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군가의 팬이 된다는 것
아티스트를 향한 마음
그 노래와 이어진 수많은 나날들
날마다 새롭게 피어나는 감정들
나는 그것을
봄
이라고
말했다
봄에 깨어나
보았으니
그것은 봄이었다
나는 봄날에
취했으니
그것은 봄이
틀림없다
마치 흙속에서 솟아나
싹을 틔우는 씨앗들처럼
태어나 경험한 적 없던 감정들
그것은 이야기처럼 다가왔다
누군가의 팬이 되면서
나는
봄빛의
한가운데를 걸었다
그것은 분명
봄날의 향긋함을 입은
혼란스럽고
찬란한
무엇이었다
낯선 세계에 대해서
감정을 갖게 된다는 것
그것은 무엇일까
나는 그의 팬이 되고 나서
현실과 그의 세계를 오가며 살았다
그의 세계는 그의 음악과 그의 공연이었고
현실의 나는 역할로 주어진 나의 삶이었다
그의 세계를 이해하기 위해서
그의 음악을 하나하나 들으면서
평소 금속성을 멀리하던 나의 신경계가
그의 목소리에 녹아있는
메탈음의 쇳소리를 거부감없이 받아들였고
그것을 푸르게 맑은 하늘의 빛깔처럼 느끼고 있었다
그의 묵직하고 때로는 날카로운 쇳소리를
따뜻하면서 시원한 쾌감의 카타르시스로
편안하게 받아들이는 것에 대해 나역시 내가 낯설었다
나 자신이 모르는 내 모습이었을까
오직 그의 목소리에 대해서만 긍정하는 반응일까
나는 그의 팬이 된 후로
몇달동안 정말 많은 감정에 휩싸이며
그 감정의 소용돌이속에서 한참동안을 지냈던 것 같다
지금 그 시간을 돌이켜 보면 그때의 나는
사람의 감정이 정말로 날씨와 닮아있음을 느꼈던 것 같다
그를 통해서 처음 느껴보는 감정들
말갛게 깨끗한 투명한 순수의 느낌
아이같은 마음이 되어야만 느낄 수 있을 것 같은
어떤 완벽한 동심의 세계에서나 존재할 것 같은
그런 동화같은 감정의 무지개 빛깔을 느낄 수 있었다
나는 그의 팬이 되고서
감정이라는 것은 빛의 속성을 가졌다는 것을 처음으로 느꼈다
소리라는 그 울림이 노래로 끝이 나는 것이 아니라
기억처럼 남기도 하고 눈물처럼 흐르기도 하며
아름다운 수많은 빛깔이 되어 계속 잔잔히 남아서
아침의 태양처럼 오후의 햇볕처럼 반짝여 준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아마도 나는
그의 팬이 된 그 첫날부터 수개월동안
그리고 지금까지도
내가 살아온 현실에서의 감정을 전부 합친 것보다
더 많은 감정들을 느꼈고 또한 그 감정들을 깊이 느끼게 되었다
그를 몰랐을 때의 나는
인간이 느낄 수 있는 감정이
이토록 미세하면서 다채로운 지를 알지 못했다
그는 내가 알고 있던
일반적인 보컬리스트나 가수와는 다른
무엇이 있었다
그에게는 설명할 수 없는 특별함이 있었다
사람의 노력과
의지로는 만들 수 없는
에너지
그렇게 태어나야만 가능한
특별한 무엇이 그에게 있었다
노래를 위해서
처음부터 타고나야 하는 재능과
체질적 요건이 있겠지만
이러한 것에 더해진
또 다른 특별한 무엇이 존재했다
그에게는
예술가의 영혼 이라고 표현하고 싶은
깨끗하게 맑은 바탕과 무한히 확장할 수 있는 공간의 힘이 있었다
자신을 드러내 보여줄 특별한 재능에
그는 또 하나의 특별한 무엇을 가지고 있었는데
그것은
원초의 순수를 만나게 하는 맑은 에너지 였다
그 자신이 가진 것으로
그를 마주하는 이에게
자아의 모습을 비춰주는
투명한 거울을 가진 사람들
나는 그들을 예술가의 영혼을 가졌다고 생각한다
어린 아이의 순수
영혼의 헌신이 있는
정말로 특별한 예술가를 통해서
만날 수 있는 그 무엇을 그는 가지고 있었다
한번도 그러한 에너지를 가진 사람을 만난 적이 없다
나는 이러한 예술가의 이미지를
과거의 예술작품을 보면서 상상으로만 가지고 있었다
내가 느껴왔던 그것은
과거의 예술가와 예술작품으로
잠시 그려보는 정도였다
그의 세계는
예술가의 분위기와 감성을 가진
내가 처음 만나는 떨리는 설렘같은 생경함이었고
가슴가득 느껴지는 반짝이는 빛을 가진 감정이었다
그의 목소리는 정말 놀랍도록 특별하다
메탈음이 녹아있는 그의 목소리가 너무나 아름다웠다
사람의 목소리가 이토록 섬세한 표현이 될 수 있다는 사실이 놀라웠다
마치 강렬한 인상처럼 소리가 빛을 내면서 다가오는 느낌이었다
그리고는 가슴한켠에 소리의 흔적이 깊이 남겨졌다
나는 그를 통해서 처음으로 소리의 특별한 느낌을 알게 되었다
그의 존재를 알게 되면서 나는 그렇게
태어나 팬이라는 경험을 처음으로 하게 되었다
평소에 나는
대중매체에 나오는 사람들에 대해서는 궁금함이 없었다
그런데 어느 한 존재에 대해서는 궁금함이 생겼다
그건 단순한 호기심과는 다른 것이었으며
단순히 사람을 알고 싶어하는 궁금증이 아니었다
어떤 감춰진 세계에 조금이라도 근접해 보려는 시도처럼
알 수 없는 탐구의 정신처럼 생각되었으며
이것은 감동을 느끼게 하는 책을 읽으면서
작가의 언어와 정신세계를 이해하려는 것과 닮아있는 느낌이었다
봄에 피어난
낯선 세계로 향한 마음은
다가오는 여름으로 이어졌다
그의 존재를 알게된 일은
우산없이 맞은
빗방울에 잠시
스며든 것
어쩌면
그것 뿐일텐데
그 사소한 일은
찬찬히 조금씩
자연스러워 졌다
물방울같은
작은 슬픔들이
강을 따라 흐르다가
바다가 되는 기분이었다
감정의 바다
한번도 경험해 본 적 없는
그 깊은
바다의 흐름
나는 정말
그의 팬이 되어 있었다
봄의
물방울에 젖어들고
여름의 습기에
우울과 슬픔을
마주했다
그렇게 나는
그의 노래로
내가 모르던 나의
모습을 마주하게 되었다
나는 우울하고 슬펐었나 보다
삶의 한 장면처럼 지나가는
지루한 장마와 폭우를 지나며
나의 삶도 긴 비 내리는 시간을 보냈지만
그의 존재와 그의 노래가 있어서
그 시간들이 힘겨워도 견뎌낼 수가 있었다
계절이 순환하듯 인간의 삶도 순환하니
다시 안정을 찾았고 평화로운 시간이 찾아와 주었다
맑고 높은 푸른 하늘을 바라보는
빛나는 가을 날을 행복한 감정으로 지나며
가을 끝과 차가운 겨울이
삶의 모습으로 다가왔지만
견뎌내었고 다져진 마음으로 땅을 딛었다
그리고 기약없는 기다림의 시간
끊어지지 않고 이어진 노래를 들으며 그를 기다렸다
이 시간은 나혼자만의 기다림이 아니었고
그의 존재를 사랑하는 그의 팬들 모두의 기다림이었다
언제일지 모르는 그 많은 날들을 보내야 했지만
그를 다시 만날 수 있는 날이 찾아와 주었다
기다림만큼 반가운 시간
그가 노래하는 모습을 만날 수 있게 되었다
그의 노래는 항상 변함없었고 언제나 그 사람이었다
매순간
그는
그 노래의 감정이었고
그는 그 노래 자체였다
공연마다 부르는 노래는
그날의 그 자신이었으며
그날의 빛깔과 온도였고
그 날의 모든 분위기였다
그의 노래는
우리들 삶과 분리되어 있지 않았다
현실을 경험할수록
삶에 대해 더 많이 질문할수록
그의 노래가 더 가까이 다가왔다
그의 노래는
삶의 한 부분들이었으며
현실에서 느껴왔던
그 모든 감정의 한 장면들 같았다
그가 경험한 이야기
그 자취를 따라가며
삶이라는 시간을
바라볼 수 있었다
세월이 흐를수록
그의 목소리는 더 깊어졌고
또한 삶을 살아갈수록
그의 감정이 더 깊이 느껴진다
고독의 시간을 지나온 그는
그의 고독으로 음악이 머무를
커다란 공간을 만들어 놓았을까
우리들 외로움이
쉴 수 있는 곳
우리들의 감정이
위로받을 수 있는 곳
우리들의 상처받은 자아가
그 모습 그대로 기댈 수 있는 곳
그의 고뇌와 고독이
비워둔
공간
그 자리는
그의 오랜 방황이었고
그의 깊은 침묵의 시간이었으며
그 공간은
인간의 감정과 외로움을 이해하고 위로하는
삶을 향한 위안과 존재의 의미가 되어 주었다
어느날 문득
누군가의 음악에 이끌려 시작된
어쩌면 사소한 일
그 작은 하루의 끌림은
사람을 느끼게 했고 존재를 만나게 했으며
세상속에서 숨쉬는 인간의 감정을 알게 했다
그의 목소리가 주는 감정에 스며들게 되면
나의 감정보다 더 커다란 감정에 놓이게 된다
나만 힘들고 아파했던 기억이
다들 힘들구나 다들 아파했구나 하는 마음으로 변화된다
모두가 그렇게 살아내었고 견디고 있구나 하는 마음이 든다
그리고
흐르는 눈물
사람이라는 존재는
위로받을때 눈물이 흐르지만
진심인 순간도 눈물이 흐르는가 보다
누군가의 팬이 된다는 것
그것은
진심의 그 마음들이 모여서
하나의 목소리와 호흡으로
한 존재를 향한 따뜻한 시선이 되는 것일까
함께 움직이는 마음
하나되는 감정
이것을
무엇으로 표현해도
아름답다
너 글 잘쓴다 책으로 역어라 제목은..
음… 글이 굉장히 섬세하고 감성적이고 마치 수필같다.글을 작가처럼 잘 쓴다, 진심이 묻어있는거같아, 많은부분에서 정말 공감이돼.나도최근 갤주에게 빠지면서 비슷한생각 많이 했었는데,우리모두가 갤주의 음악을통해서많은감정들을 함께 공유하고, 또 서로 모르지만또 이상하게 함께하고 있는거같은 느낌도들고그래서, 그냥 나와 주파수가 딱 맞는 음악을 들으면외롭지않게 느껴져"이제우리, 더 이상은 외롭지않아요"정말 그순간에는, 정말 그러함을 느껴…^^ - dc App
글이 넘 감동적이다.너무너무 공감해.
그 목소리에 반해 메탈음의 쇳소리를 거부감없이 받아들이고 즐기게 된것에 깊은공감.
갤주를 향한 우리 모두의 응원 그것은 변함없는 사랑입니다 긴글 감사 그리고 감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