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경음부에서 ‘케이크’는 항상 작은 파문을 일으킨다.
달콤한 향기와 부드러운 질감은
연습보다 설득력이 강하고,
한 조각이 말보다 많은 것을 움직인다.

그래서 나는 늘 집에서 케이크를 가져온다.
직접 구운 것도 아니고, 특별한 비법이 있는 것도 아니다.
하지만 세상에는 원래
간단한 것일수록 누구를 무너뜨리는 힘이 강하다.

다른 부원들은 이미 오래 전에 이 기쁨을 알아버렸다.
달콤함 앞에서는 누구든 고분고분해지고,
작은 부탁 정도는 웃으면서 들어준다.
부의 분위기와 흐름을 조금 비틀어도
아무도 문제 삼지 않는다.
달콤함이 입안에서 녹아내리는 동안
사람은 보통 예민함을 잃어버리니까.

문제는—
단 하나, ‘그 아이’였다.

그 아이는 유독 단단했다.
아마도 후배라는 입장에서 스스로 정한 기준 같은 걸 지키는 모양이다.
케이크 냄새가 흘러나오는 순간
눈빛이 살짝 흔들리는 것을 나만 몰랐을 리 없다.
분명히 먹고 싶다.
그건 누구라도 알 수 있는 사실이다.

그런데도 그 애는
마치 세상에 연습 외에는 존재하지 않는다는 듯이 말했다.

“저… 연습 먼저 해야죠.”

말끝이 떨렸다.
그 순간 나는 직감했다.
케이크는 분명히 약점이다.
하지만 참을 수 있는 한계에 가까운 약점이다.
아주 살짝만 더 자극하면 금이 갈 것이다.

문제는, 이 ‘금’을 어떻게 터뜨릴까였다.
간식의 훌륭함을 알게 해주려는 척하면서
사실은 조금 기분 나쁠 정도로
그 아이의 자제심을 뒤흔들고 싶었다.

어차피 다른 부원들은 이미 내 편이다.
내가 케이크 상자를 열면
그들은 자연스럽게 웃으며 스푼을 든다.
기분 좋게 달콤함을 즐기며
“오늘은 뭐부터 할까?” 하고 자연스럽게 묻는다.

그렇다면 남은 걸림돌은
후배 한 명뿐.

나는 상자 뚜껑을 조금 더 천천히 열기로 했다.
케이크 향이 연습실에 아주 천천히 번지도록.
그 아이가 기타 줄을 잡은 손가락을 잠깐이라도 멈추게 만들만큼.
달콤함이 가장 잔인한 형태로 스며들도록.

그리고 방금 전,
그 아이가 케이크 쪽을 힐끗 쳐다본 것을 놓치지 않았다.
연습하자는 말은 여전히 했지만
목소리가 눈앞의 향기에 흔들렸다는 것도.

됐다.
이제 거의 다 온 셈이다.

나는 천천히, 가능한 한 다정하게 말했다.
마치 순전히 ‘배려’인 양.

“연습은 곧 하면 되니까…
먼저 한 입 먹어도 괜찮아.
기운이 나야 연주도 더 잘 되잖아?”

그 아이의 표정이 잠시 무너졌다.
자제심과 욕망 사이에서 갈라지는 미세한 결.
나는 그 순간을 오래 기다렸다.

그 아이가 결국 한 입을 허락하는 순간—
달콤함은 곧 나의 승리가 된다.
그리고 그 아이는 그 사실을
아직 모른다.

하지만 괜찮다.
케이크는 언제나
천천히, 달콤하게,
가장 확실하게 사람을 설득하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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