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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하늘 "부담감보다 행복감 커…무대가 가장 편해요"

(서울=연합뉴스) 김정은 기자 = "솔직히 말하면 부담감을 느끼지 못했어요. 행복감이 더 컸어요. 무대에 섰을 때 안도감이 더 컸습니다. 그러면서 한 번 더 느낀 것이 저는 사각형 안에 있는 것보다는 사각형 위에 있는 것이 더 좋아요. TV 같은 사각형 안에 들어가 있는 것보다 무대같이 사각형 위에 서 있는 것이 가장 편하더라고요."


드라마 '미생'이 낳은 또 한 명의 스타 배우 강하늘(25)은 지난 9일 국립극장에서 개막한 연극 '해롤드&모드'에서 자기만의 껍질 속에 갇힌 철없고 음침한 19살 소년 '해롤드'를 연기한다. 


하지만, 15일 국립극장에서 만난 그는 생각보다 더 밝고 긍정적이면서도 연기에 있어서는 매우 진중하면서 나름의 철학을 확실히 갖고 있었다. 특히 그의 말 한 마디 한 마디에서 연극과 무대에 대한 각별한 애정이 짙게 묻어났다. 


"연기를 처음 시작한 곳이 무대에요. 그래서 집 같은 곳이죠. 집 나가면 고생이라고 하는데 고생하다가 다시 집으로 돌아와서 집밥도 먹고 충전도 하고…그러다 다시 또 나가야겠죠."


강하늘은 어느날 갑자기 하늘에서 뚝 떨어진 배우가 아니다. 16세이던 2006년 연극 '천상시계'로 데뷔했고 이후 '쓰릴미', '왕세자 실종사건', '어쌔신', 블랙메리포핀스' 등 여러 뮤지컬을 거쳤다. 그를 '스타'로 만들어준 드라마 미생 이전에도 '상속자들', '몬스타', 영화 '너는 펫' 등 브라운관과 스크린도 여러 차례 출연했다. 


"무대 위에 올라가기 직전의 이상한, 심장이 쫄깃쫄깃해지는 맛이 있어요. 다시 느껴보니까 '내가 이런 사람이었지' 하는 생각을 많이 했어요. 솔직히 말하면 오늘도, 내일도 빨리 공연하고 싶어요."


그가 무대에서 방송으로 시선을 돌린 것도 사실은 연극 때문이다. 방송에서 이름을 알려 무대로 돌아오면 대중이 좀 더 관심있게 연극을 바라봐줄 거라는 기대에서였다.


"우리나라 연극계가 발전하고 활발해지게 하고 싶었어요. 사실 어머니, 아버지가 연극배우를 하시다가 생계 유지가 안되서 그만두셨어요. 그에 대한 분노도 있었죠. 우리나라 연극학과에서 한해에 3만명 이상 졸업하는데 이중 일 할 수 있는 사람은 굉장히 적어요. 그게 참 싫었죠. 이런 생각을 누구나 하는 것은 아니지만 누구도 하지 않는 것은 안된다고 생각했어요."


그의 바람대로 현재 연극 '해롤드 & 모드'는 좋은 작품이라는 입소문과 강하늘의 인기에 힘입어 인터넷 예매사이트에서 예매율 상위를 기록하며 순항중이다. 특히 젊은 관객들의 호응이 높다.  


"저희 연극은 작품 자체와 박정자 선생님의 힘이 커요. 하지만 그래도 제가 어느 정도 일조할 수 있었다는 것은 기분 좋은 일이죠. 사실 처음에 방송에 나갔을 때 욕도, 질타도 받았어요. '뮤지컬 몇편 하니까 이제 방송간다'는 얘기도 하고 여러 오해의 말을 들었죠. 하지만 나중에라도 제 마음을 실현하는 날이 오면 이해해주실 것라고 생각했어요. 사실 그런 얘기를 들으면서 '내가 과연 옳았나' 내 선택에 의심도 많았는데 그래도 내 선택이 잘한 것이라는 생각이 들어 제 나름대로 제게 칭찬을 하고 있어서 굉장히 기분이 좋아요."


이 연극은 해롤드와 80세의 여인 '모드'의 우정과 사랑을 그린다. 여기서 강하늘은 대선배 박정자(73)와 호흡을 맞춘다.

 

"사실 가장 어려웠던 부분은 단 몇분만에 해소됐어요. 박정자 선생님과 연기했을 때 어떻게 하면 관객들이 공감을 느끼도록 할까였는데, 선생님을 만나자마자 '아! 되겠다' 생각했죠. 굉장히 귀엽고 사랑스러운 분이거든요. 그래서 '내가 사랑할 수 있겠다' 하는 마음이 들었죠."


2003년 초연 이후 지금까지 연극과 뮤지컬로 6번이나 만들어진 작품이지만 그는 전작을 일부러 보지 않았다. 


"지금까지 했던 작품의 이전 공연들을 한번도 본 적이 없어요. 저는 제가 판단한, 할 수 있는 모습으로 표현하고 싶거든요. 만약 이전 공연을 보게 되면 진짜 안풀리는 장면에서 '지난번 했던 대로 가자' 하며 쉬운 길로 가거나 억지로 다르게 하려고 하다 더 틀리게 되죠. 이 두가지 싫어서 아무것도 안보고 하는 편이에요."


그는 "연극은 제게 필요악"이라고 했다. 


"저를 못살게 굴기 때문에 좋아요. 안주하지 않게 만들어주거든요. 연극은 계속 저를 채찍질 하고 계속 움직이게 만들어요. 연극을 통해 계속 흐를 수 있는 물꼬를 트는 거죠. 드라마와 영화도 물론 한 장면 한 장면 최선을 다하지만 라이브로 관객과 만나야 하는 연극이 주는 긴장감이 있죠. 물론 정말 부담스럽고 힘들어 죽을 것 같을 때도 있지만 공연하다보면 좋아지고 커튼콜 때는 웃고 있어요."


강하늘은 "연기자라면 연기관, 배우관 이 두가지가 그 안에 중심처럼 자리잡고 있어야 한다"고도 했다.

 

"예술은 표현하는 것인데 내가 아무것도 가진 것이 없이 표현만 하는 것은 허상이죠. 그래서 저의 좌우명은 세가지에요. '배우고 배우고 배워서 또 배우면 그때 배우가 될 수 있다, 두배 유명해지면 여섯배 겸손해져도 비난이 쏟아진다, 작은 배우는 있어도 작은 역할은 없다.' 이 세가지가 연기자가 무엇인가를 표현할 수 있는 말인 것 같습니다."


kje@yna.co.kr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2015/01/15 19:05 송고





인터뷰가 좋아서 전문 긁어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