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래 냉부에 여자 쉐프 못나오는 이유 글쓴이입니다


대학 글쓰기 과목 숙제가 커뮤니티에 글 올리고 평가 받기라서 여기 한번 올려봅니다!

부족한 실력이기도 하고 조금 긴 글이긴 하지만 한번 읽어주시고 평가 부탁드립니다!






누가 뭐래도 2015년 상반기 TV 예능은 이른바 ‘쿡방’이 대세였다. 작년 말 방영을 시작해 연이어 자체 최고 시청률을 갱신하고 있는 JTBC의 프로그램 ‘냉장고를 부탁해’의 성공을 필두로 봇물처럼 쏟아진 쿡방은 다양한 포맷을 가지고 일반인인 셰프(요리사, 주방장)를 내세워 재미를 창출해낸다는 점에서 매우 신선한 시도였고, 이러한 시도는 시청자들에게 많은 인기를 얻으며 이제 명실상부한 방송가의 트렌드가 되었다. 우리의 생활과 아주 밀접한 ‘요리’라는 콘텐츠는 만드는 과정에서부터 맛 평가, 그리고 추가적인 설명까지 보는 이들의 눈과 귀를 사로잡았고, 마치 일류 셰프가 자신만을 위한 요리를 만들어주는 것 같은 대리만족감은 시청자들이 채널을 돌릴 수 없게 해 자연스레 그 인기를 높여만 가는 중이다. 과연 이러한 쿡방의 인기는 어디까지일까? 쿡방의 열기를 분석해본다.



쿡방의 인기는 한국 예능 프로그램의 역사와 관련이 깊다. 과거 90년대 탤런트 위주였던 TV 예능은 90년대 후반~2000년대에 들어와 전문 방송인이 아닌 가수와 개그맨을 등장시킴으로써 지금껏 보지 못했던 새로운 재미를 만들어내기 시작했다. 전문 탤런트가 아닌 사람들을 가지고도 충분한 재미와 다양한 콘텐츠를 만들 수 있고, 오히려 더 재미있는 부분이 더 많다고 느낀 예능국 PD들은 이에 그치지 않고 2000년대 중반 이후 처음으로 일반인의 범주에 속하는 운동선수들을 브라운관으로 대거 투입했다. 2008년 베이징 올림픽을 비롯하여 여러 세계대회에서 우수한 성적을 거두고 국민들의 영웅으로 칭송받는 운동선수들이 TV 예능 프로그램에 나온다는 것만으로도 국민들의 흥미를 끌기에 충분했고, 스포츠 스타를 중심으로 한 예능 역시 대박을 터뜨렸다.




이렇게 전문 방송인에서 스포츠스타와 같은 일반 전문직 종사자로 프레임을 돌려가던 TV 예능이 요리하는 남자, ‘셰프’들을 집중조명하기 시작한 것이다. 맛있는 음식을 보고 먹는 것을 싫어하는 사람이 어디 있으랴, 그 점도 한 몫 할 것이다. 여성 시청자가 TV 주요 시청 층으로 부상한 것에 따른 영향도 있다. 기존의 스포츠 스타들을 기용했던 예능 또한 물론 가족 모두가 즐기기에 부족함은 없었지만, 안방과 거실의 TV 채널이 스포츠와 드라마로 나뉠 만큼 (일반적으로) 스포츠에 대한 관심이 떨어지는 여성 시청자들까지 모두 사로잡기에는 스포츠 예능이 조금은 부족했다. 하지만 남자 셰프, 그리고 요리라는 콘텐츠로 승부하는 ‘쿡방’은 단숨에 여성 시청자들을 매료시켰고, JTBC의 ‘냉장고를 부탁해’같은 경우 지상파보다 늦게 출발한 종합편성채널임에도 불구하고 (7/20일 방영분 기준) 6.4%를 기록하는 등 평균적인 시청률이 5%대를 돌파하는 기염을 토하고 있다. 이는 예능 콘텐츠의 흐름과 주요 시청 층의 변화 흐름을 잘 판단한 결과라고 할 수 있다.




최근에는 쿡방의 폭이 점점 넓어져 이제는 전문 셰프들이 나오는 프로그램뿐만 아니라 요리라는 콘텐츠 자체가 부상하는 추세다. 모든 채널에서 음식, 요리를 방영 한다’라는 말이 있을 정도로 수많은 음식 관련 프로그램들이 성행하고 있는데, 이러한 프로그램에 대한 인기와 관심이 높은 만큼 우려도 크다. 최근 한 TV 프로그램에서는 TV 예능의 ‘먹방, 쿡방’ 트렌드가 이제는 과도기적 양상을 보이고 있고, 앞으로 하향세를 그릴 것이라고 예측하며 요즘의 쿡방 열기에 질문을 던지기도 하였다. 실제로도 현재 인기를 끌고 있는 셰프들이나 전문 요리사들이 과거의 잘못된 언행 또는 사생활이 일부 극성 팬 · 안티 팬에 의해 밝혀지며 강도 높은 비판을 받아 출연중인 프로그램에서 하차하거나 사과문을 올리는 등 논란이 빚어지고 있다.




지나치게 많은 짐을 싣거나 어디 한 곳에 구멍이 뚫린 배는 처음에는 정상적으로 나아갈 수 있을지 모르나 결국 얼마 지나지 않아 뒤뚱거리고 자칫 가라앉기 십상이다. 이처럼 요리 프로그램의 주축이라고 할 수 있는 요리사들이나 진행자들이 자주 구설수에 오르내리고 논란에 휩싸인다면 지속적인 문제가 야기될 것이고 결국 쿡방의 인기는 문을 닫게 될지도 모른다. 하지만 그보다 더 큰 문제는, 셰프들이 연예인이 아니라는데 있다. 일반적으로 연예인이나 정치인 등 ‘공인’에 속하는 사람들은 사적인 생활이 타인에 의해 제한되거나, 자신의 과거 행적까지 도마에 오르내리는 경우를 적잖이 볼 수 있다. 그들이 스캔들에 휘말리거나 과거에 어떤 잘못을 했음이 기사나 청문회 등을 통해 대중에게 밝혀질 경우, 사회 전체적으로 비난을 받으며 작은 잘못도 더욱 크게 여겨진다. 일반인보다 더욱 강도 높은 잣대와 기준을 제시하는 것이다. 그럼으로 인해 다른 이들에게 모범이 되어야 할 ‘공인’들이 잘못을 하기 전에 자신을 한 번 더 돌아보고 자신의 이미지를 실추시키지 않기 위해서라도 모범적인 행동을 할 수 있게 한다.




하지만 셰프들은 다르다. 그들은 요리사라는 본업을 가지고 있는 일반인 전문직 종사자일 뿐이고, 그들이 TV 예능에 출연하는 것은 어쩌면 부수적인 사항이다. 그러나 일반인인 그들에게 마치 공인을 대하듯 그들의 사생활을 파고들고 과거 행적을 문제 삼는 것은 그들에게 부담을 줄 뿐이고, 이러한 문제들이 자꾸 생겨난다면 셰프들이 TV 예능이 아닌 자신의 본업으로 돌아가거나 새로운 셰프들이 TV에 출연하기를 꺼려하게될 수 있다. 이미 수많은 셰프들이 TV를 떠나 본업에 복귀한 것도 그러한 이유 때문일 것이다. 인기와 관심이 늘어나게 되면 그에 반하는 비판 여론 역시 생겨나는 것이 당연하지만, 괜히 자신의 사생활이 문제 삼아지는 것을 원치 않을뿐더러, 그런 부담감을 안고 계속 TV에 출연할 이유 또한 그들은 없기 때문이다.


시청자들은 자신이 좋아하는 셰프들 혹은 자신이 좋아하는 요리들이 나오는 TV 예능프로그램들을 보며 즐거워하고 아낌없는 관심과 사랑을 보낼 권리가 있다. 하지만, 도 넘은 관심으로 인해 그들의 사생활을 침해하거나 일반적인 연예인들을 대하듯 셰프들을 대한다면, 그들을 더 이상 TV에서 볼 수 없게 될지도 모른다는 것 또한 알고 있어야 한다. 이렇듯 최소한의 선이 지켜진다면 쿡방의 인기는 앞으로도 지속적으로 이어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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