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

영락없는 아즈사였다. 몇년이 지났다 해도 느껴지는 그 분위기. 분명히 아즈사였다

유이는 말이 나오지 않았다. 몸을 움직일 수 조차 없었다. 머리가 돌로 맞은 듯 아파왔다.

"유이 선배 맞죠?" 아즈사는 걱정되는 얼굴로 유이에게 물었다.

"아즈사...."유이는 모든 힘을 입에 쏟아부은 듯 조심스럽고 힘겹게 입을 열였다. 

"여기서 뭐하고 계세요. 괜찮으세요?" 아즈사가 물었다 유이는 중얼거리듯 아즈사에게 말했다. "응. 난 괜찮아. 고마워." 그렇게 말하곤 유이는 그 자리를 뜨려고 발걸음을 옮겼다. 그러자 아즈사는 유이의 오른팔을 붙잡았다. 오른팔이 아파올 정도로 꽉 붙잡았다. 

"오랜만에 만났잖아요... 얘기라도 좀 해요."

아즈사는 유이의 팔을 잡고선 말했다. 금방이라도 울음이 터질것 같은 목소리였다. 

"아즈사, 난..." 유이가 작은 목소리로 말하려 할때 아즈사가 그 말을 끊으며 말했다.

"제발 부탁이에요. 저..저 선배한테 보여줄 애교가 엄청 많아요! 연습했다구요! 선배한테 보여..주려..고..."그 말을 하며 아즈사는 눈물을 보이기 시작했다 작은 눈물방울이 그녀의 눈에서 떨어져 신발에 묻기 시작했다. 유이는 그 모습을 보며 아즈사쪽으로 몸을 돌렸다. 이런 아즈사를 모른척 할 수는 없었다. 유이는 결국 아즈사를 안았다. 고등학생때와는 전혀 다른 분위기로. 그때의 설레임과 포근함은 없어진, 한 없이 차갑고 어두운 포옹이었다.

"아즈사...미안해...미안해..."그렇게 말하며 유이도 눈물을 흘리기 시작했다. 둘은 어디보다 칙칙한 길 한복판에서, 언제보다 어두운 포옹과 눈물로, 재회했다.


그렇게 둘은 한참을 운 다음 어찌저찌 근처 카페로 향했다.가는동안 둘은 아무 말도 하지않았다.

 카페 안은 사람이 꽤 많아 북적였으며, 정신없는 분위기였다. 하지만 주변에 늦게까지 운영하는 카페는 여기까지 밖에 없었다.

비어있는 둘은 비어있는 구석 창가쪽 테이블에 앉아 음료를 주문했다. 유이는 아메리카노를, 아즈사는 카페라떼를 시켰다.

둘 사이엔 침묵이 돌았다. 시끄러운 주변이 완전히 다른 세상같이, 둘 사이엔 불편하고 어색한 공기만이 남아있다.

"우리 만난게...몇년만이지?" 유이가 먼저 입을 열었다. 아까보다 진정된 듯 보였다.

"지금 제가 25살이니... 한 3~4년쯤 됐겠죠. 선배 졸업식이 마지막이니."

"왜 아직까지 선배라 불러. 우린 이제 사회인이야. 선배 후배 관계가 아니잖아."

유이는 그렇게 말하며 웃었다. 정확히는 웃고 싶었다. 자연스러운 웃음이 도저히 나오지 않았다.

아즈사는 잠시 침묵하다 입을 열였다.

"알지만... 도저히 다르게는 못 부르겠어요. 저한테는 그냥 영원히 선배로 남아주세요." 그렇게 말하며 아즈사는 씁쓸한 듯 웃어보였다. 

유이는 그 말을 듣고는 아무 반응을 할 수 없었다. 그저 아즈사를 응시할 뿐이었다.

할 말이 끊어지고 둘 사이엔 다시 침묵이 돌았다. 둘은 음료를 홀짝이며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섣불리 말을 꺼낼 수 있는 상황이 아니었다.


"요즘 어떻게 지내세요? 아 사쿠라가오카 고등학교 교사가 되셨다고 들었어요." 긴 침묵을 깨고 아즈사가 입을 열어 조심스럽게 물었다.

유이는 음료를 한 모금 마신 다음 할 말을 고르듯 가만히 음료컵을 응시하다가 이내 아즈사를 보며 말했다. 

"그걸 어떻게 알았어?"

"우이가 선배 소식을 자주 들려줘요. 자주 만나거든요."

아즈사의 표정이 조금 밝아졌다.

"사와쌤도 계세요?"

"응. 예전과 똑같으셔. 여전히 짓궃으시고 학생들도 잘 챙겨주셔. 참 좋으신 분이야."

"아직 독신이세요?"

유이의 얼굴에 이내 옅지만 순수한 미소가 살짝 나타났다.

"응. 아직 독신이야. 여전히 혼자시지."

아즈사는 환한 미소를 지으며 웃었다. 보는 사람을 편안하고 방심하게 만드는 미소였다. 옛날에 많이 봤었던 미소기도 했다. 유이는 그 미소를 보고는 이내 미소가 더 환해졌다. 그때, 아즈사의 기타가 눈에 들어왔다. 유이는 그걸 보며 아즈사에게 물었다. 

"음악... 아직 하는구나."

"앗 네. 지금은 다른 사람들이랑 밴드를 하고 있어요."

"아직도 무스탕 써?"

"네 여전히 쓰고있죠. 뭇땅."

"그래 뭇땅." 유이는 그렇게 말하며 살짝 웃었다.

아즈사도 같이 웃었다. 그리고 이내 아즈사가 물었다.

"유이 선배는..."

유이는 말이 없었다. 말하고 싶지 않은듯 보였다.

"아 죄송해요! 말하기 싫으시면 말하지 않으셔도 돼요."

"아니야, 괜찮아... 그냥 그때 이후로 음악은 더 이상 못하겠어. 도저히 할 용기가 안나."

유이는 고개를 숙이고는 그렇게 말했다. 아즈사는 그런 유이를 안타깝다는 듯 쳐다보았다. 

"선배, 괜찮아요. 선배 탓이 아니잖아요. 어쩔 수 없는 사고였으니까..."

아즈사는 거기까지 말하고 잠깐 말을 고르는 듯 침묵하다 다시 말을 꺼냈다.

"음악은 안하더라도... 리츠선배랑 미오선배는 만나주세요. 둘도 유이선배를 너무 보고싶어 해요. 특히 리츠선배는 저랑 만나면 거의 유이선배 얘기만 한다구요."

유이는 그 말을 듣고 고개를 들어서 아즈사에게 조심스럽게 물었다.

"리츠랑 자주 만나?"

"네. 리츠선배가 근무하는 라이브하우스에서 자주 공연해요."

유이는 그 말을 듣고는 놀란 듯 했다. 하지만 이내 표정을 숨기고는 말했다.

"그렇구나. 다행이다. 너네는 잘 지내니까."

그때 그 말을 들은 아즈사의 표정이 굳었다. 

"잘 지내다니요? 유이선배가 없잖아요. 모두 그리워한다고요. 다들 만나면 유이선배 얘기만 해요 유이선배 걱정, 유이선배의 근황 같은 얘기만 한다고요. 모두 유이선배를 진심으로 걱정하고 있어요." 아즈사의 눈에는 눈물이 맺혀있었다. 지금까지 유이에게 품었던 위로와 원망을 모두 뿜어내는거 같았다.

"유이선배 모두가 보고싶어해요. 제발 한번만이라도 모두에게 나타나주세요. 부탁이에요." 아즈사는 그렇게 말하며 눈물맻힌 눈으로 유이의 눈을 똑바로 응시했다.

유이는 슬픈 얼굴로 아즈사를 쳐다볼 뿐이었다. 이내 아즈사를 쳐다보던 눈은 밑으로 내려가며 고개를 숙였다. 자신이 없는 듯 했다.

아즈사는 자기 자신을 진정시킨 다음 그런 유이에게 종이 한장을 내밀며 말했다.

"공연이 있어요. 이번주 토요일 저녁 7시요. 모두가 기다릴게요. 제발 와주세요. 방금은... 죄송했어요. 계산은 제가 할게요."

그렇게 말하고 아즈사는 자리에서 일어나 90도로 인사를 한 후 카페 밖으로 나갔다.

유이는 그 자리에서 30분 동안 꼼짝하지 않고 그 종이를 쳐다보았다. 음료의 얼음은 다 녹고 사람들은 하나씩 빠지기 시작했다.

하지만 유이는 도저히 일어날 수가 없었다.


얼마나 지났을까, 아르바이트생이 유이에게 다가와서 말했다. "죄송하지만 손님, 가게 문닫을 시간이여서요."

유이는 정신을 차리고 가방에 그 전단지를 쑤셔넣고선 자리에서 일어나 밖으로 나가려 했다 그때 아르바이트생이 유이를 불렀다.

"저기 손님, 계산을 안하셨는데요?"

"네? 일행이 계산을 한다고 했던거 같은데..."

그때 아르바이트생이 유이에게 한 쪽지를 건네며 말했다.

"일행분이 이걸 전해달라 하시더라구요."

유이는 그 쪽지를 받아 내용을 읽었다. 쪽지엔 이렇게 쓰여있었다.


"돈은 토요일에 와서 받으세요. 그때 계산할게요."


유이는 그 쪽지를 보고선 옅은 미소를 지으며 아르바이트생에게 말했다. "카드로 할게요."





너무 어두워질거 같아서 급하게 완급조절함ㅋㅋ

이제 좀 희망적으로 전개될 수 있을거 같음 

일반 소설형식으로 쓴거라서 문장분단은 어려울것 같아 양해좀 부탁해ㅠ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