케이온을 처음 알게 된 것은 15년 전이었습니다
직접 보게 된건 13년 전인 12년도였던 것 같네요
큰 갈등도 없고 슴슴하고 포근한 애니메이션
솔직히 줄거리가 막 재밌다기보단
노래가 워낙 좋고 캐릭터들도 귀여워서 흐뭇하게 봤던 기억이 납니다
당시에는 누군가 최애 애니가 뭐냐고 묻는다면
'당연히 케이온이지' 까지는 아니고
'음… 케이온이려나' 싶었던 정도의 감상이었습니다
사실 케이온이라는 작품 자체보다 단순히 케이온 속 캐릭터와 음악을 더 좋아했던 것 같습니다
특히 무기… 무기라는 캐릭터는 정말 예전부터 좋아했던 것 같습니다
노래는 종종 찾아 듣지만 사실상 추억 속에 묻어뒀던 케이온
올해 3월… 갑자기 극장판 재개봉 소식을 들어버리고 맙니다
생각해 보니 극장판을 본 기억이 없었기에
기왕 볼 거 복습은 하고 가자라는 마음으로 다시 정주행 했는데…
아니 너무 재밌는 겁니다
내가 당시에 작품을 주의 깊게 안 봤었나 생각이 들 정도로 너무 재밌게 보고 4월 중순에 처음 극장판을 보러 갔습니다
잠실에서 총 두 번을 봤는데… 이름은 응원상영관이었지만 단 한 명도 아무도 호응하지 않던 진귀한 광경을 보게 됩니다
사실 이때만 해도 노래 떼창을 조지고 떠들썩하게 관람하는 그런 상황을 생각조차 하지 못했습니다
지금이야 홍대응상을 못 간 게 상당히 후회되지만 솔직히 당시에는 그냥 차분하니 오히려 좋다 하고 즐겁게 보고 나왔습니다
이 시점을 계기로 약간은 막연하다고 생각했던,
케이온이라는 애니메이션에 대한 애정이 이전보다 더 각별해진 것 같습니다
작품이 주는 분위기 자체가 사람 마음을 편하게 하는 무언가가 있다고 느꼈고
노래를 그렇게 들어왔지만 아직도 몰랐던 노래가 있다는 것도 신기했습니다
예전부터 무기를 좋아했던 것도 내가 단순히 홍대병이 있어서 그랬던 건가 스스로 의심을 했었는데
그냥 무기가 나오는 장면만 봐도 흐뭇해지는 것을 보니 사랑이었나 봅니다… 죄 많은 여자 같으니
이때만 해도 기껏해야 책장 한 칸 분량의 굿즈만 가지고 있던 정도였는데
홍대에도 굿즈샵 같은 곳들이 있다는 얘기를 듣고 종종 가서 사 왔던 것 같습니다
라멘에도 관심을 가지게 된 한 해였기에 밥 먹으러 가는 김에 겸사겸사 들렀던 것 같네요
굿즈도 굿즈지만 케이온 속 노래들을 정말 오랫동안 들어왔다 보니 음반 정도는 다 모으고 싶다는 생각을 하게 된 것 같습니다
그래서 여행을 가서도 음반이나 굿즈를 찾아보기도 했네요
비록 카세트가 포함된 세트는 아니었지만 너무도 갖고 싶었던 방과 후 티타임 II 앨범도 구하고 참 좋았습니다
맨날 저가 피규어만 사다가 처음으로 큰 결심을 하기도 하고
지금이야 대가리가 깨져버려서 바로 집었겠지만
당시에는 BD 세트를 발견하고 나서도 정말 많이 고민하다가 구매한 BD 세트도 생각이 납니다
사실 라멘 여행으로 갔었던 여행이었는데 케이온 관련 굿즈를 개처럼 사버린 상황
돌이켜보면 이때부터 소비에 거리낌이 없어졌던 것 같습니다…
그러다가 문득 토요사토 무기리츠 생일파티 소식을 접하게 되고
이거는 반드시 가봐야겠다 하고 오사카 여행 계획을 세우게 됩니다
여행을 혼자 갈 때 항상 1순위는 먹거리, 2순위는 술, 3순위는 볼거리 정도로 잡아두고 여행 계획을 짜는 편인데
처음으로 그런 거 다 제쳐두고 생파 행사, 성지순례 위주로 계획을 짰던 것 같습니다
덴덴타운 구경도 하고
한국 노래방에는 없는 케송도 불러보고
애니에서 봤던 경치들을 실제로 마주하기도 합니다
더운 날씨에 캐리어 끌고 다니기 참 힘들었는데 너무 즐거운 시간이었네요
캡슐호텔에서만 자다가 수학여행 편에서나 봤던 숙소도 가보고
토요사토로 향하게 됩니다
그냥 보자마자 실없는 웃음이 나오던 토요사토 초등학교 건물
부실에서 케송을 들으며 앉아 있으니 눈물이 날 뻔했습니다
직접 만든 포토카드를 나눠주시던 서양 행님 다시 한번 감사드립니다
다른 팬들과 같이 모여서 즐기는 행사를 처음 가본 셈인데
같은 걸 즐기는 사람끼리 모여서 시간을 보낸다는 것이 참 즐거운 일임을 알게 되었습니다
받은 것도 너무나 많았네요
근데 등신대 받고 집에 돌아갈 생각을 하니 좀 난처하긴 했음
돌아가야 하는데 발걸음이 떨어지지 않던 토요사토 초등학교
반드시 다시 와야겠다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성지들을 마저 더 보고
귀국 날 잠이 안 와 원래는 안 가보려던 마라톤 코스를 다 조지고 집으로 돌아옵니다
솔직히 여태 갔던 여행 중 식사 만족도가 가장 낮은 여행이었음에도
가장 기억에 남는 여행 중 하나가 되었습니다
디시 눈팅만 20년(비약 있음)을 하다가 처음으로 디시에 글을 썼던 것이 이 시기였네요
케이온이 아니었다면 평생 고닉을 파지 않았을 것 같습니다
서코를 가기도 하고
가기 전까지도 이걸 가는 게 맞는지 고민했던 갤대관도 이때 처음 가봤습니다
토요사토 생파 덕에 용기 아닌 용기를 내본 듯합니다
왜 첫 대관을 오지 않았을까 후회가 되었을 정도로 즐거웠던 시간
제 재산을 반쪽 낸 메루카리를 알게 되기도 했습니다…
음반을 다 모으게 되어 굉장히 기뻤던 기억이 있네요
그렇게 10월 대관도 참석했습니다
킹블레이드가 참 좋은 물건임을 알게 된 좋은 시간
언젠가 이런 시간이 또 올 거라 믿고 있습니다
연말 라이브 갤중계도 관람하고
시간이 흘러 벌써 2025년의 마지막 날
케이온이라는 작품은 좋든 나쁘든 제 삶에 큰 비중을 차지해 버렸습니다
앞으로 살면서 이 이상 꾸준히 좋아할 애니메이션이 더 있을까 하는 생각도 듭니다
비록 원작자는 밝혀진 이유 없이 연재를 안 하고 있으며
후속작은 소식은커녕 나올지 조차 불투명하지만…
그래도 우리 케이온 사랑하시죠??
케붕이들 모두 한 해 고생 많았습니다
2026년에도 다들 잘 보내길 바랍니다
재개봉, 대관(제발요), 케이온 17주년(제발요) 같은 좋은 일이 많을 겁니다
이만 글 줄이겠습니다

선 개추 후 감상…
@무기한테물림 넹
이렇게 케이온에 진심인 케붕이들을 보면 나도 케이온 열정에 대한 원동력을 갖게 됨...고맙구나.... - dc App
갤에 오고 벽을 많이 느꼈음... 오랫동안 꾸준히 파온 케고수들이 너무 많음
@무기한테물림 돈 많이 벌자꾸나... - dc App
우와 진짜 케고수 나도 신년에는 나도 열심히 덕질해야겠구나
"재개봉 복귀" 입니다... 다음 한 해도 케이온으로 가득한 해가 되길
와... 토요사토 진짜 낭만이 있네...ㅠㅠ
1분 1초가 뜻깊었던 정말 너무 좋았던 장소
오랜만에 글 몰입감있게 되게 잘읽은듯.. 케굿즈나 토요사토간건 케부럽네..
감동입니다 교토 토요사토 여행은 평생 못 잊을 것 같아요
와 나도 케이온을 11년도에 보고 이번에 극장판 덕분에 케이온이 더 각별해졌는데 옛날에 봤던 사람들은 다 똑같은 생각이구나 싶네 ㅋㅋㅋㅋㅋ 또 진짜 토요사토 처음 갔을 때는 와 내가 여길 결국 왔구나라는 생각이랑 정말 애니랑 똑같다라는 생각에 실웃음 나오면서 감동이더라고.. 앞으로도 케이온 열심히 좋아해야겠다.. 케추!!
토씨 하나 안 틀리고 댓글 그대로의 감정이었는데... 평생 덕질하게 될 것 같음
와.. 힘내겠습니다
유이가 가득한 한 해가 되길
무기 쵝오 ㅠㅠ
동의합니다
굿즈 진짜 많네 케추 - dc Ap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