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소처럼 부드러운 아침 햇살이 커튼을 뚫고 들어오고, 평범한 하루가 히라사와 가에 찾아올… 줄 알았다.
"언니, 아침이야~ 일어나~"
우이의 다정한 목소리와 함께 이불을 흔들자, 잠투정을 하며 눈을 비비는 유이가 거기 있었다. 늘 똑같은, 살짝 눌린 머리에 느긋한 표정.
"으음~… 고마워, 우이~ 꿈속에서도 기타 치고 있었던 것 같아~"
…그래, 여기까지는 '늘 똑같았다'.
하지만.
계단 아래, 거실에서 들려오는 찻잔의 경쾌한 소리.
우이가 무심코 시선을 돌린 그곳에는―――
또 다른 **'유이'**가 있었다.
"…어?"
머리 모양도 얼굴 생김새도 완전히 똑같다. 하지만 **'또 다른 유이'**는 테이블 위에 정돈된 아침 식사를 차려놓고, 손에 든 티 세트를 조용히 다루고 있었다. 찻잔을 입가로 가져가는 동작도, 말을 내뱉기 전의 뜸 들이는 모습도, 마치 영화 속 아가씨처럼 품격이 느껴졌다.
"…어, 언니…? 어? 여기도…?"
잠에서 깬 유이가 계단을 내려오다 그 광경을 목격하는 순간, 발걸음을 멈췄다. 눈을 크게 뜨고 자신과 똑같이 생긴 인물을 응시한다.
"엣… 엣!? 에에에에에에에에에에에엣!?"
그리고 서로 똑같이 놀라움의 비명을 지르는 두 명의 '유이'.
"뭐, 뭐야 이거!? 나야!? 근데 내가 아니야!? 엣, 꿈!? 현실!?"
"…여기는… 어디죠? 으음, 저는 방금까지… 어라? 제 방에 있었을 텐데…?"
어딘가 당혹스러움이 섞인 그 목소리. 하지만 말꼬리는 부드러웠고, 발음에는 묘한 기품이 배어 있었다.
유이가 조심스럽게 다가가 입을 열었다.
"저, 저기… 누구…?"
또 다른 유이는 살짝 놀란 듯 눈을 크게 뜨더니, 나긋나긋하게 미소를 지었다.
"말씀드리는게 늦었네요. 저는 **'코토부키 유이(琴吹 唯)'**라고 합니다."
"…어?"
"어, 잠깐만… 코토부키!? 무기쨩의 '코토부키'!?"
"네. 코토부키 가문의 양녀로 자랐습니다. …아무래도, 조금 다른 세상에서 와 버린 것 같은데… 아무래도, 다른 세상의 저는 이런 모습인가보네요."
"그, 그럼 나랑… 똑같은 얼굴인데, 자란 곳도 환경도, 전부 다르다는 거야…!?"
"그렇겠네요. 홍차 종류는 어릴 때부터 집사에게 배웠고요, 매일 아침 승마 훈련도 거르지 않았답니다. 경제에 대해서는, 아버님께서 어릴 때부터 증권 동향을 가르쳐주셨고…"
"…에에… 뭐야 그… 셀럽 육성 커리큘럼은…"
유이는 그저 멍하니 입을 벌리고 두 명의 유이를 번갈아 보았다.
――같은 얼굴, 하지만 완전히 다른 존재.
나긋나긋한 동작으로 찻잔을 조용히 내려놓은 **'코토부키 유이'**는 조용히 말했다.
"하지만… 이 세상의 '유이' 씨와 이렇게 만나 뵙게 되어, 매우 영광입니다. 후훗, 신기한 기분이 드네요… 거울을 보고 있는 것 같아요."
유이가 저도 모르게 거울처럼 움직여 본다.
"이, 이렇게?"
코토부키 유이도 살짝 쑥스러운 듯 같은 동작을 따라 한다.
"이렇게, 맞죠?"
두 사람이 동시에 서로의 얼굴을 마주 보고 웃음이 터져 나온다.
"에헤헤~… 뭔가, 엄청 이상한데, 좀 즐거울지도~"
"후훗, 동감입니다. 앞으로, 여러 가지 이야기를 나눌 수 있다면 기쁠 것 같아요. 그런데..."
유이와 똑같은 얼굴이, 가만히 우이에게로 시선을 향한다.
"이쪽 분은, 어느 분이신지 여쭈어봐도...?"
순간, 우이의 표정이 딱 굳는다. 아무래도, 자기 언니의 얼굴을 하고 있는 사람에게 그런 말을 듣는건, 역시 충격이다.
"에...? 우이...인데..."
"우이님...이시군요."
정말 처음 만난듯한 모습으로, 코토부키 유이는 살며시 고개를 숙인다.
"처음 뵙겠습니다, 우이님."
아침 소동이 가라앉기도 전에, 시간은 무정하게 흘러갔다.
"언니! 시간!"
우이의 목소리가 방 안에 울려 퍼진다.
"크, 큰일 났다! 벌써 이 시간이야!?"
유이는 세면대로 달려가면서 한 손으로는 교복 단추를 잠그고, 다른 한 손으로는 빵을 물고 토스트를 입에 문 채 허둥지둥 거실을 가로지른다. 우이도 가방을 안고 뒤따른다.
그런 와중에, 조용히 홍차를 마시던 또 다른 '유이', 즉 **'코토부키 유이'**는 살짝 놀란 듯 눈을 깜빡이면서도 우아하게 일어섰다.
"…바쁘신 것 같네요?"
"엣… 아, 응! 이제 학교 안 가면 진짜 지각할 거야!"
유이가 그렇게 대답하며 리본을 묶고 있을 때, 코토부키 유이가 치맛자락을 살짝 정리하고 자세를 바르게 한 채 가방을 어깨에 멨다.
"그렇다면, 저도 함께 가도 될까요?"
"…엣?"
유이와 우이가 동시에 뒤돌아보니, 이미 나갈 준비를 마친 코토부키 유이의 모습이 있었다. 교복을 입은 모습도 어딘가 달라 보였다. 치마 길이, 가디건 입는 법, 옷깃 정리까지—모든 것이 정돈되어있는 모습.
"저도 등교해야 해서요. …학교는 다를지 모르지만, 이대로 조용히 남아 있는 것도 부자연스럽고, 이왕 이렇게 된 김에 함께 가요."
그렇게 말하는 목소리는 침착했고, 어떤 기품마저 느껴졌다.
"그, 그렇지만… 코토부키 씨… 아니, 그… 유이쨩? 우이는 정말 몰라?"
유이가 불안한 듯 묻자, 코토부키 유이는 미안하다는 듯 고개를 갸웃거렸다.
"죄송하지만, **'히라사와 우이'**라는 이름은 지금 처음 들었습니다. 얼굴도… 기억에 없습니다."
그 대답에 우이의 어깨가 축 처진다. 유이도 믿을 수 없다는 표정으로 코토부키 유이와 우이를 번갈아 본다.
"엣… 설마… 우이는 내 여동생이고… 엄청 친해서… 우이가 없으면 아침에도 못 일어나고, 교복도 잊어버리고…!"
"글쎄요… 저에게는 **'코토부키 츠무기 언니(오네사마)'**가 계시지만, 그 외에 자매가 있다는 기억은 없습니다."
"언, 언니…!? 무기쨩을 '언니(오네사마)'라고 부르는 거야!?"
"네, 아주 우아하고 믿음직한 분이세요. 늘 저를 신경 써 주시고요…"
유이와 우이는 서로를 마주 본다. 상황은 갈수록 알 수 없었다.
하지만 지금은—
"큰일이야, 진짜 지각하겠다~!"
"언니, 양말 뒤집어 신었어!"
"우와~! 고마워, 우이~!"
현관문을 힘차게 열고 히라사와 자매가 뛰쳐나간다.
그 뒤를, 신발 소리 하나 내지 않고, 코토부키 유이가 스르륵 따라온다.
"…저기, 따라오는 거야?"
"네. 함께 가도 괜찮을까요? 어느 학교인지는 모르지만, 지도가 있다면 대처할 수 있고요… 후훗, 배움의 전당은 세상을 불문하고 소중한 것이니까요."
완벽한 미소로 그렇게 말하는 코토부키 유이에게, 유이는 멍하니 고개를 작게 끄덕일 수밖에 없었다.
"이, 이제, 될 대로 되라지~…!"
그리고 세 사람은 아침 햇살 속으로—마치 세 자매처럼 나란히 달리기 시작했다.
하지만 그 등 뒤에 감도는 것은, 일상인 듯하면서도 어딘가 '엇나간' 비일상의 기운이었다.
다음편 내놔 - dc App
왜 보다보니 재밌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