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년도 전, 재수 시절 진로 때문에 방황할 때 '비상'이라는 노래를 듣고,

저와 영혼이 뭔가 많이 비슷(?)한 재범님 팬이 되었습니다.


20대 초반 2004년 콘서트 광고를 코엑스에서 보고 가고 싶었지만

지방에서 올라와 가난하게 공부하던 시절이라 엄두를 못 내었고 조만간 가야겠다 생각했는데

지금 생각하니 너무나 후회가 됩니다. ㅜㅡ


2011년 나가수에서 가슴 아픈 이유로 컴백하셨지만 

세상에 실력을 보여주셔서 너무 반가웠고 제가 괜히 잭팟 맞춘 느낌이었어요. 

그 때 콘서트에 참여하고 다음에 R석에서 꼭 보고 싶다는 생각을 했었어요.


이제 40살이 넘고, 직장 생활 한지도 18년이 넘었고 

개인적으로 너무 바쁜 일들이 많았는데

이번에 은퇴하신다는 소식을 듣고, 2월달 서울공연에 R석을 겨우 끊고 관람했어요.

그런데 좀 더 가까운 R석에서 관람을 하고 싶다는 욕심이 더 생겼습니다.

뭔가 더 참여하고 싶었는데 시험을 앞두고 있고 해결해야 될 복잡한 일들이 있어서 너무 바빠 신경을 못 쓰다가

제 시험이 끝나는 토요일 그리고 그 다음날인 일요일이 진짜 마지막 공연인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토요일 오후에 시험 끝나고 바로 잠실로 와서 티켓 남은 게 있는지 물었는데 저를 위한 딱~~~~ 1자리가 남아있었습니다!!! 

지난 번보다 10좌석은 앞 자리 였어요.

제가 최근 너무 격무를 하고 힘든 시간을 보내고 있어서 그런지는 모르겠지만 공연이 2월달보다 더 감동적이어서 눈물도 나왔습니다. 

특히 '고해', '이밤이 지나면' 애드립 부분과 '사랑'에서 '내 사랑 결코 바보같진 않아'라는 가사가 유달리 더 마음에 와닿았던 거 같아요.

공연이 좋았지만 좀 더 가까운 자리에서 마지막 공연을 꼭 보고 싶었습니다. 


그리고 다음날 2시간 정도 일찍 와서 티켓 매표소에 물어보니 역시나 R석이 없었습니다.

오늘 무슨 일이 있어도 난 R석에서 봐야하는데... 

고민을 하며 1시간 넘게 티켓 매표소 근처를 서성였는데

어떤 아름다우신 분이 친구분이 실수로 잠실이 아니라 일산공연장으로 가고 있어서 못 오게 되었다고 혹시 티켓을 원하냐고 물어보셨습니다~!!!!!!!!!


진짜 드라마도 이 정도면 설정과다 아닌가요? 으흑 ㅜㅡㅜㅡㅜㅡ


간절히 원하면 이루어진다는 것이 이런 것이구나. 약간 드라마의 주인공이 된 느낌이었습니다.

신나게 설렘폭발하는 기분으로 들어가는데 연합뉴스에서 갑자기 저를 콕 가리켜 취재도 요청을 하셔서 열심히 인터뷰에 응하였습니다.

(아래 기사 서대문구 박모씨가 접니다ㅎ)

임재범, 40년 음악인생 마침표…"보통의 삶으로 돌아간다"



1번째 줄은 아니지만 5번째 줄에서 충만한 마음으로 행복하게, 그리고 슬프게 공연을 만끽하였습니다. 

부르는 곡 하나하나가 마지막 '고해'이고, 마지막 '이 밤이 지나면'이고 모든 곡이 다 이 곡의 마지막 라이브라 생각하니 가슴이 많이 먹먹하였습니다.

이 위대한 가수의 마지막 라이브를 듣고 있다는 아쉬움과 시간이란 뭘까 뭔지 모를 서글픔 때문에

질질 울다가 한 번 크게 못난 표정으로 우니까 옆에 있던 친절한 분이 티슈도 주셨어요  ㅜㅡ 


이번에 공연참여도 의미있었지만 주변에 저한테 말 걸어주시는 팬분들 덕분에 뭔가 따뜻한 공연이었습니다. 

티켓 못 구해서 발 동동거리면 돌아다닐 때 준비하신 아카이브 같은 것도 봤는데 

재주도 좋으시고 열정과 센스도 넘치시고 콘서트 때 뭔가 따뜻한 분들같다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다른 팬분들이랑 어떻게 하면 친해질 수 있나요? 얘기도 나누고 밥도 한 번 먹고 싶네요 ㅎ 


그리고 여자팬분들의 가지마세요~도 감동이었지만, 어떤 남자분이 '감사했습니다/감사합니다'라고 크게 소리치셨는데 

그게 덤덤한 남자팬 분의 한 마디가 마음에 뭔가 많이 남았는지 

다음날 직장에서 다른 분들한테 콘서트 관람한 자랑 하다가 그 얘기만 하면 이상하게 질질 눈물이 났습니다. 

그동안 격무와 시험준비로 극T였던 저의 감성이 살아났다고 좋아하신 분들도 계시긴 하셨어요.


재범님을 잡고 싶지만, 콘서트 때 영상이나 말씀하시는 걸로 확고하게 결심하신 거 같아서 은퇴하지 마시라는 말은 차마 못하겠지만

콘서트 하실수록 뭔가 더 에너지가 생기시는 것 같아 많이 안타까워요. 

그리고 예전에 출연하신 토크쇼에서 그래미 상 타겠다고 하셔서 기다렸는데 아쉬워요.

미국에서 태어나셨으면 이미 몇 번은 타셨겠지만 ㅜㅡ

공연은 안 하시더라도 싱글앨범 내시거나 다른 가수 피처링이라도 해 주시면 좋을 것 같아요.


아, 그리고 콘서트 때 소망을 땅이 아니라 하늘에 두고 살았으면 좋겠다고 하셨는데

저도 크리스찬이고 그 힘으로 살아가고 있어서 어떤 마음으로 그리고 어떤 용기로 그 말씀 하셨는지 너무 이해가 되어서 좀 뭉클했던 거 같아요.

마음 힘든 일 많으셨는데, 앞으로 믿음 안에서 행복하게 하셨으면 좋겠어요. 


이상 콘서트도 잘 안 가고, 인터넷에 글 올리는 것도 잘 안 하지만, 재범님으로 인해 안 하는 행동을 두 가지나 했던 팬의 글이었습니다. 

아직도 아쉽고 뭔가 먹먹하지만

다들 연휴 잘 마무리하시고 내일부터 또 힘찬 하루 시작하시기 바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