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벽감성에 절여져 납치당하기로 결정하고
다음날 아침에 지도 어플로 헬스장 시설을 보며
얼마나 다닐지 생각하던 찰나.
"...난 왜 당연히 여기 헬스장이라고 생각했지..?"
그렇다.
그 정신나간 유저가 쓴 글의 조건에 모두 부합한다 해서
나를 꼭 찝은것도 아니고
이곳에서 실천한다는(?) 보장도 없다.
게다가 찾는다 해도 존못뚱끼허언증 환자가 나오면
이도저도 안될테니.
"...일단 그놈이 쓴 글 전부 뒤져보자.
털면 뭐라도 나오지 않을까...?"
늘 하던데로 침대에 엎어져 커뮤니티를 들어가서
그 유저가 쓴 글을 검색한다.
[아 진짜 몸좋은 수컷개과수인 한마리 납치해서]
[아 진짜 몸좋은 수컷개과수인 한마리 납치해서]
[아 진짜 몸좋은 수컷개과수인 한마리 납치해서]
[아 진짜 몸좋은 수컷개과수인 한마리 납치해서]
[아 진짜 몸좋은 수컷개과수인 한마리 납치해서]
[아 진짜 몸좋은 수컷개과수인 한마리 납치해서]
[아 진짜 몸좋은 수컷개과수인 한마리 납치해서]
[아 진짜 몸좋은 수컷개과수인 한마리 납치해서]
...
"뭘 찾을 수가 없네 이 새x는...."
다 똑같은 제목을 대충 넘기며 스크롤을 죽죽 내리던 그 때.
[오운완] (수정됨)
"엇"
똑같은 제목들 사이에 드디어 다른 제목이 보인다.
심지어 뻘글도 아닌 영양가 있어보이는 글이.
꽤나 최근에 올라온 사진인데 왜 못봤을까 생각하며
글이 올라온 시간을 봤는데
"이 때 쯤이면... 나 목욕할 땐데?"
알바가 끝나자마자 목욕탕에서 몸을 담구고 있을 쯤에
예비 납치범이 헬스장에서 운동을 하고 있었다.
두근거리는 가슴에 심호흡을 한 번 하고 제목을 누르니
다행히도 존못뚱끼는 아니지만 키가 늑대보다 좀 작은데다
꽤나 왜소한 체격에 마른편은 아니고 군살이 살짝 있는
적당한 근육을 가진 평범한..? 사회인 같았다.
두 번째 사진에는 헬스장 로고가 그려져있는 포스트잇에
자신의 닉네임을 적어 자신임을 인증하려 한듯 하다.
ㅇㅇ (118.295)
개말라네
ㄴ SNSJGG
ㅗ
ㅇㅇ (106.789)
아저씨임?
ㄴ SNSJGG
ㅗ
ㅇㅇ (234.876)
남의사진 갖다가 자기인척ㄴ
ㄴ ㅇㅇ(356.478)
이런몸을 뭐하러 사칭함ㅋㅋ
ㅇㅇ (223.098)
인증ㄱㄱ
ㄴ SNSJGG
수정함
안양불고기
님 닉넴 뜻이 뭐임?
ㄴ SNSJGG
수인납치세뇌조교x간가스라이팅
ㄴ 안양불고기
(님아콘)
"닉넴부터 정신나간 놈이었네... 얼굴은 안보이지만
그래도 생각했던것 만큼 최악은 아니라 다행인가..."
이정도 몸이면 그래도 괜찮지.. 라고 생각하며
다음 글을 찾으려 다시 스크롤을 죽죽 내리기를 5분.
[제 아들 귀엽죠?]
"...뭐??"
인간 남자가 수컷 수인을 찾길래 특이취향인건 알았지만
결혼을 했을 줄은 상상도 못했다.
"하... 납치글은 역시 그냥 컨셉글이었나...."
상심하며 제목을 눌렀는데
[오늘 저녁 뭐먹냐]
"아 이 또라이색기가."
낚시글이었다.
"하 이 씹색기를... 어휴..."
화난듯 안심한듯 글을 나가고 다시 스크롤을 내리자마자
납치글 사이로 다시 다른 제목이 연달아 보인다.
[내가 야! 하면 섹스! 할 수인 없나]
"에휴..."
[매매 했는데 이사온 집 ㅁㅌㅊ?] (수정됨)
"이것도 낚시글이면 손가락을 싹다..."
저주를 퍼부으며 제목을 누르자
"...어?"
글에는 다섯 장의 사진이 있었다.
커다란 창문 밖으로 큰 강이 보이는 경치 좋은 거실과
어두운 강과 도시의 야경이 아름다운 그 거실의 밤버전
내 원룸보다 큰 화장실, 그리고 인수공용 드라이룸.
마지막으로 또다시 자기 닉네임이 적힌
저번의 헬스장 포스트잇과
집 사진이 같이 찍혀 올라와 있다.
사진 아래에는
[이제 같이 살 수인만 있으면 되는데
혼자인 나를 외로움에서 꺼내줄
애정결핍 근떡 수인님은 어디에]
이 말을 끝으로 수십개의 댓글이 달려있다.
주인님 저 여기있어요.
자기야 여기가 우리 새 집이야?
아빠 저 버리지 마세요.
ㅈㄹㄴ
퍼온거 아님?
제발꼬추삼센치
성형외과 가서 온 몸에 털 심고옴ㅅㄱ
엄마! 저는 커서SNSJGG가 될래요!엄마! 저는 커서SNSJGG가 될래요!엄마! 저는 커서SNSJGG가 될래요!엄마! 저는 커서SNSJGG가 될래요!엄마! 저는 커서SNSJGG가 될래요!
...
등등 개소리와 의심섞인 댓글들이 빼곡하게 달려있다.
진위여부는 판별했으니
이제 사진에서 정보를 뽑아낼 시간이다.
헬스장 포스트잇과 거실 사진 2개를 최대한 확대해서
특정 건물이나 지리를 유추한다.
"쓰읍... 너무 높아서 건물 옥상만 보이거나 너무 멀어서
뭐가 안보이네... 쌍둥이 타워가 있긴 한데 화질구지고...
헬스장 이름은... 어디서 많이 본 이름인데..."
헬스장 이름을 지도에 검색하려는데
"엥?"
이미 최근 검색 기록에 그 헬스장이 검색되어 있었다.
"뭐야 이게... 내가 언제... 아? 어??!"
아까전까지 뭣모르고 호기롭게 등록하려고 검색한
내 단골 수인전용 목욕탕 바로 위 헬스장이었다.
"이게 되네..."
헛수고라고 생각 할 수 있지만
그래도 나를 납치해줄 사람이 누군지 특정할 수 있으니
의미없는 짓은 아니라 할 수 있다.
이제 당장 헬스장으로 달려가 등록만 하면 될 줄 알았는데
"아 알바..."
내가 알바를 끝내고 목욕할 쯤에 운동이 끝나선 안된다.
"최대한 동선이 겹쳐야 내적 친밀감이 쌓이든지
납치충동이 들든지 할텐데...
알바 시간을 오픈조로 바꾸면..?"
알바 사장님께 전화해서 사정이 생겼다며 겨우겨우
시간을 바꾸고 헬스장에 전화해서 1개월 등록을 마쳤다.
"나정도면 조건에 딱 맞으니까 금방 납치하겠지..."
"시간대는... 오운완 올라온게 10시니까 한 시간 전에...
아니다. 조건에 맞는 수인 선별한다고 몇 시간 동안
죽치고 기다릴 수도 있으니까... 한... 세 시간 전부터
가있으면 되겠지..?"
준비는 끝났다.
이제 완벽 범죄를...
아니, 완벽히 범죄에 휘말릴 준비가 끝났다.
오늘은 알바를 못 빼니까 내일부터 시작이다.
납치당해서 납치범만 바라보게 가스라이팅 세뇌당해서
완전한 사육으로 키워지고싶다.
불안정하고 암울한 삶은 싫어
이제부터 불행 끝. 행복 시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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섹스까진 좀 걸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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