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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날 이후로, 나는 루시안의 수업을 의식하게 되었다.


처음에는 우연이라고 생각했다.


연무장 문이 조금 열려 있었고, 나는 그 안을 지나가다가 본 것 뿐이었다.

어린 동생이 목검을 들고, 넘어지고, 다시 일어나는 장면.


하지만 한 번 보이기 시작한 것은 계속 보였다.


아침 식사 때, 루시안은 숟가락을 들기 전에 손가락을 파르르 떨며 작게 폈다 접었다.

손목에 통증을 확인하는 동작이었다.


궁중 예법 수업을 마치고 나오는 길에는, 그가 복도 구석에서 외교 언어 교본을 들고 서 있는 것을 보았다.

교사는 그에게 같은 묹아을 세번 반복하게 했다.

발음이 조금이라도 흐트러지면 처음부터 다시였다.


도서실 앞에서는 계보학 교사가 루시안에게 질문하는 소리를 들었다.


"우르사그림 변경백가가 왕실에 절대충성을 맹세한 것은 어느 왕의 치세였습니까?"


루시안은 잠시 망설였다.


"아르카디우스 2세 폐하의 치세입니다"


"그 전후 관계는?"


"대 조정기 이후, .... 북서 변경 구휼령이.."


"늦습니다"


교사는 그렇게 말했다.


틀렸다는말도 아니고 모른다는 말도아닌

그저 늦다는 말


네살짜리 아이에게


루시안은 고개를 숙였다.


"다시 하겠습니다"


그 말을 들을 때마다 내 속이 이상하게 답답해졌다.


나는 처음에는 그게 왕족 교육의 일부라고 생각했다.

왕자는 원래 엄하게 배우는 건가 보다.

왕실이라는곳은 원래 그런곳인가 보다.


하지만 점점 알게 되었다.


내 교육도 엄했다.

그러나 루시안의 교육은 달랐다.


나는 왕세자라서 보호받았다.


루시안은 왕세자가 아니라서 준비해야했다.


그 차이는 잔인했다.


나는 왕관을 쓸 아이였고, 루시안은 왕국에 문제가 생겼을떄 꺼내 쓸 수 있는 예비 열쇠 같은것이였다.


그 사실을 깨닫자, 왕궁의 복도가 조금 다르게 보였다.


금빛 장식과 붉은 융단, 은촛대와 대리석 기둥 사이에서, 네 살짜리 아이 하나가 조용히 닳아 깎여 나가고 있었다.


그리고 나는 그걸 며칠 동안 아무 말 없이 보았다.


왜냐하면 나도 아직 여섯살이였으니까...


내게 무언가를 말해도 되는지, 말하면 어떻게 되는지, 누구에게 말해야 하는지 몰랐다.


전생의 기억은 머리속에 있었지만, 그 기억은 이런 상황에서 별로 쓸모가 없었따.


현대 한국에서 동생이 학대를 받는다면 신고를 해야한다.

그정도는 안다


하지만 왕궁에서, 왕족 교육관이, 왕의 명령아래, 왕위계승권자를 교육하고 있을 때는?


누구에게 신고하지?


왕에게?


그 왕이 내 아버지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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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날 저녘, 나는 일과의 끝으로 부모님꼐 배운 내용을 보고하기위해 작은 응접실로 갔다.


왕실에서는 이것을 '저녘 보고'라고 부른다.


가족끼리 하루를 이야기하는 시간이라기보다는 왕세자가 그날 무엇을 배웠고 어떤 상태인지를

왕과 왕비에게 확인받는 절차에 가까웠다.


물론 어머니는 최대한 부드러운 분위기를 만들려고 했다.


작은 원탁 위에는 따뜻한 허브차와 꿀에 절인 과일이 놓여 있었다.

벽난로에는 장작이 타오르고 있었고, 방안에는 낮동안 궁정을 채우던 긴장감이 조금 빠져있었다.


하지만 아버지가 앉아 있으면 어떤 방도 완전히 편해지지는 않았다


-아우렐리안 솔라르-


레오니아의 왕. 내 아버지


내 아버지는 검은 외투를 벗고 있었지만 여전히 왕처럼 보였다.

아니 아마 잠옷을 입고 있더라도 왕처럼 보였을 것이다


어머니는 아버지 옆에 앉아 있었다.


엘레오노라 왕비는 나를 보자 살짝 미소 지였다


"레온 오늘은 얼굴이 조금 나아 보이는구나"


"예 어머니"


나는 예법에 맞춰 고개를 숙였다


오늘은 꼬리로 아무것도 엎지르지 않았으니 확실히 나이진 편이라고 속으로 생각했다.


아버지는 내 보고서를 들여다보고 있었다.


"산술 수업에서 환산 문제를 다시 틀렸군"


"예"


"이유는"


나는 잠시 생각하고 말했다.


"기준이 너무 많습니다"


아버지의 눈썹이 아주 조금 움직였다


"기준이 많다는 사실은 이유가 아니라 조건이다."


틀린말은 아니었다


그래서 더 짜증이났다. 하지만 나는 얌전히 대답했다.


"다음에는 더 외우겠습니다"


아버지는 보고서를 넘겼다.


"역사 수업에서는 대조정기에 대해 질문이 많았다고 들었다"


"예"


"무엇이 궁금했지?"


나는 어머니를 한번 보았다


어머니는 조용히 찻잔을 내려놓았다. 무슨 뜻을 전하신거같았지만... 이해할수 없었다


"공식 기록에서는 대조정기라 부르지만, 실제로는 기근과 전쟁이었다고 배웠습니다"


"그렇다"


"그럼 왜 전쟁이라고 부르지 않습니까?"


아버지는 바로 답하지 않았다


그리고 보고서를 덮었다


"왕국이 아직 그 이름을 견딜 만큼 강하지 않기 때문이다"


나는 입을 다물었다


그 말은 어려웠지만 완전히 이해하지 못할것은 아니었다.


아버지는 이어 말했다.


"죽은 이들의 원한은 이름 하나로 되살아난다.

 왕실 기록은 사실만 남기는것이 아니다.

 왕국이 견딜 수 있는 형태로 사실을 묶어두는 일도 한다"


전생의 머리속에서 단어들이 떠올랐다.


역사 서술

국가 기억

공식 명칭

정치적 봉합


그런 말들이 줄지어 떠올랐지만, 내 입은 여섯살짜리 꼬맹이 사자 입이었다.


그래서 그냥 나는 내질렀다


"그건 조금 비겁한 것 같습니다"


방 안이 조용해졌다.


어머니가 눈을 내리깔았다.


아버지는 화내지 않았다


그게 더 무서웠다


"그럴 수도 있다"


아버지는 낮게 말했다


"하지만 왕은 때로 비겁함으로 피를 줄여야될떄가 있다"


나는 대답하지 못했다.


아버지는 다시 보고서를 보았다. 내 보고는 그 정도에서 끝나는 듯했다.


그리고 다음 보고가 이어졌다.


이번에는 루시안에 대한 것이었다


문 옆에 서 있던 교육관이 한 걸음 앞으로 나왔다.

그는 루시안의 담당 교육관중 하나인 늘 단정한 옷차림을 하고있는 마른 여우수인이었다.


그는 두루마리를 펼쳤다.


"제2왕자 루시안 전하의 금일 교육 경과를 보고드립니다"


아버지가 고개를 끄덕였다.


"말하라"


교육관은 차분하게 읽기 시작했다.


"무예 기초 수업에서 검 파지와 자세 유지가 이전보다 안정되었습니다.

다만 반복 훈련 후 집중력이 급격히 떨어졌습니다.

외교 언어 수업에서는 발음 교정이 더딥니다.

계보학에서는 우르사그림 변경백가와  왕실 구휼령의 관계는 답하였으나, 전후 왕실회의의 순서를 즉답하지 못했습니다"


나는 처음에는 가만히 들었다.


하지만 문장 하나하나가 귀에 거슬렸다.


반복 훈련 후 집중력이 떨어졌다?


네살짜리가 반복 훈련후 지치는게 문제인가?


발음교정이 더디다?


네살찌리에게 외교 언어 발음이 더디다는게 보고할만한 일인가?


전후 왕실 회의의 순서를 즉답하지 못했다?


그걸 네살짜리가 왜 즉답해야 하는데?


교육관은 계속 말했다.


"전반적으로 지식 습득 의지는 있으나, 속도가 기대치에 미치지 못합니다.

 특히 왕위계승권자로서 비상 상황에 대비하기에는 아직 부족한 면이 있습니다"


비상 상황


나는 그 말에서 굳었다


비상 상황


그게 무슨 뜻인지 알 것 같았다.


내가 죽거나, 병들거나, 왕세자 자리에서 밀려나거나, 왕국이 문제가 생길경우


그러니까 루시안은 나의 동생 이전에, 내 부재를 대비하기 위한 장치였다.


아버지는 교육관의 보고를 듣고 잠시 침묵했다.


"훈련량을 조정하라"


나는 안도할뻔했다.


하지만 다음 말이 이어졌다.


"줄이라는 뜻이 아니다. 루시안이 집중력을 잃기 전에 과목을 전환해라. 지치는 것과느슨해지는 것은 다르다"


교육관이 고개를 숙였다


"명 받들겠습니다"


아버지는 말했다.


"왕족은 준비되어 있어야 한다. 둘째라면 더욱 그렇다"


그 순간 내안에서 무언가가 뚝 끊겼다.


머리속에서는 아주 유창한 말들이 떠올랐다.


아버지 그것은 교육이 아니라 소모입니다

왕족이라고 해서 아이가 아이가 아니게 되는것은 아닙니다

예비 후계자라는 명분으로 한 인간을 도구처럼 다루는 순간,

왕실은 스스로를 지키기 위해 가족을 갉아먹는 구조가 됩니다

동생은 국가적 비상용 부품이 아닙니다.

루시안은 제 동생입니다.


머리속에서는 그렇게 완벽했다.


논리도 분노도 도덕감각도 있 었다.

아이가 보호받아야 한다는 확신도 있었다.


그런데 현실의 나는 여섯살짜리 꼬맹이사자였다.


키는 작고 목소리는 아직 높았다.

흥분하면 귀가 먼저 눕고 꼬리가 바닥을 쳤다.

말을 길게 하려하면 숨이찼고. 어려운 단어는 왕국어로 바로 나오지 않았다.


그래서 내 입에서 터져나온 말은 짧았다


"그건 이상합니다"


모두가 나를 보았다


나는 의자 팔걸이를 꽉 잡았다. 발톱이 나올 것 같아 손을 폈다.


아버지가 나를 바라보았다


"무엇이 이상하지?"


나는 침을 삼켰다


머리속에서는 여전히 웅장한 연설이 돌고있다


하짐나 입에서는 그 중 아무것도 제대로 나오지 않았따


"루시안은... 아직 작습니다"


교욱관의 눈썹이 조금 움직였다


아버지는 표정 변화 없이 말했다.


"작기 때문에 배우는 것이다"


"너무 많이 배웁니다"


"왕족이다"


"그래도 아이입니다"


내 목소리가 조금 떨렸다.


나는 그게 싫었다.


더 강하게 말하고 싶었다

전생의 토론 프로그램 속 사람들처럼, 역사 다큐속 혁명가들처럼 말하고 싶었다


하지만 나는 혁명가가 아니였다


나는 여섯살짜리 사자 꼬맹이다.


그래서 내가 할수있는 말은 투박했다.


"아이인데 계속 다시 하라고만 합니다"


아버지의 눈이 가늘어졌다


방안의 공기가 무거워졌다.


어머니가 조용히 나를 보았다. 말리려는 것 같기도, 지켜보려는것 같기도 했다.


교육관은 입을 다물고 있었다.


나는 멈추지 못했다.


이미 말해버렸으니까


"루시안은 밥 먹을 때도 손목을 만집니다. 아침에도 조는데. 수업은 끝나지 않습니다. 검을 떨어트렸다고..."


나는 말을 멈추었다.


그 장면이 다시 떠올랐다.


'왕족은 손에서 검을 놓지 않습니다'


네살짜리 아이의 손이 떨리던 모습


나는 다시 말했다


"검을 떨어뜨릴 수도 있습니다"


아버지는 낮게 말했다.


"전장에서 검을 떨어트리면 죽는다"


"전장이 아니잖습니까"


아버지의 말이 끝나자마자 내가 받아쳤다


순간 내가 무슨 짓을 했는지 깨달았다.


왕에게 아버지에게 여섯살짜리 왕세자가 정면으로...


아버지의 얼굴에서 온기가 사라졌다.


"레온하르트"


이름 전체가 불렸다


좋지 않은 신호다.


나는 등줄기가 굳고 꼬리가 허공에서 멈췄다


아버지는 천천히 말했다


"네 동생은 왕족이다. 왕족은 태어난 순가부터 왕국의 일부다. 

 루시안이 배워야 하는ㄱ 것은 그 아이 개인의 취미가 아니며 왕국이 요구하는 의무다"


머릿속에서 다시 말들이 떠올랐다.


의무가 크면 아이가 부서집니다. 국가가 개인을 삼키는게 다연해지면 언젠가 왕국도 사람을 잃을겁니다


하지만 입 밖으로 나온 건 더  단순했다.


"동생은 예비 물건이 아닙니다"


아버지 눈이 멈췄다


교육관이 숨을 삼켰다


어머니의 손이 찻잔 위에서 아주 조금 굳었다.


나는 내가 선을 넘었다는 걸 알았다.


하지만 그 방금의 말만큼은 취소하고 싶지 않았다.


그래서 다시 말했다.


이번에는 조금 작게


"루시안은 물건이 아닙니다...."


방 안은 무서울 정도로 조용했다.


벽난로에서 장작 타는 소리만 났다.


아버지는 한동안 아무말도 하지않았다.


그 침묵 속에서 나는 뒤늦게 겁이 났다.


'아 혼나겠다'


머릿속에선 아직도 정의로운 말들이 떠돌고 있었다

하지만 현실의 나는 이미 울것 같았다.


귀가 내려갔다

눈가가 뜨거워졌다

목이 메인다


나느 그래도 아버지를 보려고 했다.


왕세자 답게


아니 적어도 루시안의 형답게


아버지는 나를 한참 바라보다가 교육관에게 말했다


"나가 있으라"


교육관이 즉시 고개를 숙였다.


"명 받들겠습니다"


그가 나가고 문이 닫혔다


방 안에는 아버지,어머니,나만 남았다


아버지는 자리에서 일어나지 않았다

낮은 목소리로 내게 물었다.


"누가 그런말을 가르쳤느냐"


나는 대답했다.


"아무도요"


"그럼 어디서 배웠느냐"


머리속에선 전생의 풍경이 지나갔다.


어린이는 보호받아야 한다는말, 사람은 수단이 아니라 목적리나는 문장,인권 아동학대, 왕족의 정략과 희생


하지만 그것들을 이 세계의 왕ㄱ욱어로 여섯살짜리 입으로 설명할수없었다.


그래서 나는 말했다.


"그냥 보고... 그렇게 느꼇습니다"


아버지의 눈이 아주 조금 흔들렸다.


정말 아주 조금이었다.


아마 나 말고는 아무도 알아차리지 못했을 것이다. 어쩌면 나도 착각했을지도 모른다.


어머니가 조용히 입을 열었다.


"폐하"


아버지는 손을 들어 어머니의 말을 막았다. 그러나 거칠지는 않았다


아버지는 나를 보며 말했다.


"네가 한말이 무엇을 뜻하는지 아느냐?"


나는 입술을 깨물었다


몰랐다 아니 정확히는 조금은 알았다.


왕족 교육을 부정한것, 루시안의 역할을 부정한것

아버지의 판단을 반대한것, 왕실 계승 구조에 감정을 넣은것


하짐나 전부는 몰랐다


그래서 솔직히 말했다


"다 알지는 못합니다"


아버지는 조용히 말했다


"그런데도 말했느냐"


나는 고개를 숙이고 대답했다


"예"


"왜?"


나는 주먹을 쥐려다 멈췄다

발톱이 나올 것 같았기 때문이다.


"말 안하면... 루시안은 계속 그렇게 배울것 같아서요"


아버지는 긴 침묵 끝에 눈을 감았다가 떳다


그 얼굴은 여전히 엄격했다 


하지만 이상하게도 처음보다 덜 차가웠다.


"레온"


그가 말했다

"왕족은 물건이 아니다. 그말은 틀리지 않다"


나는 숨을 멈췄다


"하지만 왕족은 자기 자신만의 것도 아니다"


그 말은 더 어려웠다


아버지는 이어 말했다.


"너도 그렇고, 루시안도 그렇다, 너희는 내 아들이지만, 동시에 왕국의 피다.

왕국은 때때로 아이에게도 아이답지 않은 것을 요구한다"


나는 작게 말했다


"그게 싫습니다"


아버지는 나를 보았다


"나도 싫다"


그 말은 예상 밖이었다.


나는 고개를 들었다.


아버지는 아주 피곤해 보였다. 처음 보는 얼굴이었다.


왕의 얼굴도, 엄격한 아버지의 얼굴도 아니었다.


그냥 오래 버틴 사람의 얼굴이었다.


하지만 그 표정은 순식간에 사라졌다.


"그러나 싫다는 이유만으로 의무가 사라지지 않는다"


나는 대답하지 못했다.


아버지는 다시 앉은 자세를 바로했다


"루시안의 교육은 조정하겠다"


내 귀가 움찔 움직였다


아버지는 바로 덧붙였다


"네 말 때문에가 아니가. 보고를 들으니 효율이 좋지 않다

 지친 아이에게 만복만 시키는 것은 교육이 아니라 소모다"


그건 분명 내 말 때문이었다.


하지만 아버지는 그렇게 인정하지 않았다.


왕은 그런식으로 말하지 않는 모양이었다.


어머니가 아주 희미하게 미소 지었다.


나는 울 것 같은 얼굴로 고개를 숙였다.


"감사합니다"


아버지는 나를 보며 말


"감사할 일이 아니다. 그리고 레온하르트"


"예"


"다음부터 왕실 교육관 앞에서 왕족을 물건에 비유하지 마라"


나는 움찔했다.


"예"


"그 말은 네가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위험하다"


나는 대답했다.


"예 아버지"


아버지는 잠시 나를 보다가, 조금 낮은 목소리로 덧붙였다


"하지만 네가 왜 그런 말을 했는지는 기억하겠다"


그게 칭찬인지 경고인지 알 수 없었다.


어쩌면 둘 다였을 것이다.


그날 밤 나는 침실로 돌아감녀서 계속 생각했다.


머리속의 나는 훨씬 멋지게 말헀다.


논리정연하고 당당하며 어른스럽게

왕국의 낡은 제도와 왕족의 비인간적 교육을 날카롭게 비판했다.


하지만 현실의 나는 여섯살짜리 꼬마였다.


귀는 내려갔고 목소리는 떨렸으며 중간에 울뻔하였고 어려운 말은 하나도 하지 못했다.


그런데 이상하게 후회는 없었다


적어도 한 가지는 말했으니까


루시안은 물건이 아니라고


그정도면 여섯살 짜리 꼬마사자가 할수있는 말 치고는 나쁘지 않았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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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얗게 불태웠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