푹잤다
아침 6시 15분 알람소리에 기상을 했다
다시 눈을 감더라도 여기서 일어난 감각을 놓으면 대회에 늦는다.
5분정도 꼼지락 거렸던 것 같다
어제 눕기는 저녁7시부터 누워서 결국 잠든건 11시반이었다
그래도 푹 잤다.
샤워를 하고 갤질을 했다
화장실 신호가 안와서 영 구렸다.
나와서 꿀생강차를 타마셨다
완벽하진 않지만 화장실을 어느정도 해결하고
챙겨둔 짐이 있는 가방을 짊어 매고 집을 나섰다
버스를 타고 가는 동안 졸음이 쏟아져서 갤에 개드립을 쳤다.
본디 재미 없는 사람이다. 재미없는 사람은 뭘해도 재미가 없다.
모교가 보였다
그래도 저학교 다닐때 전교 1등 한번 해봤으니 어디가서 어머니가 기펴고 다니셨으면... 좋았겠지만
난 간신히 졸업만 했던 학교다.
시발 공부라도 잘할걸.
라는 생각을 하며 코엑스 화장실로 갔다. 메가박스쪽 화장실로 갔다. 사람 없는 곳으로 가고 싶어서.
화장실이 해결되고
내전근 스트레칭하는 동안
친구가 도착했다.
달리기 대회 처음 오는 놈이 내가 이런걸 잘알아라며 움직이는데 그런가보다 했다
이번엔 친구가 똥탐을 하는 동안 저는 BCAA를 먹겠습니다. 라고 글 쓰려다 내가 하는 드립은 재미 없으니 그냥 말았다. 그래서 후기에 쓴다.
가방을 보관하고 앞으로 앞으로...
미8군 사람들 개 잘뛰었다. 중간에 도로 갈라짐문제가 있었다는데... 그건 내가 어떻게 할 수 있는게 아니니까.
확실한건 미군 한명이 내가 2.3키로 갔는데 돌아오고 있었다. 와 시발...
빗방울이 떨어진다고 친구가 말했다.
사실 몰랐다 모자쓰고 있어서
10km 2천명이라 한번 잘랐다.
시작코스가 바로 내리막이어서 나와 친구는 맨 뒤에 섰다.
맨뒤 출발은 장점이 있다. 어느정도 달리고 나면 사람을 제치면서 뛸 수 있다
비가 좀 강해졌다. 살짝 추웠다.
한글날이라 배.. 누구지? 아무튼 유명한 아나운서가 25리 드립칠거라 예상했는데 틀렸다
이윽고 출발했다.
초반은 좀 걱정이 되었다. 생각보다 내 페이스가 빨랐다. 몸은 안풀려있었고 분명 헐떡일거라 생각했다.
의도적으로 속도를 줄여보려고 노력했다.
실패했다 이기.
친구가 훈수를 둔다. 참고로 달리기 경력은 없는 친구다. 철저히 그냥 무시하기로 속으로 생각했다.
인터벌을 뛰면서 자기는 이게 맞다. 조깅처럼 뛰는건 힘만들고 달리는게 자기페이스가 아니다 라는 소리를 하길래 앞으로 같이 뛰기 어려우려나 라는 생각이 들고 있다.
친구가 결국 속도를 높혔다
1km
잠실 헬기 착륙장쪽으로 빠져 한강길을 탈줄 알았는데 한강길과 뚝방길 사이의 중간 코스로 가게 되면서 생각보다 낮은 언덕을 만났다.
예상이 좀 틀렸다.
그래도 숨이 차지 않을 수 있는 것에 감사하며 그냥 빨라진 속도를 유지하기로 마음 먹었다
친구가 따라잡혔다. 나를 기점르로 앞으로 나갔다가 다시 걷고 나를 만나면 다시 앞으로 치고 나가기 시작했다.
2km
어느정도 인원이정리가 되었다
730-800 사이의 사람들과 달리게 되었다.
요령있게 사람들 사이를 잘 이용해서 달렸다. 숨도 심박도 혼자서 뛸때 며칠전 가볍게 뛸때 정도라 밀고 나갈 수 있다고 판단했다
10키로 선두로 미군 주자가 지나간다 미쳤다. 웨스트포인트 출신인가? 개빠르다.
급수포인트 생각보다 불편했다
왜이렇게 죄다 멈춰 서는거냐
그리고 자원봉사자들에게 고맙다는 말한마디가 어렵냐?
3km
친구가 결국 뒤로 쳐지기 시작했다. 신경쓰지 않기로 판단했다.
대회참여가 익숙치 않은 이들이 오버페이스를 하다 걷거나 처지기 시작하는 지점이다.
나는 타인에 영향에 쉽게 휩쓸려 그것을 조율하려 노력을 많이 해야하는 사람이다
걷기 시작하는 자들에게.휩쓸리지 않도 추월하는 것에 더 관점을 두었다.
한강 길이 아니라 언덕을 만났다. 마지막으로 따라 붙은 친구에게 언덕 위가 반환점이라며 힘내보라고 재촉했다
친구는 언덕가서 반환점기 없자 걷기 시작했다
헤헤 ㅈㅅ
언덕은 바로 내리막을 만난다
보통 나같은 초보들은 내리막탄성으로 속도를 붙이곤 하는데 포기했다.
안걷고 끝까지 뛰는게 목표다.
이런 곳의 언덕은 사람들을 걷게 만든다 그런이들을 추월해가며 다리를 신경써본다. 아직 괜찮다 통증도 없다
4km
반환점을 돈 500- 600주자들을 만난다 대그룹이다.
곧... 좀 더 조깅하면 곧...
다리가 조금은 가벼워졌다. 아주조금만 더 조금만 더... 곧 숨이 트일거 같은데...
5km 반환점
숨이 트이면 5분후반때로 가능할거 같은데..
숨통이 안트이네
300미터쯤 가니 친구가 걷고 있다.
' 뛰어~' 라고 말해주니
응 걸을거야 라는 대답이 돌아왔다
사실 이때부터는 무슨생각을 했는지 기억이 안난다
6km
한번쯤 걷고 싶단 생각은 들었다.
하지만 숨도 심박도 괜찮았다. 유혹을 이겨내는게 좋겠다.
이때부턴 걷는 사람들을 제치는 재미도 쏠쏠하다
약간 앞에 아까 내리막과 언덕이 이번엔 반대로 오르막과 내리막으로 바뀌어 있었다
오르막은 많은 사람들을 걷게 만들었다
7km
6km 쯤부터 액션캠 배터리가 다 되서 꺼졌다
그래서 핸드폰으로 사진을 찍었다
51분... 8km를 1시간 안에 가면 1시간 10분 이내도 가능할 것 같았다.
잠실 종합운동장이 보인다
문제가 생겼다
돌아가서 내외측인대가 다 개박살이 났던 왼발목이
통증이 생기기 시작했다
8km
마지막 급수
목이 좀 말랐는데 진심 다행이라 생각했다
여전히 급수대에 멈춰서 물을 챙기는 사람들이 있어 세번째 넘어의 급수대에서 물한잔을 마셨다
고맙다는 말은 잊지 않는다.
얼추 계산해보니 이대로만가면 1시간10분 이내 즉 평균이 6분50때가 가능해 보인다
문제는 발목이다
파스 가진 의료 담당 자원봉사자분께 받아서 얼른 뿌려본다 약간의 시간 로스는 내가 생각한 승부처에서 만회하자고 9km 간판을 보며 생각한다
9km
야트막한언덕이 이번엔 내리막으로 바뀌었다
내가 생각한 승부처다. 내리막 탄성을 여기서 과감히 붙이자
여기서 탄력을 붙인다. 그생각으로 내리막을 지나갔다.
500미터정도 550 600으로 갔다
9.5-9.7
약간의 오르막이 있었지만 금세 이겨낼 정도
400m 남았을때 트랙한바퀴 남았다! 가자! 하고 외쳐본다
9.7
내가 걱정했던 내리막이 이번엔 오르막으로 나를 반긴다
손은 배꼽 주변에서 휘두르며 어떻게든 걷지 않으려고 해본다
혹시나보니 심박이 190이 찍혔다
앞에 마지막 코너가 보인다 오르막 끝남과 동시 전력질주는 실패했다
젠장 어느센가 9분30초다. 이 언덕이 내 기록예상을 꺽어버렸다.
코너까지만 숨을 고르자 코너까지만....
9.8
코너를 돌았다
전력으로 들어가자
10km
미친듯이 달렸다 끝이니까 들어만 가면 되니까
2분 58초페이스까지 찍혀있었다.
그속도로 풀을 뛰는 미친놈들이 넘쳐나도
내가 지금 들어가는 것과는 별개라 나는 내 거리를 뛰었다.
그렇게 골인 했다
내 인생 첫대회 기록보다 3분 빨리 들어왔으니
이제 다시 시작이라는 기분이 든다
그래 다시 달릴 수 있다.
이거면 충분하다.
길고 긴시간을 걷지조차 못했다
다시달릴 수 있으니 충분하다
아아
미친듯이 좋아한다
실패한 머저리 병신 쓰레기같은 내 인생에서
골인지점이 있고
기어서라도 들어만 오면 해냈다는 걸 느끼게 해주니까
남들보다 느리던 빠르던
골인만 하면 된다
그리고 그거면 충분하니까
미친듯이 좋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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몸이 안좋으셨었나봐요 수고하셨어요!
걷지도 못했는데 10k 뛰게 되면 저도 감개무량할듯ㅎㅎ
굿굿!! 고생했음! - dc App
생생후기 굿!!! 고생하셨습네다
고생했어 게이야 경기고 전교 1등 함 해봤노? 인텔리게이였네 - dc App
'뒤에서'(야구부를 앞에 두고) - dc App
글 재밌는데요 ㅋㅋ 완전 몰입해서 제가 현장에서 뛰는 느낌마저 받았습니다 넘 감동적이었슴 ㅠㅜ
좋은글 잘읽고가요
오우 몰입해서 잙읽었데이!!!! - dc Ap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