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 반갑습니다.”
그러곤 손을 슬쩍 내밀었다.
A는 악수하지 않았다. 시간이라도 멈춘 듯 제자리에 우두커니 서 있기나 했다. 뼈가 툭 두드러진 손등에 머무르던 시선은 느릿느릿 위로 올라갔다. 멀찍이 떨어져 있던 방금과 달리 지금에 이르러서는 상대를 더욱 확연히 살펴볼 수 있었다.
키가 굉장히 큰 남자였다. 다소 유약한 말투와는 다르게 이목구비가 시원시원하니 잘생긴 미남이기도 했다. 부리부리한 눈매와 뚜렷한 턱선, 어설픈 미소가 매달린 입술. 새빨갛게 염색한 머리칼은 희미한 가로등 불빛에 비추어 어슴푸레 빛났다.
그런 남자는 묘한 차림새를 하고 있었다. 모자로부터 시작해서 신발까지 전부 따로 노는 것만 같은 모양새였다. 오동색 군밤 모자에 분홍빛 반팔 티셔츠, 새까만 패딩 바지와 질질 끌리는 삼선 슬리퍼. 발가락이 죄 드러난 무좀 양말은 아주 가관이 따로 없었다.
남루하다기보다는 기이하게 느껴지는 복장이었다. 그것으로도 모자라 언뜻 기괴하다고까지 해야 할까. 어디 으슥한 밤거리에서 단둘이 마주치기라도 하면 곧장 까무러칠 정도의 비주얼. 애석하게도 현재 A가 맞닥뜨린 상황이기도 했다.
“어…….”
침을 꼴깍 삼킨 A가 말끝을 흐렸다.
“죄송한데, 저 믿는 종교 있어요.”
그러곤 이렇게 말했다.
“그럼!”
만면에 어색한 미소를 매단 A가 스르르 뒤로 물러났다. 이어 고개를 까딱하는 것을 마지막으로 몸을 돌려 왔던 길을 되돌아가기 시작했다. 눈앞이 집이긴 했지마는, 어쩌랴. 저 이상한 남자와 엮이느니 반대편으로 빙 둘러 돌아가는 편이 나을 성싶었다.
“자, 자, 잠시만요.”
이대로 제게 신경을 끊어줬으면 했다마는, 아무렴 현실은 다르게 흘러가는 법이었다. 양손을 다소곳이 모은 남자가 머뭇머뭇 A의 뒤를 졸졸 따라오기 시작했다. A는 멀어지기는커녕 자꾸만 따라붙는 덩치 큰 그림자를 세상 고까운 눈으로 노려보았다.
“잠깐만. 저, 저랑. 대화 가능하실까요.”
“제사 안 해요.”
“그. 저. 수, 수상한 사람이 아니라요.”
참 설득력 넘치는 발언이네요.
“오……. 오 년 전에. 계승 의식을 치르시고. 살아남은 쪽…… 분. 아니신가요?”
요즘 사이비 세계관은 참 구체적이기도 하구나.
“아니라고요.”
속으로 구시렁거리던 A가 뒤를 홱 돌아보았다.
A가 걸음을 멈추니 등 뒤의 남자 또한 우뚝 멈췄다. 짜증 섞인 대답에 겁을 집어먹은 듯 어깨를 한껏 움츠러뜨리기도 했다. 아래로 내리깐 채로 이따금 이쪽을 힐끔거리는 시선. 주눅 든 모습과 별개로 노르스름한 눈동자는 이쪽을 뚫어져라 보고 있었다.
더욱이 기묘한 것은 남자가 이어서 보인 행동이었다. 별안간 눈을 감더니 A에게 고개를 젖히고선 코를 조금씩 벌름거리기 시작한 것이다. 콧잔등을 씰룩이면서 빠르게 킁킁거리는 꼴은 사람이라기보다는, 차라리 무슨 동물에 가까울 성싶었다.
갯과 짐승.
“비슷한 내, 냄새가 나는데.”
한참이나 킁킁대던 남자가 웅얼댔다.
“아니면 냄새가 무, 묻은 건가?”
이어진 이야기는 혼잣말에 가까웠다.
A는 대답하지 않았다. 팔짱을 낀 채로 상대를 샐쭉하니 노려보기나 했다. 혼자서 주절주절 떠든 것을 마지막으로 남자는 고개를 비스듬히 수그리고 있었다. 입술이 쉬지 않고 들썩거리는 꼴을 보아하니 또 다른 혼잣말을 읊조리는 모양이었다.
솔직히 말하자면, 썩 유쾌한 풍경은 아니었다. 어두컴컴한 거리에서 기괴한 옷차림을 한 남자가 고개를 수그리고 혼잣말을 웅얼거리는 꼴이라니. 어디 공포 영화에나 나올 법한 모습이라고 해야 할까. 일 초라도 빠르게 눈앞의 남자에게서 벗어나고픈 마음뿐이었다.
그냥 도망갈까?
바로 붙잡힐 것 같은데.
빨리 돌아가서 전화 안 하면 B 씨 걱정할 텐데…….
“그, 그러면. 저기.”
속으로 고민하던 A가 귀를 기울였다.
“B라는…… 이름. 호, 혹시 아세요?”
그러곤 눈을 동그랗게 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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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타꺼는 왜 제목 없음이냐…………………………
윌리처럼 생겼나
설마 새로운 마왕으로 추대하겠다고 저러는거임?
쟤수인으로TF안하면작가윤석열지지한다고루머퍼트림.
대가리가 잘렸던 A 첫사랑 혈랑아조씨 부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