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찍은 사진이 얼마 없으니 맨 위로 몰아두고 글 중심으로 써보겠습니다. 다소 노잼이어도 양해해주세요.
(2층 후기 이벤트 참여합니다)




서울에 사는 케붕이가 대관 오는 데에는 별로 말할만한 것이 없습니다. 늘 하던대로 지하철을 타고, 버스를 타고, 수십 분 만에 혜화역 앞에 서게 되었습니다.

다이소에서 AAA 건전지 10개 세트를 3세트 사서 방전 대비 만반의 준비를 했었는데, 걱정이 무색하게 절반도 쓰지 못했고 심지어 바꾼 건전지에도 전력이 어느정도 남아 있었을 겁니다.
킹블이 좋은 건지 다이소의 하이테크 덕분인지는 아직도 모르겠습니다.

찌는 듯한 이 날씨에 열사병으로 쓰러지면 대관 진행이 어렵기에 오자마자 재빨리 스타벅스로 피신했습니다.
그래도 시작 직전에는 밖에 나와 있었는데 십여 분의 시간이 몇 시간처럼 느껴지더라고요. 기상청은 날씨 관리 좀 하셔야겠습니다.

삐뚤빼뚤하게 쓰인 대관 입장 표지를 보고 웃음을 참으며 드디어 극장에 들어섰습니다.
자신을 E라고 착각하는 I인 저는 문지방을 밟자마자 2층으로 피신했는데, 여긴 온갖 광기의 집합소였어서 호달달하면서도 또한 광기에 같이 젖어들어버린 저였고요.

1차 대관을 다녀온 입장으로써, 대관에서 살아남기 위한 제 1수칙, 최대한 성대 덜 쓰기를 지키기 위해 노력해 보았지만 리츠, 아즈사를 연호하는데 성대를 갈아버리면서 이 또한 수포가 되어버렸습니다.
생각해보면 2층은 그냥 대관 내내 사운드가 빈 적이 없었던 것 같습니다. 제가 조용할 땐 뒤엣분이 소리지르고, 뒤엣분이 조용할 땐 제가 소리지르면서 애꿎은 옆사람 고막만 터져나갔습니다.
뒷자리 분, 너무 감사했습니다. 덕분에 지루할 틈이 없었습니다.

그래도 가위바위보 실력은 좀 너무하셨습니다.

딱히 이 외의 얘기라 해봤자 다른 케붕이분들이 대관 후기를 수없이 작성해주셨기에 각설하고, 거지같은 2층의 저주덕에 나눔받은 게 별로 없어 불우하기 때문에 주 컨텐츠인 우치아게 썰이나 풀어보도록 하겠습니다.

솔직히 우치아게도 시작 전에는 난감했던 것이, 대관이 끝나고 입을 열어보니 어느샌가 드라군어를 할 수 있게 되었는데 이 상태로 케래방 몇 시간을 달리는 게 가능하리라고 생각하긴 어려웠습니다.
물론 성대의 안위에 별 관심이 없는 저는 대관이 끝나자마자 버스를 타고 파티룸으로 향했습니다.

파티룸 비밀번호는 1004였습니다. 우치아게 총대님의 취향은 확고하시네요.
도착하자마자 도어락 경보음이 신명나게 울리고 있었고(비밀번호를 알려줬는데 말입니다) 먼저 도착하신 분들의 얼이 빠져있었지만 다행스럽게도 스태프 전용 출입구가 있어서 입장에는 큰 문제는 없었습니다.

들어서자마자 진짜 깜짝 놀랐습니다. 파티룸이 제 집보다 컸거든요.
문을 열고 보이는 방향에서 오른쪽의 공간에는 빈백이 한가득 놓여있는 대청, 그리고 그 앞에는 대형 TV, 소파, 마이크, 딴따라 전용 탬버린, 그리고 빵빵한 스피커 한 쌍이 구비되어 있어 케래방 진행하기에 안성맞춤이었습니다.
왼쪽에는 대형 테이블, 1년치 라면이 틈없이 들어차있는 간식 선반, 한강라면용 조리기, 화장실, 그리고 남자라면 환장할 PC 전용 구역이 있었습니다.

PC 구역에는 하이엔드 데스크탑 PC, 27인치 커브드 모니터, 푹신하게 등허리를 받쳐주는 게이밍 의자가 무려 각 다섯 대씩이나 구비되어 있었는데, 그걸로 모 케붕이가 하스스톤, 히오스를 우치아게 내내 플레이하리라고는 관리자분께서도 미처 예측하지 못했을 것이 분명합니다.

내부를 둘러보고 빈백 위에 잠시 드러누워 보다가 태생적으로 코노에 미친 저는 곧바로 마이크를 잡았습니다.
사람들이 삼삼오오 모이면서 그때부터 광란의 질주가 시작되었는데, 비명을 지르는 성대를 맥주캔으로 달래가며 다같이 케래방 레이드를 뛰었던 그때의 광경은 마치 구석기 시대의 매머드 집단 사냥, 로마의 콜로세움과도 비슷합니다.

그렇게 9시부터 새벽 1시 사이의 시간이 삭제됐습니다. 정신이 나가버린 저는 마이크를 들지 않은 왼손으로 탬버린을 쥐고 미친 듯이 흔들었고, 뭇땅과 엘리자베이스를 들고 오신 분들은 비록 앰프가 없어 소리는 안 나지만 멋진 퍼포먼스를 선사해 주셨습니다. Take me out 그라울링을 하신 분께서는 혹여나 성대결절에 걸리시지는 않았을지 지금도 걱정입니다.

먼저 케송을 다 털고 이후에 각종 틀딱곡들이 예약곡 목록을 한동안 뒤덮었으며, USB에 케송 전곡을 담아오신 구원자님 덕분에 70년 인생의 긴긴 한도 풀어냈고, 케갤이 사실 어둠의 봇치 더 락 갤러리었다는 어두운 진실 또한 알게 되었습니다. 막곡을 베텔게우스 듀엣으로 마무리하는 동시에 제 발성기관은 완전히 파괴되었고, 이후에는 열심히 물을 마셔가며 세 분들과 같이 그토록 그리던 케틀그라운드는 아니고 칼바람을 밤새 플레이했습니다.

첫차가 오기 전에 테이블에 둘러 앉아 소소한 오타쿠 토크를 했었는데 무척이나 재미있었습니다. 눈 깜빡할 새에 가야 할 시간이 찾아왔습니다. 몇 분들과 나서며 그새 밝아진 하늘을 우러러보는데 어딘가 뭉클하더라고요.

이전까지 한 번의 대관, 두 번의 우치아게를 해왔었지만 오늘만큼은 정말 비교불허의 역대급이었습니다. 다음을 기약하고 헤어진 후 덜컹거리는 지하철 의자 위에서 한동안 감회에 젖어들어 있었습니다. 물론 집에 도착해서는 바로 기절했습니다.

아무래도 젖 먹던 힘까지 쥐어짜낸 탓인지 한동안 지쳐서 후기글도 미루고 있었지만, 여전히 궁금해하시는 분들이 계시기에 맘먹고 잠깐동안 글을 써보았습니다. 글이 노잼이라서 제가 느꼈던 생생한 경험이 얼마나 잘 전달될지가 걱정이네요.

여전히 상상이 잘 안 가시는 분들께서는, 10월에도 있을 다음 대관 우치아게에 참석해 보시는 건 어떠신가요? 더더욱 많은 케붕이들하고 소중안 추억을 공유하는 날이 왔으면 좋겠습니다. 여기서 글 마치겠습니다. 케이온 다이스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