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번째로 보는 케이온 극장판 후기
반년 전에 처음 보고 후기 썼는데 다시 한 번 써볼게.

처음으로 케이온을 보고 한 달은 매일매일 케이온 노래만 들었지. 어떤 일상물을 봐도 케이온의 여운에는 미치지 못했고 케이온에서 벗어날 수 없었어. ‘천사를 만났어’ 들으면 그렇게 눈물이 쏟아지더라. 그렇게 반년이 지나서 다시 케이온을 보네.
상영하기 전에 중계를 봤어야 했는데 놓치고 라프텔에서 잠깐씩 바쁘게 봐서 영화관 들어가기 직전에야 다행히 얼추 다 보고 들어갔어. 물론 20화, 24화에서 울었고. 또 버스 반대로 타서 급하게 택시 탔지만 안 늦어서 다행이지 뭐. ㅋㅋㅋ
퀴즈 대회에서 정말 운 좋게도 상을 받아서 리츠 머그컵으로 홍차는 아니지만 캐모마일 차를 마시면서 글을 쓰네. 향이 정말 좋아. 후기글 자세히 쓰기 전에 일단 총대한테 감사하다고 머리 박으며 글을 시작해야겠다. 이런 자리 마련해줘서 정말 고맙다.
케이온은 왜 재미있을까? 사실 그건 아주 쉬운 질문일지도 몰라. 유이, 아즈사, 미오, 리츠, 츠무기 5명이 저렇게 재미난 학창시절을 보내는 것만 봐도 마음이 따뜻해지는 거 같아. 어떤 애니도 따라오지 못해. 진짜 재미의 문제가 아니야. 뭐랄까 케이온은 보면서 물론 재미도 있지만 마음 한구석이 아련해지고 무언가 벅차올라. 내가 실제로 겪은 일도 아닌데 어느새 저 사쿠라가오카 고교에 서 있어. 분석하자면 다양하겠지 저 아기자기하고 사실적인 작화와 진짜 살아있는 듯한 너무나도 순수한 저 5명의 캐릭터성. 하지만 이런 걸 다 빼고 그저 케이온을 있는 대로 바라보면 우리의 어린 시절, 가장 행복했던 때를 예쁘게 오려 붙인 소중한 사진첩을 선물 받은 느낌이야.
또 자연스레 내 학창시절이 떠올랐어. 참 이상한 일이지. 그때는 그냥 괴로워서, 고통스러워서 빨리 벗어나고만 싶었는데 케이온을 본 뒤 지금 생각하면 그날이 아쉽기도 하고 돌아가고 싶기까지 했어. 처음 볼 때는 왜 옛날이 생각나는지, 왜 그리운지, 왜 아쉽고 왜 돌아가고 싶어지는지, 도저히 모르겠어. 왜 마음이 찢어질 거 같은지 모르겠어. 하지만 지금은 조금 알 것만 같아.
나도 약간은 재밌게 놀고 싶었던 걸 거야. 내 고등학교 시절은 동아리에서 경음부처럼 재밌게 놀지 못했고 저 5명처럼 행복한 추억을 많이 쌓지 못한 것 같아. 또 난 코로나도 있어서 난 졸업식도 제대로 못 했거든. 그리고 이제 내 학창시절은 이제 결코 다시 돌아올 수 없으니까.
다시 한번 이별의 아픔, 상실의 아픔이 뭔지를 곰곰이 생각하게 되더라.
졸업이라는 건 끝이잖아. 끝나서 떠나는 것. 나도 다 끝났다고 다시 돌아올 필요 없다고 고등학교를 떠난 것 같아.
아즈사는 홀로 남겨졌잖아. 선배들이 졸업하는 건 사실이지니까. 졸업은 아무리 슬퍼도 결국 찾아오게 돼. 그런데 있잖아 경음부 3학년들은 아즈사에게 방과후 티타임 맴버들이 계속 친구라는, 졸업이 끝이 아니라는 노래를 불러줘. 졸업은 끝이 아니라고, 서로의 마음이 서로를 향해 있다면. 마음이 같은 곳을 향하는 한 같이 있을 수 있어. 아즈사는 얼마나 기뻤을까. 졸업은 끝이 아니라는 걸 안 거지. 끝은 아픔만 있는 게 아니라는 걸 상실은 새로운 걸 얻을 기회임을 이별은 만남의 기회임을 가장 좋아하는 선배님들이 알려 주었으니.
나는 그동안 내색은 안했지만 케이온을 보면서 그 아픔을 이제야 겪는지도 모르겠어. 난 내 상실을 그저 뒤돌아보고 묵혀놓은 거야.
케이온을 보고 내 모교에 한번 가봤어. 날 기억하시는 선생님이 계시더라. 아주 평범하지만, 경음부처럼 환하게 반짝이진 않지만 조그맣게 뿌려진 반짝이 같은 내 흔적들을 마침내 찾은 거 같아 좋았어. 그동안 내 어린 시절을 싫어했고 부정했지만 이제는 부정하지 않을 거야. 경음부 얘들만큼은 아니지만 나도 나만의 고등학교 생활을 결국 했다는 걸 알았거든. 이제야 난 비로소 고등학교를 졸업했어. 도망친 게 아닌 끝을 받아들이고 새로운 세상을 맞이하는 ‘졸업’을 이제야 한 거지.
추억은 식물과 같다고 해. 어느 쪽이나 다 싱싱할 때 심어두지 않으면 뿌리를 박지 못하는 것이니, 우리의 젊음 속에서 싱싱한 일을 남겨 놓지 않으면 안 돼.
처음 반년 전에 나도 그냥 예쁜 추억을 잔뜩 만들고 싶다는 어린아이와 같은 생각이 들었어. 극장판 엔딩은 우리 경음부가 신나게 대학생이 된 본인을 꿈꾸는 모습으로 끝나잖아. 그들에게 대학생은 또 다른 꿈이고 추억거리들로 가득하지.
그리고 아직 난 대학생이야. 그들이 꿈꾸어 온 대학생. 난 무엇을 했는지 또 슬퍼지더라고. 나에게 남아있는 나날 소중한 추억을 만들어 가기로 마음먹었지.
‘네가 원하던 바로 그 대학교에서 먼저 기다리고 있을 게 유이, 미오, 리츠, 츠무기, 아즈사, 졸업은 끝이 아니니까.’ 하면서 다짐했는데 그사이 반년이네.
달라진 거라. 아주는 아니지만 조금은 달라졌을지도 몰라. 일단 동아리도 들고 이것저것 준비하는 게 있거든. 물론 아직도 미숙하고 다른 애들에 비하면 한참 떨어지지만 친구도 만들고 나름 인생이 조금 더 재밌게 변하고 있어. 개인적으로 다른 애니 대관 준비하는데 뭐가 뭔지 모르겠더라. 총대 대단해. 진짜.
조금 잊고 있었는데 다행히 내 다짐이 나도 모르게 지켜진 것 같아서 신기하다. 약간 이 글도 쓰면서 눈물도 나고 웃기도 하고 좀 혼란스럽네 ㅋㅋㅋ
다시 영화로 되돌아와서 여전히 ‘천사를 만났어’는 여전히 슬펐어. 엄청 훌쩍였는데 이상하게 보였을 거야. 상품도 고맙고 엽서도 고맙다 사진 찍어주신 분도 고맙고 다 고마워. 마지막으로 또 총대한테 고맙다.
마지막으로 최근 생각하는 건데. 이런 작품을 만들면 나는 팬들을 위해서라도 뇌절이 필요하다고 생각해. 새싹밴드하고 칼리지편 그럭저럭 볼만하던데 참........ 물론 지금 이대로도 완벽하지만....... 아쉬울 따름이야.
이 정도 쓰고 글을 마칠게. 너무 내 개인적인 얘기만 써서 언제까지 이 글 올리고 있을지 모르겠다. 그만큼 케이온은 그만큼 내게 인생 애니 중 하나지만.
마지막으로 현장에서 못했으니 지금 해야지. “케이온 갤러리 파이팅!”

글 읽다가 나도 눈물 나왔다 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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