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이름은 비루, 평범한 갯과 수인, 수컷이다.
나는 꿈이 없다.
그냥 평범하게 편의점 알바를 하면서 매일매일 아무런 의미 없이 하루를 보낸다.

아... 그냥 귀찮은데 제발 아무도 오지 마라...

띵동

문이 열리는 소리가 들렸다.
나는 자연스럽게 문쪽을 보았다.

"어서 오세..."

손님이 왔다.
검은 털을 가지고 있고, 덩치는 고양잇과 못지않게 커다랬으며 근육질이었다.

그런데, 왠지 모르게 우울한 냄새가 나고 있었다.
나는 나도 모르게 그 손님을 계속 지켜보고 있었다.

그 손님은 술 두 병을 집고 계산대까지 왔다.

손님의 얼굴을 자세히 보니, 눈은 달처럼 예쁜 노란색의 두 눈을 가지고 있었고, 그와 상반되게 턱수염에 흉터 자국이 나 있었다.
누가 봐도 사연이 있는 게 틀림없었다.

???: 저기요. 혹시, 괜찮으신가요?

"눈이 예쁘네요."

???: 예?

젠장할, 나도 모르게 말이 헛나왔다.
하씨, 이걸 어떻게 수습하지...

"아, 죄송합니다... 제가 말실수를..."

순간, 옅은 웃음소리가 내 귀에 들려왔다.

???: 아닙니다. 오히려 과찬이죠.

다행이다... 생각보다 친절한 분이시네.

나는 제빨리 바코드를 찍고 가격을 말씀드렸다.

???: 현금으로 계산하겠습니다.

나는 얼른 현금을 받고 계산을 완료했다.

기계음: 거래가 완료되었습니다!

"조심히 들어가세요."

그는 옅은 미소를 지은 채 고개를 끄덕이며 밖으로 나갔다.
아까보다는 우울한 냄새가 줄어든 것 같았다.

아니, 내가 왜 갑자기 이런 생각을 하고 있는 거지. 머리 아프게 말이야.

어느덧 시간이 밤이 되었다.
나는 집으로 향하고 있었다.

그나저나 옆집에 누가 이사 온다고 했는데... 누구시지...

나는 쓸데없는 잡생각을 한 채 집으로 향했다.

빌라 현관까지 도착했다. 그때,
현관에서 낮에 봤던 손님을 만났다.

...여기서 또 보네.
먼저 말 걸어볼까?
근데 겨우 본 지 얼마 안 됐는데...

???: 여기에 사셨던 분이셨군요. 오늘 이사 온 크루거입니다. 402호에 삽니다.

미친, 저 사람이 옆집이었어?

일단 침착해지자. 마음을 다시 가다듬고, 자연스럽게.

"401호에 사는 비루입니다."

크루거: 이웃분이셨다니, 앞으로 친하게 지내요.

그는 또 내게 옅은 미소를 지었고, 내게 손을 내밀었다.

뭐지, 왜 심장이 빠르게 뛰는 거지. 이건 또 무슨 상황이지.

"아, 저 급히 해야 할 일이 있어서..."

나는 그의 악수를 뿌리친 채, 곧바로 401호로 향했다.

집에 도착했다.

근데... 찝찝하다.
굳이 도망갈 필요도 없었던 것 같다.

하지만, 이건 내가 한 것이 아니다.
내 마음이 부끄러워 한 것이다.

도대체 뭐가 부끄럽지?

...악수 정도는 해볼걸. 




(어쩌다보니까 시리즈가 될꺼 같네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