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할 때는 그렇게나 절차니, 양식이니, 체면이니…, 온갖 것을 철저하게 따지더니.
끊을 때는 모든 것이 이렇게나 일사천리로 진행될 줄 누가 알았을까.
법원, 동사무소에 각각 서류 한 장 접수하는 것으로 지난 7년 동안 쌓아온 관계가 7분 만에 끝날 줄 알았더라면 반차를 내는 게 아니라 점심시간에 조용히 다녀오는 건데.
괜히 쓴 반차만 아깝게 생겼다.
법적으로는 이제 남남.
그런데, 여전히 마음에 와닿지가 않는다.
혹시나 하는 희망에, 하지만 겉으로는 체면치레인 척.
애써 무덤덤하게 말해보았다.
“…설희야.”
“…응?”
“그…, 혹시…. 점심 먹고 들어갈래…? 여기 근처 파스타, 맛있었다며…?”
대답이 없다.
가슴 졸이며 힐끔 돌아보니, 설희는 나는 바라보지도 않고 새하얀 손만 꼼지락거린다.
표정을 보아하니 전남편 차 조수석에 앉아 있는 것만으로도 거북한 눈치다.
이렇게 가까이서 보는 것도 어쩌면 마지막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일부러 유심히 보았다.
뒤통수에서부터 목덜미까지 길게 늘어뜨린 새하얀 털에 유난히 선명한 오드아이.
설희는 대학 시절부터 지금까지 10년 동안 터키시 앙고라인 채 털끝 하나 달라진 점이 없다. 티끌조차 묻지 않고, 갓 내린 첫눈처럼 새하얀 채로.
그게 자기들 집안 내력이라나?
확실히, 상견례 때 보았던 장모와 장인어른의 모습도 그녀와 별반 다를 것이 없긴 했다.
새하얗고, 어깻죽지까지 늘어뜨린 털이 깃털처럼 치렁치렁한….
“괜찮아. 어차피 나, 못 먹을 것 같아. 시간도 없고.”
“…그래?”
“…….”
“그럼…, 뭐…. 어쩔 수 없고…. 집에 갈 거지…? 내가 태워다….”
“아냐, 일하러 가야 돼. 점심시간에 잠깐 나온 거라서.”
“…회사까지 태워다줄게.”
“어차피 코앞인데. 그냥 좀 걷고 싶어서. 혼자 갈게.”
세 번 연속으로 퇴짜를 놓고도 설희는 눈 깜짝하지 않는다.
그 당돌함이 처음 만날 때는 참 좋았는데, 이제 와서 다시 보니 마음이 쓰라린 것은 어쩔 수가 없다.
하지만 이미 갈라선 이상 아쉬움은 나의 몫일 뿐.
나에게는 이제 그녀를 붙잡을 자격도, 명분도 없다.
원하는 대로 보내주는 수밖에.
“그래…, 그러면 뭐…. 조심히 들어가고.”
“…응. 오빠도 힘내.”
건성으로 대답한 직후, 설희는 포셰트를 뒤적였다.
늘 쓰던 브러시를 꺼내 새하얀 털을 말끔하게 빗어 정돈하고, 손등에 에센셜 오일을 발라 턱과 머리, 어깨를 그루밍했다.
그런데 브러시를 다시 포셰트에 넣으려던 순간.
무덤덤하던 얼굴이 흠칫하며 일그러졌다.
무슨 일인가 했더니, 누리끼리한 회색 털 한 가닥이었다.
설희는 혹여라도 자신에게 섞일까 두려운 듯, 손톱으로만 그것을 집어 창밖으로 털어냈다.
…꼭, 나와 함께했던 흔적을 하나도 남기지 않겠다는 듯이.
끝까지 담담하고 싶었다.
하지만 그루밍을 마치자마자 서둘러 내리려는 그 뒷모습에, 나도 모르게 울컥했다.
“야.”
“…어?”
“내가 너한테 뭘 그렇게 잘못했는데? 뭘 얼마나 잘못했다고 사람을 이렇게까지 무안하게…!”
설희는 잠시 대답이 없었다.
그저 내 얼굴만 빤히 들여다보더니, 이내 마지못해 대답해주기를.
“변했잖아.”
“…뭐?”
“오빠, 그때랑 똑같은 게 하나도 없잖아. …내가 좋아하던 모습이 하나도 안 남았는데, 어떻게 같이 살아?”
“…….”
“좋아하지도 않는데 억지로 같이 사는 건…, 사기잖아. 오빠한테나, 나한테나.”
너무 솔직해서.
그리고 또 맞는 말이라 할 말이 없다.
내 표정만 보고도 속내가 대강 짐작이 갔는지, 그녀는 뒤도 돌아보지 않고 멀어져갔다.
한참을 넋을 놓고 있다가 고개를 들어보니, 룸미러에 비친 내 얼굴이 유난히 서글프다.
코부터 이마까지는 온통 새까맣지, 머리털은 누리끼리하지.
새파란 두 눈을 빼고는 샴 고양이가 아니라 머리만 누렇게 염색해놓은 턱시도라고 우겨도 믿을 수 있을 정도로 초라한 몰골이다.
분명 대학을 졸업할 때만 하더라도 눈두덩이 쪽은 눈처럼 새하얬는데, 32살이 된 지금에 와서는 하얀 털이라고는 눈을 부릅뜨고 찾아보아도 단 한 가닥조차 찾을 수가 없다.
“오빠, 그때랑 똑같은 게 하나도 없잖아. …내가 좋아하던 모습이 하나도 안 남았는데, 어떻게 같이 살아?”
분하지만 그 말이 맞다.
지난 7년 동안 달라진 것은 나 하나뿐.
* * * * * *
31살 이혼남 샴 고양이
10년 전에 고백했던 30살 호모 리트리버
둘이서 이혼날에 만나서 밥 먹고 술 먹고 야한 거 하는 이야기
65000자 분량으로 퍼스트클래스에서 출간 예정임
미리보기는 댓글 링크로 달아놓을게
아무생각없이 포타 알림 온거 읽었는데 너엿군아…………………………
또 단톡방에서 주작하러왔네 에휴
너도 들어올래………………………?
유동아 그게 무슨소리니...?
꺅 살아있었구나!
떡신있음? 중요함.
빵빵하게 채웟음
살아잇었구나시발!!!!!!!!!!!!!!!!!!!!!!!!!!!!!!!!!소설다삿다절대절필하지말아다오...........,,...............
아 절대 못 끊지 ㅋㅋ
살아있었구나
꺄아아아아아아아 복귀해따아아아아 - dc App
살기가 바빴던데스
퍼클에 온다고?? 뭐뭐 팔어 - dc App
이번에는 딱 저거 하나만 파는데 책이랑 엽서 구성이야
해태 작가 부스에서 팔 예정
살아돌아온것만으로도 감사합니다 휴먼 - dc App
또 ㅈ꼴리킄거써왔네...
이기이기 오랜만이노
하아아아아아니 갑자기 이런 돌발 발표 너무 좋습니다 선생님 삽화도 있음...?
3 장이나 있어
오랜만이야...
대작가 - dc App
리디로도 나오나? 나 리디로 사서 봤는데
일단 출간 뒤에 봐야할듯...?
퍼클을 못가서 ㅋㅋ 감사감사
표지만 봤을 때는 감이 안 왔는데, 미리보기로 읽으니까 진짜 두근거린다...♡♡
읽어줘서 고마워...
퍼클 때 꼭 사갈게. 그리고 사인도...//
웰컴백
헐~ - dc App
제발 통판
생존 신고를 이렇게 -☆아리가또 초코보☆
이혼권장소설ㄷㄷ
이야 살아있얶네!
제발통판물량도남겨줘 일때문에못가ㅠㅠ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