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고1이었던 2010년,
그 시절 하루히를 필두로 우후죽순 생겨나던 덕후 친구들을 따라 덕질에 입문하게 되었다
케이온 이전에도 토라도라나 뭐 이것저것 봤던 것 같은데
사실 몇개 보지는 않았고 기억도 안 난다
하지만 그즈음 케이온을 너무 강렬하게 봤기 때문에
내 개인적으로 입덕작이 뭐냐고 묻는다면 케이온이라 생각한다
고1 때 항상 같이 놀던 덕후 친구들 몇 명이 있었는데
다들 봤기 때문에 나도 부끄러워하면서 다 챙겨봤던 것 같다
새벽인가에 일본 현지에서 방송을 하면 다음날 이런저런 경로로 볼 수 있었는데
그때 봤던 몇몇 에피소드가 기억난다
그때는 디시 애갤이나 네이버 배너에서도 모두 케이온 이야기만 했고
친구들도 케이온 얘기에 인터넷에서도 그러니 괜히 소속감이 생겼던 느낌
덕분에 아빠를 졸라 빨간 일렉기타를 샀고 지금도 가끔씩 기타는 튕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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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후 대학에 가서도 이상하게 내 주변엔 덕후 친구가 많았고
군 제대할 무렵엔 자연스럽게 스스로 오타쿠라는 자각이 있어
본격적으로 각종 애니메이션이나 씹덕 콘텐츠를 소비하기 시작했다
(친구들은 슬슬 탈덕하거나 휴덕하던 찰나
나는 오히려 첫사랑에 데인 상처를 치유하기 위해
뒤늦게 오타쿠 로드에 몰입하게 되었다)
진심으로 오타쿠의 길을 걸어야 겠다고 결심한 것은 에반게리온을 본 이후지만
가장 취향에 잘 맞는 건 역시 쿄애니의 일상물..
잠시 소강상태였던 덕질도 메이드래곤으로 재입덕했으니
스스로 쿄애니에 빚을 진 게 많다 느낀다
그래도 언제나 케이온은 내 마음의 고향처럼 느껴진다
잠시 잊고 있다가도 불쑥 불쑥 생각나는 그런 장면이 많다
또 다시 잊고 있었다가
작년 여름에 케이온 갤러리에서 건대 상영관을 빌려 케이온 무비 상영회를 했었는데
그때 갔던 기억이 난다
https://gall.dcinside.com/board/view/?id=keion&no=372744&exception_mode=recommend&page=10
그때 썼던 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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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년 방영된 케이온 2기를 입덕작이라 한다면 덕질을 한 지 벌써 14년이 흘렀다
대학 때 취미로 따둔 JLPT N3가 있는데
올해 목표 중 하나로 JLPT N1을 취득하기로 마음먹고 퇴근 후 공부를 시작했다
공부를 하다보니 애니메이션을 무자막으로 시청하는 게 공부가 될 것 같다는 생각
안 본 애니메이션을 무자막으로 보기는 좀 아깝다는 생각이 들어
이왕이면 봤던 애니메이션을 보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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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쩐지 케이온
이 녀석으로 입문한 덕질 덕분에 자막 없이도 술술 들리는 게 신기했다
자기 전에 한편 보고
퇴근하면서도 듣고
지금 봐도 작화는 만점
미오 누나는 여전히 귀엽다
지난 주말 고등학교 친구 한 놈이 놀러와 잠시 옛 추억에 빠졌다
그 시절의 고교생활이라든가
지금 와서 돌이켜보면 아무것도 아니었던 고민
문득 그 시절 남 몰래 케이온을 덕질하기 시작했던 시절이 느껴져
조금씩 아껴 들으리라 생각했던 케이온 에피소드를 요 며칠 간 몰아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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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마 이번으로 내 인생 4번째 정도의 정주행이 아닐까 싶은데..
30대를 바라보고 있는 지금
이런저런 상처와 풍파를 겪고 과거의 시절을 마주하니
뭔가 머쓱하면서 다른 느낌이 든다
이미 그 시절 누나였던 유이들보다 나이를 훌쩍 먹어버린 지금
이제야 비로소 누나들의 졸업식을 축하할 수 있을 것 같다
그때는 후유증이 엄청났는데
지금은 후유증이라기보다 진심으로 박수 쳐주고 싶다는 느낌이 든다
잊을려고 해도 잊을수가없음
글잘쓰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