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놀라는 기색을 보이기도 전에 커다란 회색 늑대 수인은
내 목덜미를 물어 기도에 구멍을 내버렸다.

바람 소리만 나는 입과 목에서 피와 함께 나오는
쉭쉭 거리는 소리로 하지말라 소리치고 버둥거리려는데
말릴 새도 없이 거칠고 커다란 손에 붙잡혀
양 팔꿈치, 발목에 차례차례 구멍이 났고

이내 머리에 천이 씌워지더니
두 다리의 힘줄이 뜯기는 소리를 마지막으로 의식이 끊겼다.


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


"..."



창문에서 쏟아지는 햇빛이 커튼에 한 번 걸러져
부드럽게 눈을 간질였다.


내 방은 햇빛이 들어오지 않는데.


이 생각이 떠오르자 나에게 일어났던 일이 기억났고
온 몸이 긴장된 채로 침대에서 일어나려는데



"차르르륵."



온 몸 곳곳에 느껴지는 고통.

마치 두꺼운 못이 박혀있어 움직이려 할때마다
망치로 얻어맞는 느낌에 비명이 자동으로 나오지만
입 밖으로 나오기 전에 다른 구멍으로 빠져나갔다.

그리고 목을 두르고 손목을 조이는 쇠사슬과
팔에 박혀있는 링거 주사.

무겁고, 차갑고, 거친 사슬이 혹사당한 근육을 제 마음대로 움직일 수 없게 꽉 붙들고있다.

나름 큰 소리가 났으니 설마 그 수인이 내 근처에 있을까
숨을 죽이고 주변을 둘러보았지만 다행히 보이지 않았다.

소름돋는 정적에 아까보다 행동을 조심하고
손목에 묶인 쇠사슬을 떨리는 손으로 꼼지락 거리는데
풀 엄두가 나지 않는다.

어디에 묶여있는지 안다면 무슨 방법이 있지 않을까
싶은 생각에 쇠사슬을 따라 두껍고 무거운 회색 이불을
사박 사박 들춰가며 천천히 따라가니
침대에 널브러진 사슬이 떠올라있다.

분명 곧 묶인 곳이 보이겠지.

희망을 갖고 다시 사슬을 따라가려 이불을 들추려는데
이불과 사슬이 혼자서 공중으로 떠오르기 시작했다.

곧이어 꽤나 높이 올라가던 이불이 철푸덕 떨어졌고
사슬이 묶인 곳이 드러났다.


목에 구멍이 나기 직전


나와 눈을 마주치곤 씩 웃으며 내 목을 물어 구멍을 낸

그 늑대 수인의 손목에 사슬이 묶여있다.



"아... 너 약빨이 잘 안 맞네.. 너무 일찍...
흐아암... 일어났는데...?"



입이 찢어지게 하품을 하고 배를 벅벅 긁으며
태연하게 일상적인 대화를 하는 늑대 수인.


이해되지 않는 상황에 얼이 빠져 어버버 하는 나를
내려다 보곤 나를 이리저리 만져대며 내 상태를 살핀다.



"흐음... 상처는... 안 곪긴 했는데 아직 피가 나네...
구멍 뚫린건 하루쯤 가만히 지혈하면 매워진다더니
아직도 안 멎었어??"



나한테 하는 말인가.



"쩝.. 약은 잘 들어가고 있고... 소변줄도... 안 빠졌고..
목도 안 마르지? 수액도 잘 들어가고 있으니까..
일단 조금만 더 자자...
밤새 인간지구까지 가서 그 지랄 했더니 피곤하네..."



이게 무슨 말이지.



파르르 떨리는 손으로 침대에 앉아
이불 정리를 하고 누우려는 늑대에게 손을 뻗으니
뭐 할 말이 있냐고 물었다.

내가 바람 소리늘 내고 뻐끔거리며 어쩔 줄 몰라하니

"아."

라는 짧은 소리를 내고 태블릿을 쥐어 줬다.

할 말도 많고 묻고싶은 것도 많아
한 번에 많은 질문을 적었다.


[누구세요? 여긴 어디인가요? 왜 저를 납치한건가요?
전 어떻게 되나요?...]
등등.



늑대는 머리를 긁적이고는
잠시 생각을 하는가 싶더니 입을 열었다




"음... 일단 난 그냥...
수인지구 끄트머리에 사는 늑대수인이고...
이름은 차차 알려줄게. 여기는 내 집이야.

너를 납치한 이유는... 이제 곧 인수 친화 정책 때문에
인간 납치가 불법이 될거란 말이지...
아니, 지금도 불법이긴 한데 뭐랄까... 법이 좀 빡세진다?
그래서... 뭐, 막차 탑승한거라 생각하면 돼.

너는... 글쎄.. 그냥 같이 사는거지..?
나름 인기 많아 너네.
누가 주워서 기르는게 유X브에서 확 떴거든...

그러다보니 납치해놓고 자기도 주웠다면서
인간 유튜브가 유행하고...
우리 수인보다 털도 안 빠지고 먹는것도 적고...
우리처럼 오래 살고.. 키우기 최적화된 생물이잖아?

정부에서 그냥 묵인하고 있다가
이제 친해질거니까 납치 그만 하라 하더라고..
지금까지 납치한건 봐준다 그래서 단속 나오기 전에
냅다 가져왔지.. 뭐.. 그런거야..

너무 막 주워온 경향이 좀 있긴 한데
생긴것도 꽤 귀엽고 피부도 매끈하고 좋더라고?

운이 좋은거지.. 이틀전에 같이 납치하러간 애들은 다 잡혀서
ㅈ됐는데 나는 멀쩡하기도 하고...

아 졸려서 횡설수설하고 있네...
나머지는 자고 일어나서 하자..."



"..."



이게 지금 뭐라는거지.

무슨 납치를 길가에서 고양이 주워온 것 처럼 말한다.

구역질이 난다.

도덕성이라고는 눈꼽만큼도 보이지 않는 저 늑대와
같은 공간에 있기 싫다.

쩔그럭 거리는 사슬을 바닥에 끌며 후들거리는 팔다리로
저 멀리 보이는 문을 향에 기어가 손잡이를 잡으려는 순간



"후..."



"악!?"



언제 왔는지 내 바로 뒤에 서서 목을 움켜잡고
억지로 눈을 맞추며 감정이라곤 살의 밖에 느껴지지 않는
눈빛으로 날 지그시 내려다 보더니

침대로 끌고가서 나를 안고 누웠다.



"에휴... 도망갈 생각 하지 마... 일부러 힘줄도 다 끊어놨는데... 다음엔 다 자른다..."



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


순애입니다?


1시간만에 썻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