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솔직히 옛날 작품이고 초반 내용이 지루했어서 처음에는 몰입을 못했음

유메미도 사람같은 로봇이 아니라 망가진 깡통로봇처럼 말하니까 이게 뭐지 싶었다

며칠간 조금씩 밀었음. 한번 시작했으니까 그래도 끝은 봐야지라는 생각이었다

드디어 투영기를 고치고 투영과 함께 유메미의 해설을 듣는 장면까지 옴. 난 이런거에 관심이 많아서 이때부터 몰입이 되기 시작함.

유메미를 그저 고장난 로봇으로 인식했었고 하는 말들도 시덥잖은 얘기라서 귀에도 안 들어왔었는데 본업 모드로 들어가니까 자신의 존재를 강하게 주장하는 듯한 느낌을 받음

이후 전력이 끊기고 암전이 됐지만 머리 속으로 그림을 그리며 해설을 듣고 다시 눈을 뜬 뒤에 깨달았음. 나는 이미 유메미를 사랑하게 된거임. 그런데 곧바로 전력이 끊겨서 예정된 미래를 떠올리게 됨. 이후로 결말까지 앉은 자리에서 끝까지 다 봤음. 슬퍼서 목이 메는게 어떤 느낌인지 알았다.

전쟁의 비인간적인, 망가진 세상 속에서 이미 알면서도 망가진 것은 자신이라고 생각하던게, 천국을 둘로 나누지 말아달라고 소망하는게 무엇보다도 인간다웠다.


얼마전에 비 많이 올 때 고고덧 말고 플라네타리안을 했어야 했는데 ㅅㅂ

고고덧도 다시 생각하면 이런 결말과 크게 다르지 않은데 차이가 뭘까하니 작가가 전하고자 하는 메세지가 표상으로써 머리에 있을 텐데 이걸 어떻게 텍스트로 표현하고 접한 독자가 떠올린 표상이 작가의 표상과 얼마나 일치하는지가 중요한 것 같다

단지 작가가 이야기를 들려준다고 독자가 귀를 기울여 주는게 아니기 때문에 독자 스스로 듣고 싶어하고 사랑할 수 있게 만들면 기꺼이 작가의 표상에 도달하려고 하기 때문에 게임이든 글이든 메세지보다 중요한건 독자가 1차적으로 접하는 텍스트, 맥락이라고 생각한다

갑자기 고고덧 회고록이 돼버렸는데 아무튼 재밌게 함
다음은 리클버스터즈 해볼거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