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도 작년에 친할머니 돌아가셨을때 비슷한경험 한적 있음


장례식장에 누나1(간조), 누나2(네일아트), 본인(좆소댕김) 이렇게 도착하고

뭐가 너무 황량해서 울엄마아빠가 우리끼리 가라화환이라도 좀 해야되나 그렇게 이야기하고잇는데

꽃배달 몇명 와가지고 화환 몇개씩 놓고가드라


보니까 사촌형(SK, 고려대)하고 사촌누나(CJ, 시립대) 회사에서 온 화환이었음 회사에서 보내준거랑 무슨 사내 동아리? 같은거하고 동창회하고 이런데서 온거더라

화환뿐만이 아니고 기업로고박힌 식탁보같은거랑 그릇, 접시, 수저, 종이컵, 방명록, 향이나 초 등등 장례용품들도 배달오고, 막 냉장고에 둘 음료같은것들도 많이 옴

(음료는 CJ에서 ㅈㄴ 많이 줌)



잠깐 집안얘기 좀 하자면 울아부지 목수일하고, 엄마는 반찬가게같은거 함

고모네는 고모부가 공무원이고 고모는 그냥 전업주부임


여기있는놈들 대충 알겟지만 짬쌓인 목공은 수입 진짜 괜찮음

우리집이 맞벌이기도 하고 고모부도 급 높은 공무원도 아니어서 대충 들어본 가계수입으로만 보면 우리집이 훨씬 잘살아 집도 크고 차도 좋고

그런데도 뭔가 사촌형네는 다들 배운티가 난달까, 사람이 여유와 교양이 있고 그래보이더라고


상복 대여하는데 와이셔츠도 세탁한지 오래되가지고 장례식장에서 하루 5천원에 하나 대여할랫는데

사촌형이 그래도 마지막 가시는데 장손이 멋잇게 입고 보내드리면 좋지않겠냐고 하면서

근처 백화점에서 와이셔츠 20마넌쯤되는거 하나 사와서 나 입으라고 주더라

평소에도 만날때마다 나한테 용돈도 10마넌씩 줫음 나랑 나이차이도 많이 안나는데 (본인 25 사촌형 28)


와중에 누나들이랑 나랑 오래서있는거 힘들어서 구석에 앉아가지고 폰질하면서 좀 쉬는데

사촌형이랑 사촌누나는 할머니 지인들 찾아올때마다 달려나가서 찾아와주셔서 너무 감사드린다 막 이렇게 인사하고 짐챙기고 자리안내하고 술따라드리고 하더라

(나는 눈치보여서 좀 도왓는데 누나년들은 다리부어서 아프다고 계속퍼질러앉아잇엇음)


형한테 안피곤하냐고 물어보니까 말로는 피곤해 죽겠다고 하면서 3일내내 부지런히 어른들 인사하고, 대접하고

장례때 음식이나 물품 주문, 아니면 화장이나 납골할때 필요한 절차나 비용도 다 처리하고

할머니 병원비 같은것도 마무리하고 하더라 다른 어른들은 다들 잘 몰라가지고


옆에서 돕는다고 하면서 지켜보는데 걍 사람이 부러웠음

그냥 대겹다니면서 연봉많이받는게 부러운게 아니고 (물론 그것도 부러움)


웃고 다니는 얼굴, 재밌고 좋은 성격에, 멀리서도 찾아와주는 친구들, 사람이 사람을 대하는 태도, 말할때 쓰는 어휘나 표정 등등 그런거 하나하나가 부러웟음

그 계급이 달라보인다고 해야하나? 옛날에 상놈들이 양반가 자제를 보면 그런 기분일까 생각이 들더라 정작 핏줄은 그게 그거인데 말이지

이런게 자리가 사람을 만든다고 하는건가 싶더라 나도 씨1발 고딩때 공부좀 할걸 생각했었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