금함이 있었던 것 같다

노래로는 알고 있었지만
그의 존재를 맞이한 건
한참이 지난 어느날이었다

그는
나의 눈물을 찾아 주었다


너를 위해를 들으며
알 수 없는 감정이 다가왔고
그건 불안의 감정을 닮아있었다

그의 표정에선
하나의 패턴을 벗어나려는
어떤 의지같은 것이 느껴졌고
누군가를 위한 간절함이
붙잡고 싶은 모든 것의 절박함으로 다가왔다

원하지 않아도
해야만 하는 어떤 존재가 느껴졌다

자신을 보호하는
껍질을 깨고 서라도

자신의 세계를 벗어나야 할
이유가 있는 것처럼 느껴졌다


땅위에
발을 딛고서
살아야 하는
날개를 가진 존재


빈잔을 들으며
내가 알 수 없는 아픔이 다가왔고

내 것이 아닌
고통이 느껴졌다

살속에
진주알이 박힌 듯한 고통
그것은 전혀 나의 것이 아니었다

그리고 

내 안에 응어리진
소금알갱이가 움직였다

어느 먼
바다를 흘러온 어떤 존재의
깊은 슬픔이 다가왔다

내가 잃기를 바라며
그토록 애썼던
나의 연약함은

그의 존재를 더 또렷하게 
느끼게 했다

나는 아마도
이때쯤

그를 사랑할 준비를 했나 보다


그가 여러분을 불렀다

누구의 슬픔인지도 모를
슬픈 것들이
붉은 빛으로 다가왔다

그토록 오랜동안 흐르지 않던 눈물이
그의 노래를 듣는 순간부터
흘러내리기 시작했다

그의 목소리는
내 가슴속에 굳어있던
소금덩어리를 조금씩 녹였다

내가 왜 울고 있는지
그 영문도 모르는 채로 
나는 며칠 밤낮을 한참동안 계속 울었다

그 울음은 붉은 빛깔처럼 뜨거웠고
그리고 그것은 차츰 따뜻한 온기로 느껴졌다

눈물이 흐를수록
나는 아주 따뜻한 바다에 잠긴 듯한
살면서 한번도 경험하지 못한 그런 평화로움을 느꼈다

이 느낌은

내가 기억할 수 없는
나의 존재가 나의 어머니의 바다에서
생명으로 태어날 때 쯤의 어느
온도와 같은 따뜻하며 평안한 공간을 닮았을
그 느낌으로 이해되었고
그러한 상상같은 짐작으로
신비로운 기분을 느끼게 했다

그런 후에 나는
그의 팬이 되어야 겠다고
나에게 말했다

나는 우연을 믿지 않는다
나는 운명적인 것도
믿지 않는 사람이다

나는 내 눈에 보이는 것
내가 납득할 수 있는 것들을
이성적인 힘으로 받아들이며
원인과 결과에 대한 인식을 
항상 하는 사람이었다

하지만
그가
내 존재앞에
보여지고 드러난 그 날 이후 부터

나는 조심스레
사람의 인연과
운명적인 것들에 대해서 생각하게 되었다

나는 그를 모르고 많은 시간을 지냈지만
나의 외로운 감각은 그의 존재를 계속 찾았던 걸까

그리고 이내 깨달았다
나의 외로움이 그를 내 곁에 두었음을 
그를 알지 못한 시절에도
그는 노래로 나의 곁에 있었다

그 노래들이 그를
다시 나에게 보여주었고

그를 사랑할 수 있는 기회를
나에게 되돌려 선물처럼 준 것 같았다

삶의 순간들
그의 노래로 이겨냈던 모든 날과
그의 목소리가 나에게 주었던
휴식과 위로에 대해서 깊은 마음으로 감사하며


어떻게 하면

아름답게
그를 사랑할 수 있을까

내 마음에게 물어 보았다

그리고
이것에 대한 답을 나는 계속 알아 가겠지

그가 내게 다시 찾아준 눈물

눈물은 나약함이 아니다
눈물은 슬픈 사건의 반응만은 아니다

눈물은 진심이며 

눈물은
심장을 흘러서 나온
체온과도 같은 것이다

그는 나에게
인간 존재를 향한
감정의 순수를 알게 했다

그 후로 나는 
그의 공연 소식이 들리면
나의 일을 미루고서 라도
그의 일정을 따라 움직였다
나의 모든 일상보다
항상 그가 앞서기때문에
어쩌면 이건 당연한 것이었다

그가 무대에 오르고
그의 모든 것들이 다 바쳐져
그가 느낀 감정의 그 헌신하는 힘으로
오직 그 순간만이 실현되는 그 노래들에
나는 내 모든 진심으로 그에게 따뜻함을 보냈다

할 수만 있다면

아름다운 모든 것으로
그의 존재를 사랑하고 싶다

이토록 작은 존재감으로 
무엇을 할 수 있을까

그의 여린 감수성
그 감성이 온기를 품은
섬세함이 되기까지
예민함으로 희생한
그의 감정의 신경계를
깊은 마음으로 이해하려 한다

내가 경험한 만큼으로 하는
그래서 많이 부족한 것이 겠지만

나와는 다른 세계의 존재를 헤아려 본다

나의 이성과 감성을 통합한 모든 것으로
그리고 이것은 그를 향한 것이지만
그의 존재로 인하여 다시 눈물 흘리는 
나의 연약함이 넘치도록 가득히
간절하게 바라는 것이므로

나는 그를
따뜻한 진심으로 이해하고 싶다


힘든 순간 나는
나도 모르게
그의 노래를 듣고 있었다

내가
어찌할 수 없는 현실의 상황들

삶에 가까이 닿은 감각들이
소음처럼 나를 어지럽히고
관계속에 있는 역할이
나자신을 소진시킬때

지친 숨으로 찾아가는 곳

나무가 있는 곳
숲이 있는 곳

강물을 볼 수 있는
조용한 곳

편안한 자리에 앉아
이어폰을 꺼내서
그의 노래를
한참을 듣고는 했다

초록색 생기있는 잎들을 눈에 담고
잊고 살았던 내 머리위의
푸른 빛 하늘을 바라보며

그의 노래로
그의 목소리로
나는 나를 위로하고는 했다

내가 바라보던 많은 계절의 장면과
내 몸이 놓여있었던 그 자리의
풍경들은
지금도

그의 목소리와 함께 앨범속 사진처럼 떠오른다


내가 지나온 길
그의 존재감으로 함께한 많은 날들

햇볕에 따뜻했던
오후의 공기들

꽃이 활짝 핀 길을
지날때의 향기로웠던 감각들

여름날 데워진
도보 블럭 길

습한 날의 언제쯤

우산없이
빗방울 떨어지던 날

잠이 오지 않는 밤
창을 열어 바라보던
반짝이던 별빛과 달빛

그를 만나기 위해서
공연장을 향해 걸었던
설레던 나의 걸음들

공연이 끝난 후에
내리던 하얀 빛 눈의 입자들

별빛 얼음같은
눈이 쌓여가던 푸른 밤

따뜻한 숨결로 채워진
맑은 별들이 떠 있던 밤

여름날의
소낙비
내리던 길

한겨울
눈이 많이 와서
미끄러지지 않으려고
조심조심 발자국을 옮기던 길

늦가을 바람이 몹시 불어서
추워서 쓴 모자를 붙잡고 역까지 걷던 길


가장 아름다운 계절
가을이 빛날때

그를 만나러 가던 길


그때도 지금도
발걸음보다 심장이 더 빨리 뛰어가는

그의 공연장 가는 길


그 길을 걸었던 시간
그렇게 지나온 많은 날들

뒤돌아 보면
모두다 좋은 기억들

이렇게 내게
기억이라는 흔적이 남아있음을 감사하며


기억이 말해주는
그 날들을
바라보며

그의 존재에 대해 생각한다


깊은 심연의 무의식이
나의 시선보다 먼저 알아본 존재

그가 부른 노래로 계속 이어져 있던
어느 날 이루어진
그와의 인연

비록
그것이 화면으로 만난
그의 모습이었지만
그리고 그것은

나의 일방적인 시선이 머문
찰나같은 한순간이었지만

무엇인가에 이끌려

알 수 없는 힘에
압도당한 듯한

그 첫번째 마주침을
나는 선명하게 기억한다


이 세상에는
많은 형태의 사랑이 존재하겠지만

그와 이어진 이 사랑은
무척 특별한 것 같다


이 사랑은
하나로 호흡하는 심장처럼 다가온다

서로 다른 환경에서
다른 경험을 가지고
그의 노래로 이어진 

그를 향해있는 그 마음들이
하나의 연결됨을 만들어

우리들 이라는
또 하나의 이름이 되어
우리들은 그를 향해 함께 사랑한다

모두 다른 존재들로 이루어진
그들의 심장이 
하나된 심장으로

사랑이라는 온도로
완전해지는 순간들


무대위의 그를 향해

모두의 진심이
우리들이라는 이 하나의 심장으로

그의 목소리에 녹아있는 감정을
그 아름다운 섬세한 감수성을

온전히 맞이할 때

이 사랑은
내가 이 세상에서 할 수 있는
그 어떤 사랑보다 그 자체로 충만하며

그의 팬으로 연결된
각각의 사람들이
커다란 하나의 존재감이 될 때
이 사랑은 더 뜨겁게 강렬하며

이 사랑은
신비로운 다른 세상에 머무는 것처럼
언어로 다 담을 수 없을만큼 빛으로 반짝인다


나는 기억한다

무대를
향해 있었던
모두의 마음을

하나인듯 소리낸
그의 이름과 응원의 박수를
그 뜨거운 열기의 환호성을

함께할때 더 빛나며
가치있는 이 사랑은

그가 우리들에게
이 시대가 우리 모두에게

특별하게 준 선물이며 또한 기쁨이다


그의 40주년을 축하하는 콘서트

앞으로 남아있는 무대에서
더 많이 따뜻하게
때로는 더 뜨겁게

그를 기다리며
그를 위해 준비된
그 무대 위에서

그가

최대한 행복하게
그렇게 충분할 만큼

우리들 모두의 사랑을 기쁘게 받아주었으면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