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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작년에 섬포RB랑 루퍼즈하고 되게 오랜만에 키겜 했는데 만족스러웠다.
사실 컨셉이 디스토피아+성인남주/안드로이드소녀+여행이길래 많이 보던 스토리 아닐까 싶어서 미뤄뒀었음.
실제로도 예상했던 스토리로 흘러가길래 조금 걱정스러웠지만 두 주인공이 본격적인 여행을 시작하면서부터 인상이 바뀜.
스토리 평가가 좋길래 주드가 필리아한테 정들고 필리아랑 세계 사이에서 고민하고... 이런 스토리에 어떻게 변화를 줬을까를 생각했는데
이 게임은 주드랑 필리아의 여행 그 자체에 포커스가 맞춰져 있었음.
느리게, 찬찬히, 조그만 일상의 부분도 세세하게 묘사하면서 필리아가 점점 주드의 마음속에서 큰 부분을 차지해가는걸 보여주는데
그러면서도 세계관이랑 윌렘의 목표 같은 이야기도 딱 흥미를 일으킬 정도로 적절하게 제시되었음.
스토리에 큰 반전을 주는 대신 주드랑 필리아의 관계형성에 깊게 몰입할 수 있도록 심리묘사랑 완급조절에 공을 들인 인상을 받음.
그래서인가 윌렘 박사의 스토리나 결말 부분은 거의 예상한대로 흘러가서 별 감흥이 안 들었는데
엔딩 후의 필리아를 보니까 뭔가 울컥하는 마음이 들었음.
주드가 전달한 필리아가 멋있게 성장한 모습을 보는게 정말 기꺼웠고
그만큼 플레이하면서 두 사람한테 정이 들었다는게 느껴졌음.
스토리 자체에 대한 흥미나 연출은 루퍼즈가 더 나았을지도 모르지만
반대로 그런 것 없이 두 사람의 여정을 조망하는 것 만으로 등장인물의 감정과 관계변화를 이만치 전달할 수 있는게 대단하다고 생각함.
좋은 게임이었다.
뻔하지만 속이 꽉찬느낌이라 나도 좋더라 이것도 애니화해주면 감성 죽일텐데
우리딸 필리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