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9살까지 식당 서빙하다가 사무직 취직했다고 글 써서 개념글간 아재다.
원래 수요일 출근하기로 했는데 여차저차해서 월요일 출근했다.
8시50분까지 오라고 했는데 차 막혀서 첫날부터 지각할까봐 주차장에서 본관까지 존나 뛰어가서 45분 도착하니까 땀이 안 멈추더라.
근무시작 15분 전인데 회사에 2명 와 있음 ㅋㅋㅋㅋ
회의실로 안내받아서 뻘쭘하게 30분 대기하니 면접 때 면접관으로 나 좋게 봐주셨던 부장님이 오셔서 업무 소개해주는데
총무로 뽑는다더니 내가 면접 때 너무 말을 잘해서
고민 끝에 전략부로 데리고 가기로 했단다
정확히는 전략부 안에 영업팀.
알고보니 나 좋게 봐주신 그 면접관이 전략부 부장이었음

영업이면 거래처 상대로 똥꼬빨고 술 마시는 거 아닌 가
걱정했는데 회사 자체가 중장비 제조업이고 국내 대기업 3개 해외 대기업 3개 거래가 성사되어 있고 공장에서 생산되는 물량이 그걸 못 따라가서 추가 영업은 필요없다고 하더라고.
일단 중장비가 대기업이 아니면 쓸 수 없는 초대형 장비라
일반 고객이나 작은 기업 공장이 살 수 있는 게 아님.

전략부 안에 영업팀, 영업관리팀, 자재구매관리팀
3개 팀이 있는데
위에 말한 것 처럼 영업은 영업다운 일이 할 게 없기 때문에
영업관리만 하면 된다고 하더라.
무슨 말인가 하니... 말이 내 소속이 전략영업이지
영업+영업관리가 하나임.
나중에 일 다 배우면 자재구매관리도 배워서
3개 다 할 수도 있단다.
전략부에 영업+영업관리 2명(내가 여기)
자재구매관리 3명
전략부 부장님 1명
이렇게 6명임.

사수 소개 시켜준다고 사수 도착했는데
25살 여자더라
14살 어린 여자 사수....
면접 때 회사에 여자가 안 보여서
남초 회사인 줄 알았는데 여자가 있긴 있더라
근데 존나 부담스럽더라
14살 어린 여자 사수라니
일단 사수한테 존나 미안했음
14살 나이 많은 아재가 부사수라니 얼마나 실망했을까 싶어서
무표정하고 나 쳐다보지도 않더라

부장님이 다른 부장님들 소개해주고
사수에게 시켜서 나 데리고 1층 2층 돌며 다른 부서 다 인사시킴
20명 넘는 사람들 하나 하나 찾아가서 인사하는데
이름 하나도 못 외움.... 이거 정상이냐?
긴장해서 땀만 줄줄 흘림

그리고 자리 배정 받음
컴터+모니터 있는 책상임
내가 옛날부터 로망이 3개 있었는데
1. 정장입고 출근
2. 나만의 책상
3. 끈끈한 직장 동료들
1번과 2번을 이루는 순간이었다

문제는 사장실에서 사장님이 문 열고 나오면 처음 보이는 자리임....
내가 사무실 가장 오른쪽 끝인데
내 왼쪽은 사수
사수 왼쪽은 전략부 부장님
건녀편은 자재구매관리 3명
이렇게 6명이 전략부

일단 조직도랑 회사소개서 받고
회사티 3장 회사 안전화 1개 받음
불편한 와이셔츠 벗고 회사티 갈아입으니 땀이 멈춤

오전에는 그냥 조직도 외우고 회사소개서 보며 분위기나 익히라고 해서 회사소개서 30분만에 다보고 괜히 책상 위에 있는 서류철 읽어보고(거래 명세서 가득한데 뭐가 뭔지 모르겠더라) 있는데
여권 이름 알려달라더라(오오...! 해외출장도 가나 했더니 회사 이메일 만들려고 그런거라네. 해외출장도 갈 수 있긴한데 영어 잘해야 데리고 간다네) 참고로 나 토익점수도 없음. 빠른 포기.

할 거 없어서 컴터 키고 공용문서 영업팀 폴더 안에 파일이나 둘러보는데 옆에 사수 조오오오오온나 바쁘더라
전화통 불나고 다루는 프로그램만 3개에 엑셀 진짜 정신없이 하더라. 진짜 오전 내내 1초도 안쉬고 일하더라.
그 일을 내가 절반 가지고 와서 해야한다니... 암울
난 대가리 쓰는 일 보다 택배 상하차나 하는 게 체질인데
와이프 꾀임에 넘어가서 사무직에 들어오다니....

긴장해서 땀이 안 멈춰서 화장실만 5번 가서 세수하고 옴
그리고 점심시간. 회사 안에 식당 있음.
생산직 2교대 24시간 365일 돌아가서 식당 3끼 무료.
가면서 알게 된건에 우리 회사 100명이 아니라 250명이더라.
올 초에 사업 확장하며 공장 하나 더 짓고 사람 대폭 늘렸다네
사무직 25명 생산직 225명이라고 했음
그리고 중소기업 아니고 강소기업이라네
임금체불 2년 없고 산업재해 2년 없고 정부가 요구하는 몇가지 인정되야 강소기업이라고 하는데 중소기업과 중견기업 사이라고 보면 된다더라. 갑자기 없던 회사에 애사심이 생기는 순간이었다.

식당밥은 100점 만점에 40점.
근데 오늘 정도면 잘 나온거라네.... ㅠ
회사 근처가 허허벌판이라 밖에 나가서 먹는 거 불가능
배달음식도 불가능... 나보고 아침도 먹고 싶으면 일찍와서 먹으래
회사 유일한 복지가 하루3끼 무료라는 거라네...

밥은 전략부 5명이 같이 가서 먹었는데(자재구매관리 1명은 일이 있어서 나중에 따로 먹는다고 했음)
밥 먹고 사수랑 좀 친해져 볼까 했는데 전화통화 할 일이 있다며 쌩 가버려서 뻘쭘하게 부장님 따라 사무실로 돌아옴
사무실 불 꺼버리더니 1시까지 자유시간이라고
잠을 자든 웹서핑을 하든 핸드폰을 하든 산책을 하든 자유라네
회사 주차장으로 가서 혼자 빙글빙글 걸어다니며 와이프한테 오늘 있었던 일 보고함
와이프 왈 "그 사수 예뻐?"

반응 좋으면 오후에 있었던 일도 2탄으로 글 쓸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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