때는 바야흐로 온국민이 아직 월드컵에취해있던
혼돈과 희망, 그후 닥친 불경기와 시름의 2003년
한 소년은 주유소아르바이트로 모은 꽁깃돈으로
수학여행때 입고갈옷을 찾는다,

캘빈클라인 청바지

지퍼가 아닌 버튼플라이
경제력의상징 명품중의 명품이었다
비가 태양을피하는방법으로
정상의반열에오르던 그때

리바이스 타입원과 엔지니어드진,그리고 캘빈

페라리와 람보르기니
김대중과 이회창

세기의 라이벌 그자체였다

깡촌의 소년은 십만원을들고 백화점을향했고
가격표를 보곤 이내 실성을하고말았다
시급 2250원받고 포터에 휘발유 넣어서 싸대기맞아가며
어렵사리 모은돈인데 이미 예산을 한참을초과한탓에
그대로 발걸음을 옮겼으나

돌아오는내내 버스밖에 비치는 멋진 형아들

집에오자마자 옥션으로 캘빈청바지를 검색했다

45000원?
과연 닷컴시대에 유통과정을 획기적으로줄인
병행수입제품이라그런지 합리적이고 정당한 가격에
팔고있는것이아닌가

그대로 구매버튼을누르고
은행으로 존나뛰어가서 무통장입금 전표를적어
카운터 누나에게 제출했다


일주일내내 오지않는 택배에 머리가 찌릿하고
하루하루가 지옥같았다
학교를 마치면 언제나들르던 오락실도거르고
집으로달렸다

마침내도착한 청바지 허리에는
카빈클라인이 적혀있었고 버튼은 온데간데없이
고무줄밴드허리
살면서 청바지에 허리가 고무줄인건
티비에서도 본적이 없었다

난 태어나 세번울었다

세상에 나올때 한번
스톤에이지 얀기로 사기먹었을때 한번
그리고 이날,

수학여행내내 난
혼신을다해 티를 잡아내렸지만

"야 xx 바지봐"

까진 그리 오래걸리지않았다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