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번에 책장 서랍에서 찾은 인생 첫 핸드폰
내 기억으론 2010~2012년 쯤에 썼던 거 같아
폰 기종은 애니콜 메탈슬림
이거 켜보겠다고 젠더랑 충전기 샀는데 젠더가 불량인가 반응이 없어서 그냥 원래 쓰던 낡은 젠더 껴봤더니 얘는 잘 되더라
역시 구관이 명관이다
근데 젠더가 낡아서 그런지 절묘한 각도를 유지해야 겨우 충전이 돼서 커터칼한테 도움을 좀 받았어
충전 끝 켜보자
혹시 고장나지는 않았을까 걱정했는데 다행히 잘 켜진다
유심 읽는 건가
?????ㅋㅋㅋㅋ 뭔 이런 걸 설정해뒀냐
폰 정보 싹 날라간 줄 알고 놀랐네
폰 끌 때는 이거
새삼 세월감 느껴지네
과연 배경화면은 내 기억대로 남아있을까
와...
유이, 「다녀왔어.」
정말 좋아했던 배경화면인데 너무 반갑다 진짜
다른 건 다 잊어도 이건 절대 못 잊겠더라
앗
어찌저찌 정말 오랜만에 유이랑 인사를 나누고 메뉴 버튼을 눌렀더니 갑자기 비밀번호 입력하래서 살짝 뇌정지 왔는데
다행히 기억하고 있는 것들 중에 하나가 맞아서 뚫기 성공
달력 보니까 왠지 쓸쓸하다
어딜 가나 반겨주는 유이
뭔가 더 있지는 않을까 싶어서 싹 다 뒤져보는 중
? 유이기타 뭐야
" ? "
아마도 기ㅡ타(짭) 살 때 업자 번호였던 거 같다
또 뭔가 있으려나
잠깐만 ㅋㅋㅋㅋㅋㅋ 누구세요????
문자 내역을 보니 일단 연락은 했던 사이인 거 같긴 한데..
왠지 확인하기 두렵다
아
...그 시절 케이온 랜선 친구였나보다
다른 문자 보니까 그림 잘 그리셨네 사람도 참 착하고
릿쨩 씨 고마웠어요 건강하게 잘 지내셨으면 좋겠다
그렇게 릿쨩 씨를 뒤로 하고 다른 폴더 보다가
웬 베이스 사진이 있나 했더니 미오 좋아하던 친구가 드디어 베이스 샀다고 자랑할 때 사진이었어
그립다
ㅋㅋㅋ 누가 봐도 무기 좋아하는 걸 알 수 있는 키보드 치던 친구 사진
마크로 만들었던 유이 ㅋㅋㅋㅋ 추억이네
다른 사진들 좀 보다가 기본 앨범을 찾았는데 여기에도 뭔가 있을까
아.. 기억난다
저장공간이 부족해서 고르고 골라 겨우 넣었던 짤들
다음날 학교 가야 해서 자려다가 갑자기 꼭 보관해두고 싶은 짤들이 생각나서 엄청 졸린데도 저장한다고 고생했지
오랜만에 이렇게 보니까 문득 2011년 유난히 추웠던 날이 떠오르더라
그날 아침에 학교 가기 전에 씻으려고 따뜻한 물 받고 있는데 갑자기 어젯밤 티비에서 봤던 졸업식이 생각나서
'이제 정말 끝났구나 아즈사는 괜찮을까..' 하고 멍하니 물만 쳐다보면서 침울해했던 기억이 나네
후유증이 이런 거구나 처음 알았지
14년이 지난 지금도 케이온을 보면 마음 한구석이 애잔해
추억의 벨소리들
mp3 폴더에 있던 '천사에게 닿았어 !'
슬퍼서 자주 듣지는 않지만 그래도 제일 좋아하는 노래
"「다녀왔어.」 라고 말하고 싶어지는 이 장소는 변하지 않아."
이 부분에서 왠지 눈물이 나네
이제 다 본 거 같다
어
메모장?
아아..
이 핸드폰을 버리지 않고 있었던 이유
...잊지 않았으니까
그럼, 유이
앞으로도 잘 부탁해
-끝-
ㅡㅡㅡㅡㅡㅡ 읽고 싶은 사람만 ㅡㅡㅡㅡㅡㅡ
사실 찾게 된 계기는 진짜 단순했는데 그냥 문득 케이온을 추억할 만한 물건이 뭐라도 남아 있을까 싶어서였어
뭐랄까 정말 오랜만에 예전에 쓰던 폰 보니까 너무 반갑기도 하고 왠지 쓸쓸하기도 해서 한동안 계속 만지작거리게 되더라
그러다보니 옛날 생각도 참 많이 나는데
놀토 아닌 주 금요일 밤에는 학교 바로 앞 친구 집에서 새벽 늦게까지 케이온 보고 등교했던 일이나
학교 가면 애들이랑 케이온 이번 화는 어땠는지 오프닝 엔딩 바뀐 거 얘기하거나 유이 vs 미오 최애 토론을 하기도 하고
하교 때 청소 시간에는 빗자루 들고 케이온 따라했던 기억들
다들 악기도 샀으니 합주 해보려는데 리츠 최애만 없어서 드럼 구인한다고 다른 반에 구인 포스터도 붙여보고
그렇게 막상 합주 한다고 모여놓고는 아무도 연습 안 해와서 그냥 악기 들고 수다 떨기나 하고 ㅋㅋㅋㅋ 그래도 그게 정말 즐거웠지
생각해보면 내가 아직도 케이온을 제일 좋아하는 이유는 처음으로 본 애니메이션이기도 하고
평생 최애를 만나 너무 몰입하면서 봐서 그런 것도 있지만
케이온과 함께 만들었던 소중한 학창 시절의 추억이 있기 때문인 거 같다
이젠 그때로 돌아갈 수 없지만 적어도 생생하게 떠올릴 수는 있도록 예전의 내가 핸드폰이라도 남겨뒀나 싶다 그리울 때 한 번씩 보라면서
만약 케이온을 몰랐다면 어떤 삶을 살아왔을까 싶네
그런 점에서 케이온에게는 항상 고마운 마음뿐이야
회색빛 일상에 색을 더해줬으니까
아마 다들 같은 마음이겠지
마지막으로 한 가지 바라는 게 있다면 앞으로도 많은 사람들이 케이온을 좋아해주고 오랫동안 기억해줬으면 좋겠다
긴 글 읽어줘서 고마워
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
번외)
폰 찾다가 라디오 겸 카세트/CD플레이어도 찾아서 겸사겸사 찍어봤어
작동은 되는데 벽에 세워놔야 중간에 안 끊기더라
와.. 진짜 감성 넘친다 케붕아
봐줘서 고마워
나 눈물나려 해
오랜만에 보니까 찡하더라
아니 ㅁㅊㅋㅋㅋㅋㅋㅋㅋ 이건 케굿즈라고 봐도 될 정도 아니냐 릿쨩은 뭔데 십ㅋㅋㅋㅋㅋ
학창시절에 친구들하고 케이온 얘기했던 경험은 진짜 귀한 경험이네... 햐 부럽다
그낭 운이 너무 좋았던 거 같아 좋은 친구들을 만나서
와 진짜 이런거 너무 좋음
길었을 텐데 봐줘서 고마워
릿쨩 소개시켜주세요 - dc App
인생 살다가 찾으면 연락드림
나랑 폰 똑같은거 썻어 대박... - dc App
와 진짜? ㅋㅋㅋㅋㅋㅋ 이런 경우가 있네
@히라사와 그 당시에 슬라이드폰이 유행했지만 난 폴더폰 선호해서 저거 샀엇음ㅋㅋㅋㅋ 잘 쓰다가 듀퐁폰으로 갈아탔지....아 추억이네 ㄹㅇㅋㅋㅋㅋㅋ - dc App
아 맞어 나도 슬라이드는 뭔가 그랬던 기억이 난다 ㅋㅋㅋㅋ 이야 진짜 그립긴 하다
와... 진짜 이 글을 읽으면서 나도 향수를 느꼈어,,, 고마워 케붕
나야말로 봐줘서 고마워
아 이게 뭐라고 사람 울컥하게 만드냐…진심으로 케이온을 사랑했던게 드러나서 글이 너무 좋다 살면서 가끔씩 생각날것 같아
뭔가를 진심으로 사랑한다는게 이렇게 좋은거였구나 예쁜 글 고마워!!!!
오랜만에 보니까 나도 괜히 감성적이게 되더라 이런 거라도 남아 있어서 다행이야 봐줘서 고마워
흐흐 릿쨩 - dc App
잘 지낼까 ㅋㅋ
와 나도 친구한테 어머나 씨발 저 짤 배경하라고 보냈었는데 - dc App
그 시절 국룰 이미지 ㅋㅋㅋㅋ
그 시절이 그립다
나도 가끔 너무 그립더라
울었다
굿굿.
케이온 케이온을 좋아한 기억 케이온을 함께한 친구들 이 모든걸 추억할 수 있는건 진짜 부럽다 K-ON!
지나고 보니 참 힘이 되더라 그냥 정말 운이 좋았다고 밖에는 생각할 수 없을 정도로
근데 저런 폰에 케짤 진짜 잘 어울리네.. 하하
결국은 옛날 애니이다 보니 감성 시너지가 있달까
감성 ㅆㅅㅊㅌ
좋게 봐줘서 땡큐
2011년이 옛날인게 제일 슬프다
기억들은 바로 엊그제 같은데 참 쓸쓸하다
아아...
경험해본 기억도 아닌데 기분 이상해짐...
케이온이 감성을 자극하는 데에는 뭔가가 있나 봐 나도 옛날 생각에 괜시리 감상에 젖게 되더라
울었다
와 진짜 눈물남요
아직 읽어주는 사람이 있었다니.. 오랜만에 옛 생각이 나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