샤론: 나를 진심으로 사랑해줘서 고마워···
.
.
.
.
시간은 비스트시티에서 돌아온지 4일째, 단체 훈련이 있던 날이다.
도훈이와 크리스, 난 훈련실에 잘 모였지만 샤론만 보이지 않았다.
"샤론이 안 왔네?"
박도훈: 그 영감 방에서 아직도 자고 있는거 아니아?
"그런가, 확인 하러 가볼까?"
크리스: 찬성합니다.
우린 샤론의 방으로 향했다.
난 문을 두드리지도 않고 방문을 열었다.
“샤론, 혼자서 뭐 해? 오늘 단체 훈련하기로 했잖아.”
샤론: 깜짝이여! 깜빡이는 켜고 들어왔어야제!
샤론이 눈물을 훔치며 당황스러워한다.
“아, 미안. 노크했어야 했는데.”
박도훈: 뭐야, 할배 왜 울어?
샤론: 우는 거 아니걸랑···
크리스: 구식 펜던트가 젖어 있습니다. 눈물 자국이 보이네요.
크리스가 내게 조용히 말해주었다.
샤론: 신경 쓸 거 없당께, 얼른 다시 훈련하러 가자잉.
샤론은 유독 이 날만 되면 방에서 눈물을 흘리는 것 같다.
우리 일행은 샤론의 방에서 나가 다시 훈련장으로 가고 있었다.
크리스: 박도훈 씨, 최근에 1차 해방을 하셨는데 등록은 하셨나요?
박도훈: 당연하지! 해방 능력을 얻으면 무조건 등록해야 한다! 그걸 누가 몰라!
“그렇다면 1차 해방을 할 수 있는 게 지금은 도훈이랑 크리스라는 거지?”
크리스: 그렇습니다. 우리의 전력이 늘어났다고 볼 수 있는 셈이죠.
대화를 나누고 있던 사이 훈련장에 도착했다.
“크리스, 그러면 도훈이에게 1차 해방을 유지하는 방법을 알려주는 건 어떨까?”
크리스: 좋습니다. 그렇다면 먼저 해방 허가를 받고··· 이런, 미션이 내려졌네요. 서둘러 회의실로 갑시다.
도훈이와 크리스는 급하게 뛰어갔다.
“샤론, 왜 이렇게 울상이야. 힘든 일 있어?”
샤론: 내 힘든 일 읎다···
“진짜야? 숨기는 것 같은데?”
샤론: 내 진짜로 없다고 말했잖여.
크리스: 여러분, 서두르세요.
박도훈: 그래! 맨 늦게 오는 사람이 바보다!
샤론: 에잇, 저 망할 똥개새끼가!
“어이, 샤론! 같이 가!”
박도훈: 왔냐? 멍충아!
도훈이가 실실 웃으며 말했다.
“그래, 멍청한 리더가 왔다! 하여간 정말 애 같다니까.”
크리스: 우선 미션에 대해 설명하기 전에, 이번에 새로 도입된 등급 시스템에 대해 말씀드리겠습니다.
저번 테크노빌 사건과 비스트 토너먼트 사건 이후 범죄자와 괴생명체의 위험한 정도가 급격하게 상승했습니다.
이후 사상자를 줄이기 위해 등급 제도를 도입했죠.
등급은 프리넘부터 퀸토까지 총 9등급으로 나뉘어 있습니다.
우리가 제압해 왔던 적들은 그리 낮은 등급은 아니었지만, 이번 미션에는 더 위험한 등급의 무언가가 온다고 합니다.
정확한 정보는 프랭프 왕국에 가서 들어야 한다고 하네요.
샤론: 프랭프 왕국이면 내 고향인디··· 그래서 미션이 뭔디?
크리스: 세계수 보호입니다.
“그럼 바로 출발해 볼까? 다들 이번에도 잘해보자고. 다들 워프 스테이션으로 이동하자!”
샤론: 잠깐, 프랭프 마을은 워프 스테이션이 없지비.
박도훈: 차 타고 가면 되지!
샤론: 너무 오래 걸려. 더 효율적인 방법이 있지.
샤론이 갑자기 펜던트를 꺼내더니 마법진을 생성하고 나서는···
샤론: 데볼베르.
크리스: 샤론 씨가 프랭프 왕국으로 가는 포털을 연 것 같습니다.
“샤론! 언제부터 공간 이동 마법을 쓸 수 있던 거야?”
샤론: 아무데나 갈수 있는건 아니지비. 프랭프 왕국과 지금 우리가 있던 곳, 그 두 장소만 연결해 주지. 자세한건 나중에 설명 해줄께, 머리가 너무 아프지비...
박도훈: 빨리 가보자!
도훈이가 포털로 들어가고, 그다음으로는 크리스, 나, 샤론 순으로 들어갔다.
샤론: 도착했지비.
“여긴... 오두막집 안 인데?"
샤론: 따라오기나 하지비.
샤론을 따라 나와 내 동료들은 오두막집을 나갔다.
오두막집에 나가자 보이는 풍경은 푸르른 들판과 개울이 보였다.
박도훈: 우와! 여기 풍경 죽여준다!!!
샤론: 그치, 죽이제?
샤론이 웃으면서 답했지만 뭔가 이상하다.
왜 이렇게 허탈하게 웃지?
몇시간동안 숲을 걷자
우리는 숲에서 빠져 나올수 있었다.
"저기가 프랭프 왕국인가?"
커다란 세계수가 눈에 띄게 보이던 프랭프 마을은 너무나도 아름다워 보였다.
박도훈: 예들아! 여기서 누가 먼저 저 왕국에 빠르게 도착하는지 시합 하자!
갑자기 승부욕이 끓어올랐던 도훈이가 먼저 성급하게 왕국에 가고 있었다!
"도훈아! 기다려!!!"
크리스: 도훈씨는 못말린다니까요.
샤론: 그러게...
간신히 도훈이를 따라 잡은 우리는 왕국에 도착했다.
박도훈: 프랭프 왕국이여! 영웅들이 도착했도다!
크리스: 도훈씨, 잠깐만 조용히 해봐요.
도훈이는 등장과 동시에 존재감을 뿜어내기 시작했다.
그러나 엘프들은 조용히 째려만 볼 뿐 아무도 환영해 주지 않았다.
샤론: 원래 이런 사람들은 아닌데, 요상하네···
크리스: 우선, 신속히 궁전으로 이동합시다.
샤론: 궁전 위치도 내가 알고 있지지. 1000년 전에 근무했던 곳이었걸랑.
“샤론, 1000년 전에 궁전에서 근무했다고?”
샤론: 그래, 아주 오래전 일이지비? 일단 다들 날 따라오라지비.
몇십 분을 걷자 거대한 궁궐이 우리를 기다리고 있었다.
그리고 그 궁궐 안에는 커다란 세계수가 있었다.
???: 오, 로얄 어쌔신, 샤론. 돌아왔는가.
샤론: 네네, 결국 와버렸네요··· 다들 인사혀. 엘터너 폐하라고 하더라.
엘터너: 예의가 없는 건 여전하군.
샤론: 제 소중한 것을 앗아 가놓고, 어찌 그리 당당하신 거죠. 다수를 위한 소수의 희생이라면, 그 소수는 존중조차 받지 못하는 것이군요. 1000년이 지났는데도 당신은 여전히 바뀐 게 하나도 없으시군요.
엘터너: ···말싸움은 여기까지 하도록 하지. 지금은 그것보다 더 중요한 일이 있으니 말일세.
다들 30분 후에 회의실로 모이게나.
그러고는 잠시 침묵이 흘렀다.
샤론은 말없이 어디론가 가고 있었다.
우린 말없이 그를 따라갔다.
울음소리가 들린다.
샤론의 울음소리이다.
그는 펜던트를 손에 쥔 채 누군가의 이름을 부르는 듯했다.
세계수 앞에서 매우 처절하게 울고 있었다.
우린 샤론의 눈물을 안타깝게 지켜보고 있었다.
박도훈: 블리젠타, 샤론을 진정시키자.
크리스: 찬성합니다. 우리에겐 일이 있으니까요, 블리젠타.
"그렇지..."
샤론의 어깨에 손을 대자, 곧 거센 바람이 불어왔다. 순간에 세상이 하얗게 바랬고, 그들 외에 보이는 것은 없었다.
???: 안녕, 너희가 샤론의 친구들이지?
박도훈: 우린 어디로 온거지?
크리스: 공간 마법은 아닌 듯 합니다.
???: 그래, 마법이 아니야. 내 정신세계야.
한 여성이 서서히 나타났다.
???: 내 이름은 비엔토, 고대 마법사 혈통의 바람술사야.
"우릴 데려온 이유가 뭐지?"
비엔토: 걱정 마. 나쁜 의도는 없어. 난 샤론에 대해 말해주려는 것뿐이야.
"뭘 말하는 거지? 샤론은 어딨고?"
비엔토: 초대하지 않았어. 진실을 알게 되면 샤론의 정신이 붕괴될 테니까.
박도훈: 근데, 샤론과는 무슨 사이야?
비엔토: 아, 그것도 알려주려던 참이었어.
바람이 우리를 휩쓸었다...
박도훈: 윽, 머리야···
크리스: 주변을 둘러봐야 할 것 같습니다.
"여긴 어디지?"
비엔토: 1000년 전 프랭프 왕국을 재현했어. 여긴 궁전 안이야.
박도훈: 크리스! 봐! 저기 영감이 있어!
크리스: 1000년 후와 다른게 없네요.
"아니야, 뭔가 달라."
능글맞은 표정, 특이한 헤어스타일···
하지만 눈빛과 말투만은 달랐다. 어쩐지 진지했다.
엘터너: 훈련병 샤론, 너의 업적을 높이 평가해 널 로열 어쌔신으로 승급시켜주마.
순간 뒷통수를 맞은 듯 얼얼해졌다. 샤론이 저런 위험한 인물일지는 몰랐다.
우리가 알고 있던 샤론과 지금의 샤론 중 무엇이 진짜인지 알 수 없었다.
비엔토: 샤론은 원래 매사에 진지한 성격이었어.
나는 샤론의 진지한 모습을 보고 놀랄수 밖에 없었다.
여태 샤론을 농담따먹기나 좋아하는 엘프로 여겨왔다.
저런 모습도 있는데 왜 우리는 보지 못했지?
다시 바람이 몰아쳤다.
이번에는 회의실로 보이는 장소에 도착한것 같았다.
엘터너: 로얄 어쌔신 샤론, 너에게 첫 임무를 주겠다.
엘터너: 인간 도시에 가서 고대 마법사의 피가 흐르는 자를 데려 와라.
샤론: 설마, 계획을 실행시키려는 것 입니까? 솔직히 저는 꺼림칙하게 느껴질 뿐 입니다.
엘터너: 지금 내말을 거역하겠다는 것인가?
샤론: 아닙니다. 실행하겠습니다.
다시 강풍을 느꼈을 땐 어느 숲속에 있었다.
엘프가 숨을 간신히 내쉬는 것이 눈에 들어왔다.
박도훈: 영감!!!
그는 복부에 큰 상처가 있었고, 피를 흘리며 고통에 신음하고 있었다.
크리스: 빨리 응급 처치를...
비엔토: 진정해. 이건 과거에 있었던 일을 보고 있을 뿐,직접 개입할 수는 없어.
또 다른 비엔토가 샤론에게 다가오고 있었다.
샤론: 넌 누구지? 인간이냐...?
비엔토: 난 비엔토야, 평범한 바람술사지.
샤론: 날 죽이기 위해 온거냐...?
비엔토: 아니, 그저 과거의 나와 겹쳐보여서 도우려는 것 뿐이야.
샤론: (의심을 거두지 않는다.)
비엔토는 자기 덩치보다 작은 샤론을 업었다.
비엔토: 돕지도 못하게 할 셈이야? 눈 좀 붙이고 쉬어.
비엔토를 따라가니 개울가와 오두막이 있는 곳이 보였다.
바람이 불고, 바람에 몸을 맡기기로 했다. 샤론의 과거를 보여줄 뿐이니까.
오두막의 벽과 누워있는 샤론이 보였다.
비엔토: 난쟁이, 정신이 든거야?
샤론: 시간이 없어. 빨리 돌아가야 해.
비엔토: 잠깐! 움직이지 마!
봉합한 상처에서 피가 다시 베어나오기 시작했다. 샤론은 신음을 내지른다.
비엔토: 움직이지 말라고 했잖아..다 나을 때 까지는 여기에 있어도 좋아.
샤론: 안돼... 왕국에 복귀해야 해...
비엔토: 넌 도시에 사는게 축복이겠지만 난 아니었어. 난 언제나 괴물 취급에 도구로 여겨졌어.
항상 배척 당했고, 난 속세를 벗어나기로 결심했어. 보다시피 이 숲에 왔고.
비엔토(영혼): 우리의 인연은 그렇게 시작되었어.
나는 샤론을 돌보면서, 그리고 샤론은 나와 오두막에 지내며 점점 서로를 좋아하게 되었지.
꽤 짧은 시간이었음에도 우린 호감을 가졌어...
"그렇게 해서 샤론과 연인이 되었구나."
비엔토(영혼): 그래, 이때가 제일 행복했었지. 근데 그 행복은 그리 오래가지는 않았어.
바람이 그들을 휘감고 지나갔다.
어느새 부슬비가 내리는 초원의 전경이 펼쳐졌다.
샤론: 엘터너 페하... 아니, 엘터너...비엔토를 어떻게 한거냐!
엘터너: 질문은 내가 한다. 어째서 왕국을 배신했지?
샤론: 대답이나 해, 빌어먹을 늙은이.
엘터너: 말대답하는 건 여전하군. 밥상예절을 못 받았나? 어쩌면 매가 부족한지도.
샤론: 매를 들 힘이 아직도 남아있냐?
초원은 더욱 어두워지고, 초원을 두들기는 빗소리만이 남는다. 샤론은 화살을 꺼내들고 중얼거린다.
샤론: 난 약속했단 말이야. 곁에 있어 주겠다고... 난 포기할 수 없어...
엘터너: 네놈이 그 화살을 쏘아 날 죽여도 운명은 바뀌지 않는다.
샤론: 그래? 그건 네놈을 죽인 다음에 알 수 있을 것 같은데?
엘터너: 지금 네가 이 행동을 한 걸 후회하게 해주마.
샤론은 잠시 고민했다.
하지만 쏘아야 한다.
비엔토와의 약속을 지키기 위해.
샤론은 이를 악물고 활시위를 끝까지 당겼다.
온 아우라를 활에 집중시켰다.
샤론: 코스모그, 트레히코.
화살이 날아갔다.
그 순간, 엘터너의 검이 먼저 움직였다.
엘터너: 너의 패배는 이미 정해져 있다.
엘터너가 날린 검기는 샤론의 화살을 반으로 갈랐다.
그 검기는 그대로 샤론을 향했다.
샤론이 고통을 느끼기도 전에 복부가 베였다.
피가 흘렀다.
샤론: 엘터너, 넌 내 소중한 것을 앗아갔어.
엘터너: 소중한 것? 명예를 말하는 것인가?
샤론: 아니. 행복이라는 걸 처음으로 알려준, 내 소중한 사람을 말이야.
나는 샤론의 손이 떨리고 있는 걸 보았다.
하지만 느낄 수 있었다.
이 떨림은 공포가 아니라 분노라는 것을.
샤론: 언젠가는... 나도 너의 미래를 쳐부숴주마. 하나도 남김없이, 그 모든 가능성을...
엘터너: 말이 너무 많군. 확실하게 숨통을 끊어주마.
엘터너는 샤론의 앞까지 당당히 걸어왔다.
대검을 머리 위로 치켜들었다.
엘터너: 죽기 전에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말은?
샤론: 엿이나 먹어.
샤론의 떨리는 손에 쥐어져 있던 화살이 엘터너의 왼쪽 눈을 향해 날아갔다.
엘터너: ...!
엘터너의 왼쪽 눈이 꿰뚫렸다.
비명이 터져 나왔다.
고통에 몸부림치는 틈을 타 샤론은 재빠르게 도망쳤다.
나와 동료들은 샤론의 뒤를 쫓아갔다.
숲속 깊숙이 들어간 샤론은 혼잣말을 하고 있었다.
샤론: 기다려, 비엔토... 내 몸이 완전히 회복하면... 구하러 갈게...
그러고는 샤론은 눈을 감았다.
비엔토(영혼): 그렇게 시간은 1일, 1주일, 1달, 1년, 10년, 100년, 1000년이 흘렀어.
샤론이 눈을 떴다.
눈을 뜬 샤론은 아무 말 없이 떠돌아다녔다.
숲을 벗어나 이곳저곳을 헤맸다.
그러다 도착한 곳이 지금 우리가 사는 도시였다.
비엔토(영혼): 이게 샤론의 과거야.
나는 샤론이 그저 철없이 농담 따먹기를 좋아하는 줄만 알았다.
하지만 이제야 깨달았다.
웃음이라는 가면을 쓰고 연기해왔다는 걸.
비엔토(영혼): 있잖아. 너희들한테 부탁을 해도 될까?
나와 동료들은 말없이 고개를 끄덕였다.
비엔토(영혼): 샤론에게 이 말을 전해줘. 항상 지켜보고 있을게. 그리고 사랑해.
"잘 전해 줄게."
그리고 우리는 다시 현실로 돌아왔다.
여전히 샤론은 울고 있었다.
박도훈: 블리젠타, 비엔토가 했던 말을 전해주자.
크리스: 얼른 샤론 씨를 진정시키자고요.
그래, 샤론에게 비엔토가 전해달라는 말을 전해줘야지.
그래야 하는데···
그대로 말해버리면···
샤론이 못 버틸 거야···
비엔토, 미안하지만 그 말은 나중에 전해줄게.
나는 샤론에게 다가가 말을 꺼냈다.
"샤론."
샤론이 대답하지 않았다.
대답 대신 울음소리만 들렸다.
"샤론, 과거에 얽매여 있으면 앞으로 나아갈 수 없어. 그것이 비록 잔혹한 현실이라도, 받아들이지 못하면 또다시 방황하게 될 거야."
샤론: 뭐라고?
"과거를 잊을 수 없다면 받아들이자. 우리에게는 아직 갈 길이 멀어."
샤론: 너네가 뭘 알아··· 내가 겪은 고통을 너네가 어떻게 아냐고.
"현실을 받아들이면 알려줄게. 전해야 할 말도 있으니까."
샤론: 그냥 혼자 있게 냅둬.
"알겠어. 마음이 진정되면 다시 모이자."
샤론: ···회의실은 오른쪽 계단을 타고 4층까지 올라가서 바로 앞으로 쭉 가면 돼.
"고마워, 샤론. 먼저 가볼게."
나는 동료들을 데리고 회의실로 이동했다.
크리스: 왜 비엔토 씨가 전해달라는 말을 전해주지 않았나요?
"비엔토의 말이 샤론을 진심으로 걱정해서 하는 말이 맞아. 하지만 지금 상태에서 그 말을 전하면, 오히려 정신이 더 붕괴될 거야."
박도훈: 저기 회의실이다!
엘터너가 회의실 문 앞에서 우리를 기다리고 있었다.
엘터너: 다들 빨리 오시게. 할 말이 많다네.
회의실에 들어가자 안은 무거운 분위기로 가득했다.
엘터너: 내가 자네들을 부른 이유는 오로지 하나일세. 몇 시간 뒤, 어떤 존재가 세계수를 파괴할 것이라네.
잠시 침묵이 흘렀다.
엘터너가 다시 입을 열었다.
엘터너: 비록 믿기 힘들겠지만, 나의 능력은···
"미래예지."
박도훈: 대검을 들고 싸웠지.
크리스: 과거에는 강력한 존재였었죠.
엘터너: ···어떻게 알았는지는 나중에 묻겠네. 아무튼 그 존재의 모습은 정확히 보이지 않았지만, 다른 무언가를 느낄 수 있었네···
"다른 무언가라고···?"
박도훈: 그 다른 무언가가 뭔데?
엘터너: 나도 모르겠다네. 다만 우리의 것과는 다른, 이질적인 힘이 흐르고 있었지···
크리스: 이질적인 힘이라··· 매우 위험한 존재일 가능성도 있겠군요.
"그러면 얼른 작전을 세워야겠어. 크리스, 상층부에 연락해서 두 명의 1차 해방 허가를 받고···"
···뭐지?
왜 저번처럼 눈이 아프지···
이젠 두통이냐···?
"도훈, 크리스. 지금 세계수가 있는 쪽으로 출발해야 해."
박도훈: 갑자기? 작전 세우다 말고?
도훈의 말이 끝나자마자 회의실 바닥이 미세하게 흔들렸다.
"지금 가야 해! 안 그러면 세계수와 함께 있는 샤론이 위험하다고!"
엘터너의 병사 1: 폐하···! 왕국 외곽 하늘에 균열이 일어나고 있다는 보고가 들어왔습니다···!
엘터너: 벌써 시작된 건가···
"다들 꾸물거릴 시간 없어!"
나와 동료들, 그리고 엘터너는 황급히 밖으로 나갔다.
계곡처럼 새파랐던 하늘이 어둠으로 물들어가고 있었고, 균열이 계속 벌어지고 있었다.
크리스: 서둘러서 갑시다.
"균열이 점점 커지고 있어···"
외곽에 도착했을 때, 우리가 본 것은 균열이 갈라지며 하늘에서 떨어지는 어떤 물체였다.
그 물체는 뾰족한 귀를 가진 인간의 형태, 엘프처럼 보였다.
그리고 어딘가 익숙한 활을 들고 있었다···
"샤론, 네가 왜 여기에···?"
하지만 우리가 알던 샤론과 달리, 그는 보라색 안대를 하고 있었다.
???: 여기서 볼 줄은 몰랐네··· 블리젠타? 오랜만이야.
엘터너: 저자다.
엘터너는 확신에 찬 목소리로 말했다.
엘터너: 이질적인 힘을 가진 존재가 바로 저자다.
보라색 안대를 낀 샤론: 여기도 저 멍청한 쓰레기가 살아 있구나.
"너, 목적이 뭐야."
보라색 안대를 낀 샤론: 나의 목적은··· 세계수를 부수는 거다. 저 쓰레기가 내 전부를 부순 것처럼, 나도 저자의 소중한 것을 부숴 나의 소중한 것을 되찾을 것이다.
박도훈: 어이, 한 발자국만 더 움직이면 적군으로 간주할 거야.
보라색 안대를 낀 샤론: 도훈아, 우리 친했잖아. 섭섭하네. 그냥 순순히 세계수만 있는 곳을 알려주면 유혈 사태는 나지 않을 거야.
"도훈, 저자를 세계수와 샤론이 있는 곳으로 가게 놔두면 안 돼."
샤론과 비슷해 보이는 자가 한 발짝 움직이자, 도훈은 즉시 전투 태세에 들어갔다.
박도훈: 넌 진짜 영감탱이가 아니야.
나는 N.T.D 무기생산 팀과 마법 연구팀에게 받은 장비를 착용하고 전투 태세를 잡았다.
"염화쇄도, 발화."
크리스와 엘터너 또한 전투 태세를 갖추었다.
보라색 안대를 낀 샤론: 이미 세계수의 위치는 알고 있었지만, 옛정 때문에 봐주는 거였는데···
거센 바람이 불기 시작했다.
서늘한 감각이 온몸을 스쳤다.
보라색 안대를 낀 샤론: ···전부 덤벼.
보라색 안대를 낀 샤론이 활을 들고 내게 달려들었다.
나도 발화된 나의 검을 들고 공격을 맞받아쳤다.
활과 검이 부딪히는 소리가 내 귀에 울려 퍼졌다.
아니, 근데 저 샤론은 왜 내가 공격하는 것을 다 맞받아치고 있지?
박도훈: 블리젠타, 비켜봐!
보라 안대를 낀 샤론과 합을 맞추고 있는 사이, 도훈이가 보라 안대를 낀 샤론에게 약화 사슬을 만들어 던졌다.
보라 안대를 낀 샤론: 하하, 그걸 누가 맞아주겠니... 도훈아?
가뿐하게 피한 후 뒤로 공중제비하며 나와의 거리를 벌렸다.
보라 안대를 낀 샤론: 그럼 내 차례겠지?
그 샤론은 화살에 이질적인 아우라를 집어넣고 화살을 쏘았다.
그 기분 나쁜 아우라를 지닌 화살들을 나의 염화쇄도로 겨우겨우 튕겨냈다.
안심하고 있는 순간, 화살은 내 얼굴을 스쳐 지나가 도훈이를 향해 날아가고 있었다.
젠장, 이대로 있다간...
이런 상황에서 갑자기 또 눈이...
순간 내 머릿속에서 어떤 단어가 떠올랐다.
가속.
주변의 움직임이 느려지기 시작했다.
저번 검은 물체와 싸울 때 느꼈던 감각이었다.
난 느려진 화살을 염화쇄도로 베어냈다.
난 화살을 베어낸 후 크리스를 불렀다.
"크리스, 지금이야!"
크리스: 빈틈 확보.
크리스는 다리에 전기를 두른 채 보라색 안대를 낀 샤론의 뒤를 기습했다.
보라색 안대를 낀 샤론: 뭐, 그 정도는 이미 알고 있었다고, 로봇 숙녀.
그 샤론은 오히려 몸을 튼 다음 발차기를 피했고, 활로 크리스의 머리를 가격하려 했다.
박도훈: 소용없어!
다시 사슬을 만든 도훈이는 크리스를 사슬로 묶은 후 우리 쪽으로 끌고 왔다.
크리스: 감사합니다. 도훈.
보라색 안대를 낀 샤론: 니네가 협공을 해도 난 니네의 움직임을 다 읽을 수 있다고. 다 소용없다는 것이지.
엘터너: 과연, 그럴까?
보라색 안대를 낀 샤론의 뒤로 몰래 이동했던 엘터너가 그 샤론을 기습했다.
보라색 안대를 낀 샤론: 와, 이번 건 큰일 날 뻔했어, 영감.
기습에 성공한 줄 알았지만, 대검은 바닥에 꽂혀 있었다.
보라색 안대를 낀 샤론: 하지만 강력한 존재도 세월 앞에서는 무용지물이라니까.
그 샤론은 빠른 손놀림으로 활을 장전하고 활시위를 당겼다.
하지만 엘터너는 이미 이 상황이 올 것을 예상한 듯, 코앞에서 날아오는 화살을 한 손으로 잡았다.
엘터너: 니놈만 미래를 본다고 착각하지 마라.
엘터너는 잡고 있던 대검을 내려놓고 재빠르게 그 샤론의 한쪽 팔을 붙잡고는 내던져버렸다.
두세 바퀴를 구른 그 샤론은 아무 일 없다는 듯 일어났다.
보라색 안대를 낀 샤론: 아이고... 내가 깜박 잊고 있었네... 아직 미래를 보는 능력은 불안정했었는데... 놀이는 이쯤하고 슬슬 진지하게 가볼까...?
순간, 그 샤론한테서 끔찍한 절규 소리가 섞인 보라색 아우라가 뿜어져 나오기 시작했다.
"저 꺼림찍한 아우라... 엘터너 폐하 말대로 정말 이질적이야. 다들 조심해."
그 샤론은 활시위를 당기며 중얼거렸다.
보라색 안대를 낀 샤론: 포드리다로사.
그가 활시위를 놓자 셀 수 없을 정도로 많은 썩은 장미 덩굴들이 우리를 향해 날아오고 있었다.
제길, 저렇게 많이 날아오는 걸 반응해서 베어내지...
이번에도 그 힘을 빌려야 하나.
또다시 주변에 있는 모든 것이 느려져 보이기 시작했다.
나의 타오르는 염화쇄도로 날아오는 장미 덩굴들을 태워냈다.
어느 정도 정리가 된 것 같았다.
근데 눈에 뭔가 흐르는 것 같은데?
박도훈: 블리젠타, 너 눈이...!
모든 것이 다시 원래대로 돌아온 것과 동시에 나를 걱정하는 도훈이를 보았다.
시야가 약간 붉어지기 시작했다.
아, 눈에 흐르는 건 피였구나.
엘터너: 자네는 잠시 뒤로 물러가게.
크리스: 도훈 씨, N.T.D 상층부에서 1차 해방을 허가받았습니다.
박도훈: 그래, 좋았어. 크리스, 잠깐만 시간을 끌어줘. 정신을 집중해야 해.
보라색 안대를 낀 샤론: 내가 가만히 냅둘 것 같아?
활시위를 잡아당기고 놓는 건 짧은 순간이었다.
그 화살은 도훈이의 심장 쪽을 향했다.
그러나 화살은 도훈이의 심장에 다다르지 못했다.
장미덩쿨은이 화살을 막아주었다.
보라색 안대를 낀 샤론: 장미덩쿨?
보라색 안대를 낀 샤론이 당황하고 있는 순간
1차 해방을 한 크리스는 노란색 전기 아우라를 두른체 주먹을 휘둘렀다.
크리스: 쇼크 너클.
보라색 안대를 낀 샤론은 반응을 할 시간도 없이 주먹을 맞아버리면서 굴러떨어졌다.
박도훈: 저 장미덩쿨은...?
엘터너: 좀 많이 늦게 왔군.
"샤론!"
샤론: 그래, 동료가 위험에 처해있는데 가만히 있을 수는 없으니까.
그러고는 샤론은 보라색 안대를 낀 샤론에게 질문을 던졌다.
샤론: 보라색 안대를 낀놈, 넌 누군데 나와 비슷하게 생겼지?
그 순간, 보라색 안대를 낀 샤론은 분명 치명상을 입었음에도 다시 한번 아무일 없다는 듯이 일어났다.
그러고는 비웃으면서 말했다.
보라색 안대를 낀 샤론: 보면 모르겠어? 난, 너야.
샤론: 너가 나라고?
그 순간 보라색 안대를 낀 샤론이 안대를 풀며 말했다.
샤론?: 그래, 너야. 엘터너를 죽이고 세계수를 파괴한 세계의 너라고.
샤론: 세계수를 파괴했다고...? 어째서?
샤론?: 두번 말하기는 귀찮은데... 소중한 것이 거기에 있으니까.
샤론: 소중한 것 이라면... 설마?
샤론?: 그래, 비엔토... 나의 연인... 아니 너의 연인은 세계수의 내부에 있어. 그러니까... 세계수를 부순다면, 넌 비엔토를 만날수 있을 꺼야.
비엔토도 1000년만에 널 보면 엄청 기뻐할껄?
그 감동의 재회를 하게 내가 도와줄게.
샤론: 비엔토를... 만나게 해준다고...?
순간, 활을 쥐고 있던 샤론의 손이 미세하게 떨리고 있었다.
엘터너: 샤론, 저자의 말에 현혹되지 말아라!
샤론: ...
엘터너의 목소리를 듣고 샤론이 뒤를 돌아본 순간, 안대를 벗은 샤론이 활시위를 당기고 있었다.
샤론?: 글로리아 데 레마나나... 마르치타!
병든 나팔꽃 폭화살들이 샤론을 향해 날라가고 있다.
박도훈: 명연주화권, 제2형태... 명화!
1차해방을 한 도훈이의 불로 만들어진 목도리가 길게 늘어나면서 불꽃 장벽을 만든뒤 날라오는 나팔꽃 화살들을 막아냈다.
박도훈: 영감, 빛진거 갚았다?
샤론: 도훈, 당장 그 화살들 털어내!
박도훈: 뭐라고?
그리고 내가 보고 들은 것은 화약 안개와 귀에 꽂는 폭발음 이였다.
"도훈, 샤론!"
크리스: 걱정 하지마세요, 블리젠타.
화약안개가 개자, 플라즈마 배리어를 둘러싼 도훈이와 공격을 준비한 샤론이 있었다.
샤론: 글로리아 데 레마나나!
샤론?: 내 기술에 내가 당할것 같아?
두 샤론의 나팔꽃 화살들이 충돌하자 더많은 폭발 소리가 우리 주변에 맴돌고 있었다.
주변은 화약 안개는 더더욱 자욱해졌다.
"다들 조심해, 언제 기습할지도 몰라..."
나와 내 동료들, 엘터너는 소리만 의지한체 경계하고 있었다.
그러나, 이상했다.
이질적인 아우라가 안 느껴진다.
우리가 한 발 늦었다고 생각한건, 안개가 개워진 뒤였다.
샤론: 저쪽 들판에 균열이...!
균열이 열려있었다.
균열속에 보이는 건 궁궐의 정문이였다.
균열은 빠른속도로 작아지고 있었다.
저 균열에 들어가지 못하면, 좋지 않은 일이 일어날것이다.
균열을 발견한 샤론은 바로 균열 안속으로 들어갔다.
"빨리 들어가야해!"
하지만 나는 이미 지친몸을 움직일 수 없었다.
도훈이는 균열과 너무 멀리 떨어져 도착하기도 전에 균열이 사라져있을 것이다.
크리스는 불안정한 해방을 다루는데 사툴렀기에 마나가 고갈되었다.
샤론 혼자서는 안된다.
그러니 나도 빨리가야한다.
하지만 저 거리를 어떻게...?
그 순간, 엘터너는 내게 다가와 큰 결심을 내린듯한 목소리로 내게 말했다.
엘터너: 블리젠타, 미안하네. 하지만 이 방법 밖에 없다네...
엘터너는 나를 들어올리고는 균열이 있는 곳으로 던졌다.
엘터너: 우리도 금방 따라가겠네!
그렇게 나는 균열속으로 들어갔다.
균열 속에서 빠져 나왔다.
내가 도착한 곳은 프랭프 왕국의 궁궐 정문이다.
샤론: 이게 무슨...?
나와 샤론이 본 광경은 많은 병사들이 궁궐 정문에 쓰러진 모습이었다.
병사1: 도와주세요...
"무슨 일이 있었던 거죠?"
병사2: 어떤 사내가 허가 없이 세계수가 있는 궁궐 안쪽으로 들어가려 해서 저희가 막으려 했지만 역부족이었습니다...
샤론: 블리젠타, 빨리 가야 해. 안 그러면 그 녀석이 세계수에게 뭔 짓을 할지도 몰라.
샤론은 바로 궁궐 안쪽으로 달려가기 시작했다. 평소보다 더 빠른 속도로.
나도 아픈 몸으로 최대한 빠르게 샤론의 뒤를 쫓아갔다.
궁궐 안의 상황도 마찬가지였다. 많은 병사들이 바닥에 쓰러져 있었다.
세계수가 있는 곳으로 도착했다. 그곳은 매우 넓은 공간이였다. 마치 비엔토가 초대해줬던 정신세계와 매우 닮았었다.
다만 다른 점이라면, 세계수는 그 넓은 곳의 중앙에 있었고,두 샤론은 서로 대치 중이었다.
나는 급히 샤론이 있는 곳으로 달려갔다.
샤론: 그만둬, 또 다른 나. 나도 너의 마음을 잘 알아, 하지만...
샤론?: 하지만? 샤론, 다시 한 번 말해줄게. 엘터너는 너의 소중한 것을 뺏었어. 비엔토! 너의 연인을 말이야! 저 세계수를 부순다면... 비엔토를 구할 수 있을 거라고...!
샤론: ...진짜, 비엔토가 안에 살아있다고...?
샤론?: 그래, 내가 비엔토를 구하는 걸 도와줄게. 내게 아우라를 나눠줘. 내 손을 잡아.
"샤론, 정신 차려. 그 사람은... 이미 이 세상에 있는 사람이 아닐 거야. 계속 그렇게 미련을 둔다면 너도, 그 사람도 힘들어질 거야."
순간 샤론은 잠시 멈칫했다.
샤론: ...니 말이 맞아... 하지만...
샤론?: 샤론, 둘 중에 하나를 선택해. 나와 함께 세계수를 부셔버리고 비엔토를 구할지, 아니면 비엔토를 그대로 가두게 할지.
샤론은 다른 샤론의 말에 두 가지 갈림길에 서게 되었다.
샤론: 난... 나는...
샤론이 고민 속에 괴로워하던 순간, 갑자기 주변에서 바람이 휘몰아치기 시작했다.
그리고 샤론의 펜던트는 빛나기 시작했다.
???: 블리젠타, 고마워. 나 샤론에게 진짜로 전해야 할 말이 뭔지 깨달았어.
바람에 형태가 잡히기 시작하더니 한 여성의 모습이 되었다.
샤론?: 이거 꿈이지...?
샤론: 비엔토...?
비엔토(영혼): 오랜만이야, 샤론. 그리고, 안녕 처음 보는 샤론?
두 샤론은 한참을 멍하니 한 여인만 보고 있었다.
비엔토(영혼): 샤론, 그리고 어디서 왔는지 모르는 샤론, 부탁이 있어.
샤론: 말만 해... 뭐든지 들어줄게.
비엔토(영혼): 날 위해서, 내 죽음에 슬픔이라는 감옥 속에서 벗어나 주겠니...? 그리고 우리가 함께했던 행복한 추억을 되새겨주고 미소 지어줘. 부탁할게. 샤론, 사랑해.
그리고 바람은 형태를 잡지 못한 채 사라져버렸다.
샤론: 비엔토...
샤론?: 거짓말... 비엔토가... 죽었다고? 말도 안 돼. 그럼 내가 여태까지 이 개판을 친 게 헛수고가 됐다고?
"샤론, 저 녀석한테서 멀리 떨어져!"
또 다른 샤론의 아우라가 폭발적으로 순식간에 늘어났다.
그는 분노에 찬 눈빛과 함께 절규하듯 소리쳤다.
샤론?: 커럽토, 아모러...!
그가 소리친 순간, 그의 옆에서 거대한 나무가 순식간에 자리 잡았다.
얼마 안 가 그 나무는 썩어 문들어졌고, 어떤 한 여성의 모습을 띠게 되었다.
여성을 닮은 무언가는 기분 나쁜 미소를 지은 채, 눈처럼 보이는 속에 아무것도 없는 두 구멍으로 샤론을 응시하는 것 같았다.
???: 샤아로온... 사아라아해에...
샤론?: 비엔토는... 안 죽었어. 이걸 봐, 샤론! 비엔토잖아!
그는 광기 어린 웃음소리를 내었다. 실성한 것 같았다.
샤론: 아니야... 저건, 비엔토가 아니야!
"샤론, 전투 태세."
내가 말이 끝나기 무섭게 샤론 또한 이미 싸울 준비를 하고 있었다.
그리고 난 다시 한 번 염화쇄도를 발화시켰다.
"샤론, 잘 들어. 저 괴물도 우리 둘로도 해결할 수 없는 녀석인데다 저 자식까지 상대해서 우리가 이길 확률은 제로에 가까워. 우린 나머지 동료들이 올 때까지 버텨야 해."
내가 말이 끝나기 무섭게 비엔토를 닮은 괴물이 우리 쪽으로 달려오고 있다.
샤론: 온다!
샤론은 활시위를 당겼다.
그런데 샤론은... 활시위를 놓치지 못했다.
"샤론! 너도 알잖아! 저건 네가 알고 있는 비엔토라는 사람이 아니야!"
샤론: 알아...! 나도 안다고, 그치만...!
"...샤론, 내가 저 나무 괴수를 맡을 테니까, 넌 저 자식을 맡아."
샤론: 하지만... 너 혼자서는 저 괴물을...
"잔말 말고, 가."
샤론: ...알겠어.
샤론은 빠른 속도로 또 다른 샤론이 있는 쪽으로 달려갔다.
나도 알고 있다. 저 괴물은 저번에 싸운 검은 물체와 동급이거나, 그 이상이라는 것을.
혼자서는 안 되는 건 알지만, 샤론이 더 이상 괴로워하는 모습을 비엔토가 보고 싶어 하지는 않을 것이다.
나무 괴수는 내 코앞까지 왔다.
우리는 살생을 금하지만, 소환체는 논외다.
그렇다면... 오랜만에 실력 발휘 좀 해볼까?
"발도술, 불꽃 가로베기"
뜨거운 불꽃을 두른 대검을 들고 일직선 으로 돌진하며 빠르게 배어냈다.
그러자, 그 나무 괴수는 불타오르기 시작했고, 비명인지 괴성인지 구분할 수 없는 소리를 질렀다.
???: 샤아로온... 너무 아파아...! 너무 아파! 나 두고 가지 마!!!
"샤론! 귀 막고 뒤 돌아보지 마! 넌 그 자식한테 가!"
샤론은 뒤돌아보지 않고 뛰어갔다.
그나저나 저 나무 괴수, 아파한 거 치고는 금방 회복됐다.
그리고... 하... 화만 돋게 한 것 같네.
앞으로 가속도 많아봐야 두 번 밖에 쓸 수 없고... 버티고 있을 수밖에.
나무 괴수는 검게 그을러진 나무껍질을 벗겨내고 빠른 속도로 다시 재생했다.
그리고는 내게 다시 달려들고 있다.
한 번 베는 걸로도 부족하면···
두 번 베면 그만이다.
"교차술, 불꽃 십자베기."
나무 괴수가 나를 잡으려 한 순간, 나는 다시 한 번 일직선으로 돌진하며 가로로 베어냈다.
그리고 괴수의 등 뒤로 돌아가 세로로 베어냈다.
이번에는 까맣게 탄 부위와 칼에 찍힌 자국이 선명했지만, 역시나··· 재생했다.
나무 괴수는 갑자기 허공에 손을 뻗었다.
뭐지···?
???: 너··· 나빠···!
"어라···?"
내가 방심한 사이, 나무 괴수의 팔은 엄청난 속도로 늘어나 내 얼굴까지 다가왔다.
반응을 할 수가 없었을 것이다···
원래 같았으면 말이다.
가속.
주변이 느려지기 시작했다.
마치 세상이 멈춘 것처럼 보였다.
"앞으로 한 번."
솔직히···
한 번 더 가속을 사용하면 죽을 것만 같다.
처음으로, 죽을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살고 싶다.
어째서 저번에도, 방금 전에도, 그리고 이번에도 내가 마법을 쓸 수 있었는지는 모르겠다.
이 가속 능력은··· 아마 저번 테크노빌 사건의 주범인 TRAPPER의 것이다.
보통 인간이라면 능력을 못 쓰는데···
나는 왜 마법을 사용할 수 있는 거지? 그것도 적의 능력을 말이다.
···쓸데없는 생각을 너무 많이 한 것 같다.
나는 리더다.
N.T.D 제압팀 A의 리더다.
내가 능력을 가지고 있든 말든, 지금은 그게 중요한 것이 아니다.
동료를 믿고 끝까지 버티는 것이 제일 중요하다.
"난격식, 불꽃놀음."
검은 다시 타올랐다.
불꽃은 검을 따라 번지기 시작했다.
"발화장갑, 200% 출력."
붉은색 불꽃이 푸른빛을 띠며 더욱 뜨겁게 타올랐다.
나는 빠르게 나무 괴수의 손부터 베고 시작했다.
그리고 팔을 베고, 어깨까지 난도질을 하며 돌진했다.
내가 베어낸 부위에는 불꽃의 잔향만이 남아 있었다.
어깨까지 난도질하며 돌진한 나는 안전하게 나무 괴수의 배후에 착지했다.
때마침 시간은 다시 원래대로 흐르기 시작했다.
시간이 원래대로 흐르자, 잔향의 형태였던 불꽃들이 나무 괴수의 손, 팔, 어깨를 태우기 시작했다.
???: 내 팔에··· 너··· 무슨 짓 한 거야···?
"불장난 좀 해봤다."
그 순간, 2m짜리 대검이 날아와 남은 팔 한쪽을 베어냈다.
엘터너: 오래 기다리게 해서 미안하다네, 블리젠타.
"아뇨, 잘 오셨습니다. 엘터너."
나무 괴수가 또다시 재생하려던 순간, 이번에는 주홍색 사슬이 날아와 괴수의 몸을 둘러맸다.
박도훈: 너만 멋진 척하는 건 그만두라고!!!
크리스: 신속하게 제압 후, 샤론 씨에게 지원하러 갑시다.
나머지 둘도 합류했다.
좋았어. 이걸로 전세 역전이다.
???: 아파··· 그만해··· 샤론이 보고 싶어···
그 말을 한 순간, 갑자기 썩은 나무 조각들이 바스러지기 시작했다.
지독한 악취가 나는 진액이 흘러나왔다.
그리고 그 진액 속에서 나온 것은···
진짜 인간과 매우 유사한···
나무 인간이었다.
엘터너: 설마··· 스스로 진화한 건가···?
???: 나··· 샤론··· 볼래··· 방해하면··· 기분 나빠.
그러고는 눈 깜짝할 사이에 나무뿌리를 순식간에 검으로 만들어 낸 후 내 쪽으로 달려왔다.
이번에는 방심하지 않았다.
나는 내 검으로 맞받아주었다.
그런데··· 어디선가 쇠가 조금씩 녹아내리는 소리가 들렸다.
내 검에서 나는 소리였다.
나는 얼른 뒤로 빠져나왔다.
다행히 아주 살짝 녹았을 뿐, 계속 싸우는 데에는 문제가 없을 것이다.
조금만 더 늦게 알아차렸으면··· 검은 박살 나 있었을 것이다.
크리스: 저 존재는··· 최소 세쿤치오와 테르치오급 사이의 위험 등급으로 추정됩니다.
박도훈: 그러면··· 얼마나 위험한 거지?
크리스: 저번에 도훈 씨가 저에게 말해줬던 검은 물체와 같거나, 그 이상의 힘을 가지고 있습니다.
엘터너: 보아하니 저 진액, 독성 성질을 띠는 것 같군. 로봇 숙녀가 상대하기에는 위험한 능력이니 뒤에서 서포트를 해 주시게나.
크리스: 알겠습니다.
박도훈: 다시 우리 쪽으로 온다!
"다들 조심해!"
나무 인간이 우리를 향해 검기를 날렸다.
크리스: 플라즈마 배리어, 최대 출력.
엄청난 크기의 배리어가 독성 성질을 지닌 검기를 막아냈다.
하지만 검기를 막아낸 배리어는 바로 녹아내리기 시작했다.
크리스: 엘터너, 지금이에요.
엘터너: 알고 있다네.
그는 대검을 땅에 꽂아 넣었다.
그리고 주먹으로 검 손잡이를 세게 치자, 땅에서 진동이 울려 퍼졌다.
그러자 나무 인간의 피부가 금이 가기 시작했다.
나무 인간은 진동에 정신을 못 차리고 있었다.
박도훈: 애들아, 나 준비됐어!
크리스: 도훈, 배리어를 드렸습니다.
"도훈아, 지금이야!"
박도훈: 필생즉사, 필사즉생.
명연주화권 제1형태, 연화.
온 아우라를 한 주먹에 담고 있던 도훈이는 배리어를 두른 채 나무 괴수 쪽으로 돌진했다.
돌진하는 도훈이의 모습은 마치 한 마리의 맹수 같았다.
도훈이의 불주먹이 나무 인간에게 닿자, 응축되어 있던 아우라가 순간적으로 폭발하며 나무 인간의 전신을 망가뜨렸다.
그 후 나무 인간은 아무런 저항 없이 쓰러졌다.
"나무 괴수 제압 완료."
박도훈: 빨리 저쪽으로 가자! 샤론이 위험해 보여!
엘터너: 서둘러야 할 것일세.
우리는 샤론을 도우러 뛰어가고 있었다.
???: 나···만··· 죽을 수··· 없어···
그 소리를 들은 나는 뒤를 돌아보았다.
뒤에 있는 크리스를 향해 검기가 날아오고 있었다.
지켜야 한다.
동료를 잃게 할 수는 없다.
가속.
나는 급한 마음에 마지막 한 번 남은 가속을 사용했다.
하지만··· 내가 할 수 있는 것은 없었다.
내게는 검기를 없앨 수 있을 정도의 힘이나 장비가 없었다.
난 그저 지켜볼 수밖에 없었다.
절망할 수밖에 없었다.
시간은 점점 원래대로 돌아가고 있었다.
지켜야 한다.
지켜야만 한다고.
지켜줘야 해.
나는 나도 모르게 검기가 날아오고 있는 방향으로 손을 뻗었다.
그 순간, 손에서 불에 타는 듯한 통증이 느껴지기 시작했다.
손가락 끝부터
손가락 마디
손바닥
팔
어깨
내가 말한 부위들이 타고 있는 것 같았다.
그 순간··· 내가 보고 있는 것은
검은 불꽃에 의해 불타고 있는 검기였다.
시간이 원래대로 돌아왔다.
검기는 크리스에게 닿기 전에 검은 불꽃에 의해 불타버렸다.
그리고 그 검은 불꽃은 나무 인간을 향해 날아갔다.
검은 불꽃이 나무 인간을 집어삼키자, 나무 인간은 고통에 몸부림치기 시작했다.
???: 아프으어···
나무 인간은 재생하려고 시도했지만···
재생도 못 한 채 점점 검게 타들어 갔다.
결국 나무 인간은 잿가루도 없이 소멸되었다.
크리스: ···블리젠타, 방금 전에는 뭐였죠···?
박도훈: 블리젠타, 네가 흑염을 쓴 거야···? 내 형이랑 그 빌어먹을 자식이 쓰던 거잖아···
"지금 그게 중요한 게 아니잖아!"
엘터너: 자네 말이 맞다네. 이대로 있다간 샤론도 물론이고 세계수마저 부서질 걸세!
나와 내 동료들, 그리고 엘터너는 다시 샤론에게 향했다.
나와 내 동료, 엘터너가 향했던 곳에서는 샤론과 샤론이 싸우고 있었다.
하지만 싸움이라기보다는 일방적인 공격에 가까워 보였다.
샤론이 싸우고 있는 다른 세계의 샤론은 샤론보다 훨씬 더 강력했다.
그자는 미래를 보는 눈을 가졌기에, 그리고 비엔토라는 사슬이 끊어졌기에 이성을 잃은 채 샤론에게 맹공격을 퍼붓고 있었다.
샤론도 간신히 대응하고 있을 뿐, 공격을 못 하고 있었다.
이대로 가면 샤론이 얼마 버티지 못할 것이다.
박도훈: 샤론!!! 내 사슬 잡아!
주홍색 사슬을 만든 도훈이가 샤론에게 사슬을 던져주려 하였다.
그러나 도훈이의 사슬은 샤론에게 닿지 않았다.
그리고 도훈이의 사슬을 잡은 건...
샤론?: 잡으라고? 이렇게?
그자를 가까이 보자, 그의 피부가 조금씩 부패된 나무에 잠식되어 가고 있었다.
블리젠타: 도훈, 사슬을 놓아!
샤론?: 늦었어!
그자가 사슬을 가볍게 한 번 당기자, 도훈이는 저항할 틈도 없이 그쪽으로 끌려갔다.
샤론?: 일단 개새끼부터...
그 순간 뒤에서 숨죽이고 있던 샤론이 그자의 어깨에 화살을 쏘았다.
샤론: 얌마, 니 상대는 나잖아. 애새끼 죽여가지고 뭐 할 거냐?
샤론?: 죽고 싶어서 환장했구나? 그래, 너가 원하는 대로 죽여주마...!
그자는 어깨에 꽂혀 있던 화살을 뽑아 냈다.
그리고 그자는 활시위를 당기고 있었다.
샤론?: 코스모스... 안토조...!
샤론 또한 활시위를 당기고 있었다.
샤론: 코스모스... 트레히코...!
서로의 감정을 실은 엄청난 양의 아우라가 화살에 둘러싸였다.
두 엘프가 활시위를 놓자 두 화살은 서로를 향해 빠른 속도로 날아갔다.
두 화살이 부딪히자 감정의 파도가 몰아치듯 엄청난 양의 아우라들이 서로를 집어삼키려 했다.
사랑하는 이를 잃어 그 사람을 그리워하며 고통스러워하는 비극의 코스모스 한 송이와,
사랑하는 이를 잃어 보고 싶어 하고 집착하는 갈망의 코스모스 한 송이와도 같았다.
처음에는 서로 막상막하인 줄 알았다.
하지만... 샤론의 화살이 점점 밀리고 있었다.
위험하다... 저대로 가다간 샤론이...!
나는 서둘러 팔을 허공에 뻗었다.
하지만 아까 능력을 너무 많이 써버린 탓일까.
팔이 불타는 것 같은 고통만 느껴졌다.
샤론의 화살은 이미 산산조각 나버리고 말았다.
부패한 감정의 화살이 샤론에게 향하고 있었다.
블리젠타: 샤론! 피해!
샤론은 움직일 수 없었다.
그저 떨고만 있었을 뿐이다.
샤론이 화살에 맞기 직전, 매우 짧은 순간이었지만 기계의 육체를 가진 여성이 몸을 던져 샤론의 공격을 대신 막아주었다.
크리스였다.
지칠 대로 지쳐버려 배리어도 제대로 못 펼치는 크리스가 몸을 던져 막아주었다.
샤론: 크리스...?
크리스가 입을 여는 순간, 녹음된 목소리가 재생되었다.
녹음된 목소리가 재생되자 두 샤론의 행동이 멈췄다.
비엔토(녹음): 저기... 크리스라고 했지? 잠깐 기다려 줄 수 있을까? 내가 블리젠타한테 더 전해줘야 할 말을 까먹어서 말이야. 이 말은 네가 전해주겠니?
.
.
.
비엔토(녹음): 샤론, 너한테 이 말을 전해줬어야 했는데... 실은 엘터너가 나에게 세계수가 되라고 강요한 것이 아니라 내가 자진해서 희생한 거야.
내가 세계수가 되면 프랭프 왕국은 생명 에너지 고갈로 서로 싸울 일도 없고, 그런 환경 속에서 네가 평화롭고 행복해질 수 있을 거라고 믿었어.
근데 이게 너에게 가장 큰 트라우마로 남게 돼버렸네...
바보 같고 어리석은 짓을 해서 미안해.
하지만 그만큼 진심이었어.
네가 나에게 사랑이라는 감정을 느끼게 해준 만큼 보답을 하고 싶었어.
부디 나를 용서해 주겠니, 샤론?
녹음된 목소리가 끝났다.
크리스의 안전 시스템: 신체 부위 파손 과다. 강제 귀환 모드로 전환합니다.
크리스: 샤론, 뒤를 부탁합니다.
크리스는 강제로 워프당했다.
샤론: ...진짜 다들 멍청이들이었네... 나를 위해서 서로 몸을 던지고... 희생하고... 내가 미안해지잖아.
샤론의 굳어 있던 표정이 풀리기 시작했다.
샤론: 비엔토, 내 말 들리면 똑똑히 들어라잉! 용서를 바란다고라? 바보야, 언제든지 용서해주지.
세계수가 비엔토를 대신해 반응한 듯 나뭇잎이 바람에 따라 살랑살랑 움직였다.
샤론?: ...샤론, 비엔토는 살아 있잖아...! 저것들이 무슨 수를 쓴 거겠지. 저기 봐! 저기 비엔토가...
그자가 손가락으로 가리킨 건 아무것도 없는 허공이었다.
블리젠타: 아, 나무 괴수 말이야? 우리가 해치워버려서... 이를 어찌해야 하냐...?
샤론?: 나는 그러면... 또 비엔토를... 잃은 거야...? 아니야, 이러면 안 되는 거야. 돌려줘... 비엔토를... 돌려줘...!
샤론: 얌마, 정신 차려. 방금 전에 네가 만들었던 건 비엔토가 아니라 비엔토를 모방한 괴물이란 말이야.
샤론?: 닥쳐...! 닥치라고...!
그의 몸에서 섞인 나무가 점차 그의 몸을 뒤덮기 시작했다.
뼈가 우직끈 부서지는 소리,
살점이 나무와 뒤엉키는 소리,
절망과 분노가 섞인 비명 소리가 들렸다.
???: 비엔토... 비엔토...가 없는 세상... 필요 없다... 부순다...
그는 아무런 생각 없이, 그저 본능에 충실한 나무 괴수가 되어 있었다.
괴수는 알 수 없는 말들을 중얼거리기 시작했다.
그리고 괴수가 바닥에 뿌리를 꽂자마자 땅이 울리기 시작했다.
블리젠타: 이 울림은...? 균열...?
균열 속을 이동했을 때의 울림과 비슷했다.
그렇다는 건...
프랭프 왕국을 통째로 균열 속에 빨려 들어가게 하려는 것인가?
블리젠타: 엘터너, 도훈아!... 다시 전투 테...
샤론: 아니, 이 녀석은 내가 처리할게. 그동안 민폐만 끼쳐서 미안하다.
박도훈: 하지만 저 녀석은 너 혼자서 상대할 수 있는 그런 상대가 아니야...!
샤론: 혼자라면 그렇겠지. 하지만 이젠 아니야.
샤론의 펜던트가 빛나기 시작하더니 주변의 바람이 불기 시작했다.
엘터너: 이 바람은...?
샤론: 비엔토, 내 말이 들리면 부탁해도 될까? 너의 힘을 내게 빌려줄 수 있을까?
이에 응답한 듯 바람은 샤론의 주변에 모이기 시작했다.
1차 해방
베르다데로 아모어
샤론의 주변에 있던 바람들이 샤론을 감싸기 시작했다.
바람이 그치고 난 뒤에는 향기로운 냄새가 잔향처럼 남아 있었다.
주변에는 꽃이 자라나 있었고,
샤론의 머리에는 장미, 나팔꽃, 코스모스 등의 여러 꽃으로 이루어진 화관이 씌워져 있었다.
녹색 망토가 그를 감싸고,
어두운 녹색이었던 샤론의 눈이 밝은 연두색이 되었다.
샤론: 그럼... 얼른 끝내러 가보실까나?
샤론은 바람을 타고 하늘로 떠올랐고 꽃잎들이 휘날렸다.
샤론: 어이 또 다른 나, 일단 진정부터 하시지?
???: 비엔토... 비엔토...
샤론: ...말로 좋게 해결해 주려 했건만... 그래, 조금만 기다려. 내가 구해줄 테니까.
샤론은 나무 괴수를 향해 활시위를 당겼다.
샤론: 코스모스, 디스페르시온 비엔토...!
그가 화살을 놓자 바람의 아우라가 실린 여러 꽃망울 화살들이 나무 괴수를 향했다.
나무 괴수에게 명중했지만 아무런 일도 일어나지 않았다...?
박도훈: 저기, 샤론... 이거 맞아...?
샤론: 기다려 보라니까.
엘터너: 샤론, 자네는 이런 상황에서도 농담을...
아무 반응이 없던 꽃망울 화살들이 바람이 불기 시작하자 조금씩 만개하고 있었다.
장미, 나팔꽃, 라일락, 해바라기, 코스모스와 같은 형형색색의 아름다운 꽃들이 활짝 피어났다.
나무 괴수가 만개한 꽃들에 뒤덮였을 때, 땅의 울림이 멈췄다.
???: 꽃은... 아름다웠지...
나무 괴수가 생각에 잠겨 있는 듯 보였다.
그러고는 땅에 박아 놓았던 뿌리가 점점 약해지기 시작했다.
그 순간 바람이 더더욱 격렬하게 불기 시작했다.
바람들은 나무 괴수의 주변을 둘러싸기 시작했다.
샤론: 휘날리자.
샤론의 한마디에 나무 괴수를 둘러싸던 바람들이 나무 괴수를 덮치기 시작했다.
바람은 폭풍이 되어 나무 괴수의 몸을 갈기 시작했다.
하지만 괴수는 고통 속에 몸부림치지 않았다.
그저 잠시 꽃보라를 보며 가만히 있었다.
폭풍이 사라지자 나무 괴수는 사라져 있었고, 멍하게 하늘을 바라보고 있는 또 다른 샤론이 있었다.
블리젠타: 샤론, 수고했어.
샤론: 수고했기는 뭐. 일단 저 녀석한테 물어볼 게 한두 가지가 아니야. 도훈아, 저 녀석 좀 사슬로 묶어 줄 수 있을까?
박도훈: 맡겨만
현제까지 써놓은 카르마틱 태일즈는 여기까지고요. 옆집 아저씨의 향기와 동시에 연재중입니당
@ㅇㅇ 혹시 이게 무슨 링크인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