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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레드벨벳을 만나기 전에 음악을 접해 왔던 방식은, 
물론 내 의지와는 상관없이 그 시절에 유행하던 노래를 스쳐 듣기도 했지만, 
대부분은 소위 명곡, 명반을 냈다고 평가받던 검증된 가수들의 노래만 골라 들어 왔었다. 
마치 지적 허영심을 채우듯이, 뭔가 있어 보이려고. 아이돌에 대한 편견도 심했음. 
가끔 내 귀를 간지럽히던 아이돌 노래들이 있었음에도 
‘뭔 아이돌 노래를 듣냐’라고 생각하면서 일부러 멀리했었다. 

그렇게 살다가 3세대 아이돌이 활발하게 활동하던 2017년 5월, 
우연히 레드벨벳을 알게 되었고, 그 후로 아이돌에 대한 편견은 사라지기 시작했음. 
곡도 곡이지만, 보컬 그룹으로서 각자의 개성이 명확했던 그룹은 레드벨벳뿐이었음. 
각각의 보컬 개성이 명확하다면, 보컬의 조화는 알아서 따라오는거고
그리고 앵앵거리는 톤의 여성 래퍼를 매우 싫어했는데, 그런 포지션의 멤버도 없었음. 
거의 한 달 동안 레드벨벳 노래에 빠져 있었는데, 이땐 정말 레드벨벳의 노래를 너무 좋아했던 걸까. 
지금 떠올려 보면, 그때는 레드벨벳의 조이 목소리가 특이하다 정도로만 생각했던 것 같음. 

그러다가 각 멤버들의 솔로곡도 들어보기 시작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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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영이 노래를 들으려고 보니, 바로 눈에 들어온 곡은 내가 이미 알던 <내게 오는 길>
내가 처음 들었던 수영이의 솔로곡이었다. 
하지만 솔직히 이 노래는 지금도 거의 듣지 않는다. 별로였다. 
그렇게 수영이의 솔로곡들을 쭉 들어 보는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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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우야>에서 첫 좋아요를 눌렀고, 
<괜찮아, 난>에서는 “아, 좋은데 같이 부른 남자는 뭐임;” 
<요즘 넌 말야>이 노래부터 거의 넋이 나갔음. 

그리고 <Shiny Boy>
처음 듣는 곡이라 귀에 전혀 익지 않았음에도, 
목소리 자체만으로 그 노래가 너무 좋게 들렸음. 
특히 브릿지부터 마지막 코러스까지 그 소리는 지금 들어도 목소리 하나만으로 사람을 미치게 함. 
이런 경험은 내가 지금까지 노래를 들어오면서 한 번도 해보지 못한 경험이었음. 

나만 이런 건지 좀 궁금한 게 있는데, 
같은 성별의 노래를 들을 땐 어느 정도 따라 부를 수 있으니까  이 사람이 얼마나 노래를 잘하는지 가늠이 되는데
이성의 노래를 들을 땐 도저히 그걸 가늠할 수가 없었음.  그래서 이성의 노래 자체를 잘 듣지 않았었는데, 
내 인생 처음으로 어떤 누구의 영향도 받지 않고,  어떤 허영심도 없이 순수하게 내가 스스로 좋아하게 된 가수가 생긴 거임. 

그런데 ‘입덕 부정기’란 게 있잖음. 
“에이, 설마. 레드벨벳의 조이가 우주의 역사 속에서 가장 아름다운 목소리를 가진 사람은 아닐 거야.”  라는 생각에, 
난 그날부터 대중음악 역사 속에서 ‘아름다운 목소리’로 전해지는 여성 보컬들의 노래를 닥치는 대로 들어봤음. 
그러다가 ‘이게 뭐 하는 짓인가’ 싶어서 현타가 왔음. 
아무튼 진짜 많은 가수들의 목소리를 들어봤는데, 
찾으면 찾아볼수록 유일무이, 대체불가. 
굳이 더 찾으려 할 필요가 없다는 생각이 들더라. 
비슷한 느낌을 주는 소리조차 없었음. 

내가 수영이에게 입덕하게 된 순간엔 정말 시각적인 요소는 단 하나도 없었음.

사실 더 길게 쓸 수도 있지만, 
정말 많이 줄이고 줄였는데도 허겁지겁 쓰다보니 결국 자정을 넘겨버렸으니 
Day 2는 7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