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상기법을 가져온 무대

뮤지컬 엑스칼리버는 곳곳에 새로운 시도의 흔적이 보였다. 특히나 연출적인 부분에 있어서 영상적 연출법을 차용한 듯한 느낌이 드는 곳이 종종 보이는데 때때로 후기에 영화같다는 인상이 드는 것도 그러한 이유가 아닐까하는 생각이 든다.

가장 두드러지는 연출은 바로 전쟁씬이다.
영상예술에서 시간적 흐름의 조정은 감정이나 상황을 강조할 때 주로 사용되는데 특히 전투나 전쟁씬에서 시간적 흐름을 늦추는 방법(슬로우)은 그 처절함과 감정을 극대화 시키고 액션의 디테일을 강조할 때 사용한다.

엑스칼리버는 무대위에서 슬로우 모션을 건듯한 액션을 배우들이 직접 몸으로 구현하고 있는데 그 순간순간의 간극을 사이키조명(보다는 약간 속도가 느린)같은 밝은 흰색 조명을 넣었다 뺐다 함으로써 짧은 순간의 시간적 흐름을 늦추는 방법을 사용했다.

흰색 조명이 밝케 켜지는 순간의 시야는 잠깐 흐려지고 다시 정상적 무대 밝기로 돌아오면서  마치 영화에서 한컷 한컷의 짧은 컷을 슬로우로 보여주는 것 같은 연출을 구현하고 있다. 이 때 망원경으로 본다면 마치 클로즈업으로 컷트와 앵글을 세부적으로 보는 듯한 느낌이 들기에 사용하는 것을 개인적으로 추천한다. 알다시피 이 때 샤더왕의 슬로우액션과 표정연기가 굉장히 일품이다.

멀린과 모르가나의 죽음에서 사선의 흰색조명이 엑스자로 그들을 관통하다가 서서히 그 너비가 줄어들면서 그들이 포옹을 하고 죽는데 완전히 그 너비가 닫힐 때의 두 인물의 포즈는 마치 60년대 영화에서 볼 수 있는 엔딩장면 같은 포즈이기도 했거니와 조명과 대비되는 강한 콘트라스트에서 오는 색이 흑백 영화를 연상케 했고, 마치 흑백 티비가 꺼질때 볼 수 있는 화면 닫히는 느낌이 옛날 티비브라운관을 떠올리게 했다.


눈에는 눈 맆 넘버에서 아더왕과 원탁의 기사들과슨족이 등장하는데 상단에서 하단으로 내려오는 무대장치를 이용하여 마치 분할화면을 통해 상하단으로 나눈 것처럼 보이기도 하다.
무대장치 위쪽은 아더왕과 원탁의 기사가
아랫쪽은 색슨족이 배치되는데
아더왕쪽은 흰색 조명을 사용하고
색슨족은 붉은 조명을 이용 검붉은 톤으로 상반된 색감을 갖게해 대조성이 더 두드러진다.
그리고 상단에서의 아더왕쪽은 마치 성곽위에서 멀리 밀려들어오는 적을 내려다 보는 것 같기도 해서 무대장치가 흥미로웠다

그 외에 용의 등장이라던가 영상 배경도 다양하고 조명도 다양하게 사용하고 있는데
숲속씬에서의 핀조명은 무대위 배우를 강조하는데 사용되기도 하지만
나무숲 사이로 떨어지는 달빛 같은 느낌이 들어 처연한 분위기를 조성하는데 큰 역할을 하는 것 같다.


마법이 가능한 세계를 배경으로 하고 있기때문에 마법에 있어서도 여러장치들이 보여지는데 단순히 주문을 외우는데에서 그치지 않고 멀린이 아더를 치료하는 장면이나 마법을 사용함에 있어서는 배경영상으로는 나무가 흔들리고 나무 배경장치앞에서는 조명이 일렁이며
모르가나의 주문에서는 원형 조명장치가 돌면서 마법진 같은 것을 시각적으로 보여준다.


그 외에 얘기하고 싶은 것들


1막에서는 내 앞에 펼쳐진 이 길 이라는 넘버가 기억에 남는데 이 넘버가 처음 극을 봤을 땐 단순히 생각지도 못한 길을 가야하는 어린 청년의 두려움이었다면 극을 한 번 보고 나서 다시 보니 앞으로의 미지의 길의 두려움이 덜컥 느껴져서 정말 슬펐다. 단순히 지금의 각오로도 대비하지 못할 고통의 시간도 그려지고 아무리 대비해도 알지 못할 왕이 되는 길의 모든 순간들이 예측되면서 넘버가 참 슬프게 느껴지고 두려워하는 아더가 안쓰러웠다

개인적으로 왕이 된다는 것 넘버를 가장 좋아하는데 엑스칼리버는 약 4단 정도되는 무대 장치의 칸과 돌출무대까지해서 약 5단 정도로 돼 보이는데 맨뒷단(영상스크린이 있을것으로 유추하는)까지 열어서 사용하는 몇 안되는 장면 중 하나이다(세개의 씬 정도로 기억하고 있음)

아무것도 없는 무대위 맨끝 정중앙에서 천천히 걸어나오며 부르는 샤더왕의 왕이 된다는 것 의 무대장치는 별이 뜬 밤의 배경과 흰 조명이 다지만 존재감만으로도 무대가 꽉 찬다.
작곡가 와일드 혼의 큰무대를 혼자서 채울 수 있는 배우라는 인터뷰를 한번 더 실감할 수 있는 장면과 넘버

더해서 지인이 이 넘버때 등장하는 샤더왕의 갑옷이 몸보다 좀 커서 샤더왕이 어려보인다는 얘기를 했었는데 그러한 느낌이 첫 전쟁을 앞둔 18살의 어린 왕의 무게처럼 느껴져서 슬펐다. 처음 등장할 때 약간은 기운빠진 어깨 슬픈 표정 울음섞인 목소리.. 넘버가 진행될수록 스스로의 각오를 다지고 진정한 왕의로서의 자세를 찾아가면서 그 존재감도 점점 커지고 어려보이던 느낌도 점차 사라져 가고 진정한 왕이 되기위한 굳건함을 다져나간다.
정말 여러번 탐독하고 보고싶은 장면


이 후기는 관극 날짜 구분없이 생각나는 것을 쓴 것인데 190623의 공연을 보고 하나 더 추가하자면 준수가 칼의 무게가 무거운 이유가 소리 등을 포함한 칼 겨루기의 리얼함을 위해서 라고 말한 적이 있듯이 바로 오늘 그 리얼함의 정수를 본 것같다.
검과 검이 부딛힐 때 불꽃이 튀는 모습. 리얼한 사운드
배우들의 열연에서 나오는 리얼한 액션씬이 주는 긴장감.
실사를 그것도 라이브로 보는 것 같지않은 액션씬의 완성도란.. 심지어 리얼해서 무섭기까지 했던의 순간은 정말 강렬한 인상으로 남아서 한문단 더 추가해본다.
생각나는 것을 써보고 싶어서 쓴 것이고 개인적 후기기때문에 오류가 있을 수도 있다고 생각함
문제가 있다면 삭제 또는 수정 하겠음
뮤지컬 엑스칼리버 김준수 시아준수
샤더왕 샤아더 세종문화회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