샤프닝에서 각도를 빼놓을 수 없는 이유는 이렇습니다.

1. 각도가 예리함을 결정하고

2. 각도가 내구성을 결정하고

3. 각도를 제어할 수 있어야 원하는 결과물을 얻을 수 있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많은 분들이, 현재 샤프닝된 각도를 유지해서 샤프닝을 하고 있거나 그렇게 하라고 가르치는 것을 쉽게 볼 수 있습니다. 그래서 엣지에 마커를 칠해서 숫돌에 문질러보고 마커가 완전히 지워지는 각도를 찾은 후 그것을 계속 유지하라고 하죠.

하지만 저는 좀 생가이 다릅니다. 현재 각도가 무조건 올바른 각도, 최적의 각도라고 보기 어렵기 때문입니다. 엣지각을 측정하는 장비를 통해 현재 각도를 정확히 측정 후 그것이 내가 원하는 각도라는 것을 확인하기 전까지는 말입니다.

그렇기에 현재 각도를 유지해서 샤프닝하는 것에 대해서 저는 회의적인 입장입니다. 즉 현재 각도는 무시하고 내가 원하는 각도로 샤프닝하는게 '기능적으로'는 최선이라고 생각합니다. 단, 예외가 있다면 기능보다 외형의 심미성이 중요한 경우에는 현재 각도를 유지하는 것이 중요할 수 있습니다.

이렇게되면 우리는 평소에 샤프닝 각도에 대한 머슬 메모리를 키울 필요가 있게 됩니다. 칼날을 칼날을 기울이는 정도를 몸으로 기억하는 것이죠. 그러면 샤프닝할 때마다 현재 각도가 얼마인지 체크하거나 측정할 필요가 없습니다. 그냥 평소하던데로 숫돌이나 기계에 칼날을 올리면 그만입니다.

그런데 나이프 샤프닝이 어려운건 그 종류와 형태가 다양하기 때문임을 기억해야 합니다. 즉 용도에 따라서 각도를 다르게 설정해야 합니다. 그래서 샤프닝에 필요한 머슬 메모리를 만드는게 쉽지 않습니다. 주방칼만 다룬다면 비교적 쉽습니다. 주방칼도 세부 카테고리가 있어 용도에 따른 각도 조절이 필요한 것이 사실이나 그 차이가 샤프닝의 난이도를 확 높이는 정도는 아닌 것 같습니다.

문제는 다용도 나이프입니다. 무난하게 17~20도로 샤프닝할 수 있는 경우도 있지만 험하게 쓸 것을 상정하여 엣지를 두껍게 만든 칼이라면 25도로 각을 높여야 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일부 대거의 경우는 25도로 설정했음에도 옆면이 긁히는 현상이 발생하기도 합니다. 반대로 주방칼만큼 낮은 각도로 샤프닝해도 좋은 나이프도 있습니다.

그래서 다용도 나이프에서는 머슬 메모리가 거의 무용지물이 되는 것 같습니다. 어떤 다용도 나이프 하나를 샤프닝하기로 했다면 그 나이프에 대한 머슬 메모리를 익히는 시간을 가진 후 집중해서 샤프닝을 시작해야 합니다.

다음번엔 즉석에서 머슬 메모리를 익히는 방법에 대해 얘기를 해보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