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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GM이랑 같이 들으면 좋음

때는 초6

당시 세상은 케이온이라는 애니메이션에 열광했고,
나는 이에 편승하듯 케이온 1기와 2기를 홀린듯이 정주행 했음

그리곤 나도 주인공들처럼 악기를 한 번 배워보자! 싶어서 베이스기타(내 기준 진입장벽 가장 낮아보여서)를 배우기 시작함

시간이 지나 중3

이정도면 나도 베이스를 꽤 치는 편이라 스스로 자부하던 시기에 친하게 지내던 친구들이 이제 곧 졸업이니 축제때 밴드 공연을 하나 해보자고 제안을 함

그러나 사실 베이스를 구매하고 3년의 시간 동안 좋아하는 노래를 커버하거나 혼자 녹음하고 지우고를 반복해왔지 누구 앞에서 공연을 한 번도 해본 적이 없어서 고민했지만 결국 승낙함

그리고 내가 승낙한 이유 중 가장 큰 이유는 그때 좋아하던 여자애가 있었기 때문, 

실제로 당시 하교길에도 서로 눈치껏 같이 시간 맞춰서 하교하던 사이였고 이 친구도 나를 좋아했음

근데 서로 부끄러운 마음에 이렇다 저렇다 할 말은 못꺼내고 집까지 길이 같다는 이유니, 종례가 끝나고 보니 어쩌다 마주쳤다는 이유와 같은 것들로 속이 다 보이는 투명한 우연을 억지로 만들어다 선홍빛 필연에 덕지덕지 덧대며 둘 만의 관계를 조금씩 이어나갔음

아무튼 각설하고 축제 지원서도 냈겠다 나는 지금껏 갈고닦은 실력을 뽐내고 축제가 끝내면 고백해야겠다! 는 일념 하나로 축제 노래 연습에 매진함

축제 당일 공연 시작 전,
한 번도 누군가 보는 곳에서 공연한 적이 없었던 나는 미칠듯한 긴장감에 발을 덜덜 떨고, 차가워진 손을 몇 번이고 부여잡으며 연습한대로만 하자며 주문을 외고 들어감 ㅋㅋ

그래도 혼자 골방에 틀어박혀 연습했던 시간이 빛을 발했던지 다행히 공연은 무사히 끝났음

정말 혼신의 힘을 기울여 손가락을 튕겨댔고
지판 하나하나 노트 하나하나 신경쓰며 너무 빠르지도, 너무 느리지도 않게 내가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선보이며 연주했음

그리고 공연 전 리허설에서 사운드를 체크할 때나, 다른 팀이 공연을 할 때 베이스 소리를 들어보니 크게 잘 들리도록 잡아주셨던 것 같았고 

무엇보다 우리가 준비한 곡에 베이스 라인이 튀는 부분이 있어 이건 분명 그 친구의 귀에도 잘 들렸겠다 싶었음

그렇게 소란스러웠던 축제가 끝나고 그날도 그 친구와 함께 하교하게 되었음 

정확히 말하자면 같이 공연한 친구들에게 뒤풀이 장소에 조금 늦는다고 말해놓고 그 친구와 같이 하굣길을 함께했음

나는 설레는 마음을 안고 이런저런 이야기를 하던 중 “오늘 내가 베이스 연주했잖아, 혹시 어땠어? 잘 들렸어?” 하고 질문해봄

내 질문을 받은 그 친구의 난처한 표정
그 후에 돌아온 답변을 아직도 잊지 못함

“아… ㅎㅎ 드럼소리는 잘 들리던데..ㅎㅎ 아니면 처음에 통기타 소리를 베이스라고 해?”
















물론 그 친구랑 사귀지도 못함

위에 삽입한 BGM이 당시 공연했던 곡