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루했다.


재수 끝에 그럭저럭 괜찮다는 평가를 받는 4년제 대학에 합격했다.


이미 먼저 대학에 들어간 친구들은 커플이니 동아리니 하며 각자의 세계로 흩어졌고,

나는 어정쩡하게 남겨진 기분으로 시간을 흘려보내고 있었다.


무료함 속에서, 약간의 호기심과 궁금증이 손가락을 움직여 어플을 켰다.


얼굴을 가린 채 몸 사진만 올린 사람들, 혹은 화장실 거울 앞에서 얼굴까지 드러낸 채 자신을 과시하듯 찍은 사진들이 화면을 가득 채웠다.


나는 한참을 구경하다가,

어색하게 얼굴을 가리고 살집이 조금 있으면서도 근육이 드러나는 몸을 내세워 사진을 올렸다.


괜히 포즈까지 취해가며.


나이가 깡패라던가.


어설픈 사진임에도 쪽지와 ‘좋아요’가 생각보다 많이 쏟아졌다.


몇몇 그나마 마음에 드는 사람들에게 답장을 보내고, 다시 화면을 넘기던 순간.


한 사람에게서 눈이 멈췄다.


아저씨였다.


괜히 심장이 한 번 크게 뛰었다.


망설이다가, 처음으로 내가 먼저 말을 걸었다.


답장이 없었다.


괜히 딴짓을 하며 폰을 내려놓았다가, 알림음이 울리자 거의 반사적으로 화면을 켰다.


그가 답장을 남겨두었다.


별다른 말은 없었다.



“지금 볼래?”



심장이 더 빠르게 뛰었다.


당장이라도 만나보고 싶었다.


하지만 시계를 보니 이미 밤 12시가 넘은 시간. 대중교통은 끊겼고, 딱히 이동수단도 없었다.


아쉬운 마음에 답장을 남겼다.



“제가 이동수단이 없어서요. 날 밝으면 그때 뵈요 ㅎㅎ”



보내자마자 답장이 왔다.



“택시 타고 와. 택시비 내줄게.”



침이 꼴깍 넘어갔다.


머릿속에 생각이 쏟아졌다.


택시비 안 주면 어떡하지.


혹시 위험한 사람은 아닐까.


그런데도 이상하게, 두려움보다 더 크게 부풀어 오르는 게 있었다.


처음이라는 것에 대한 호기심.


낯선 세계로 한 발 내딛는 두근거림.


이미 손가락은 움직이고 있었다.



“진짜죠? 어디로 가면 되나요?”



곧 주소 하나가 도착했다.



“곧바로 출발할게요.”



나는 그나마 이뻐보일만한 옷을 꺼내 입고, 집을 몰래 빠져나왔다.


역대급 한파라던 날이었지만, 몸에서 올라오는 열기 때문인지 추위는 거의 느껴지지 않았다.


택시는 생각보다 빨리 잡혔다.


떨리는 목소리를 애써 숨기며, 기사에게 목적지를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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