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접 읽어보기 전엔 왜 까이나 했는데 보고나니 대충 짐작이 온다

오리지널 요소 넣는 거 독창적인 요소 집어넣는 거 괜찮지
필요에 따라 원작에서 뺄 거 빼는 것도 창작자로서 할 수 있다고 봄

근데 원작에서 덜어낸 요소가 있다면 그만큼 마이너스가 나잖아?
마이너스한 만큼 다른 요소가 플러스가 되어 채워주지 못한 느낌임

머장님의 만화를 통한 그림, 캐릭터, 언어, 스토리, 연출 등 종합적인 예술 표현 > 작가의 소설을 통한 문장, 스토리, 캐릭터, 언어, 연출

만화라는 매체에서 소설이라는 매체로 옮겨왔으니 당연히 매체에 따른 표현 방식의 차이가 있단 걸 감안해야 하긴 함
그런데도 음... 원작에 비해 '색다른 소설만의 방식으로 뛰어나다'라고는 확언하지 못하겠음

특히 문장이 엄청 뛰어나다던지 생동감 넘친다는 느낌을 못 받았다
시점도 와리가리 뛰는데다 과거회상 분량도 꽤 많아서 현재가 과거에 먹히는 인상도 받았고
죠죠의 꽃은 전투라고 보는데 전투씬이 생각보다 박진감없고 현장감이 모자란 거 같음

소설이라는 매개체를 고려해 문장으로 실감나게 표현하며 언어로 테크닉을 구사한다는 느낌보단
애니메이션을 보고 그 화면에 보이는 걸 어설프게 문장으로 묘사한 느낌?
이게 확 느껴진 게 전투 장면이었음 특히 마시모 볼페전
눈썹 휘날리는 액션 연기하는 배우 둘을 따라다니며 카메라에 모습을 담았는데 초점이 잘 안 맞거나 화질 깨진 영상을 번역한 걸 보는 느낌임

캐릭터는 캐붕 심한 건 죠붕이들이 많이 말했으니 패스
한 명 한 명 붙잡고 뜯어보면 끝이 없음
특히 도드라진 문제점이 원작 캐릭터도 마이너스인데 오리지널 캐릭터도 그닥 플러스의 역할을 못해주는 느낌
원작에서 훅훅 들어내고 빈 자리에 새살을 채워넣었는데 빈 공간이 크게 느껴지는 느낌임
제일 어이없던 게 미스타가 2 싫어하는 건 헛웃음만 나왔던 거 기억남
원작 캐릭터도 원작 캐릭터 같지 않고, 오리지널 캐릭터도 죠죠 캐릭터라기보단 수플헤 캐릭터, 팬픽 캐릭터의 이미지를 크게 못 벗어난 인상임



지나치게 만화를 의식한 건지, 작가가 덜어내야 할 걸 덜어내지 못하고 다 우겨박아서 산만해진 건지 글을 덜 다듬은 건진 모르겠는데
소설이라는 매체의 특성을 덜 고려해서 쓴 결과물이 수플헤가 아닐까 싶음
분명 소재랑 글감은 정말 괜찮은데 조리가 덜 된 느낌임
생선은 최고급 연어인데 이걸로 만든 게 덜 익은 연어 스테이크 이런 느낌임

뒤늦게서야 쓰는 건데
돌가면이랑 마약 소재 동시에 쓰지 말고 둘 중 하나만 써야했다고 봄
소재 맛깔나는 건 참 많은데 이것저것 다 우겨넣으려다가 죄다 붕뜬 거 같다
오리지널 캐릭터들도 저 두 소재 중 하나만 꽉 잡고 갔다면 좀 덜 우왕좌왕했을걸



아오헤가 에피타이저 후식 앙트레 등등 잡스런 건 진짜 맛나게 내왔는데 메인요리는 채소찜 뭐 이런 이상한 거 나온 느낌이라면

수플헤는 디저트 카페 갔는데 포크 잼 빵 음료 이런 거 하나도 없이 쪼매난 티라미수만 덩그라니 놓여져 있는데 그 티라미수마저도 재료 배합을 개판쳐서 맛이 B급인 그런 느낌임
맛이 없는 건 아닌데 더 맛있게 잘 만들 수 있는 걸 잡탕만든 느낌?



푸고는 주인공이 될 작품을 잘못 골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