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업하는 글입니다. 지금하고 시제가 안 맞아도 이해해주시기 바랍니다.
첫짤은 나쉽프가 하도 이쁘게 찍어놔서 퍼옵니다.
벤메 부쉬크레프터 162. 호평이 자자한데다 스팩도 구석구석 전부 다 마음에 들고
마침 할인중이라는 걸 어느 분이 말씀해 주셔서 구매했습니다.
실제로 받아보니, 마감 상태가 이 나이프와 동일한 가격의 만년필보다 훨씬 낫다는 것을 느끼고는 적잖이 충격을 먹었습니다.
세일러 만년필도 pmma 수지 그립에 몰드 사출선이 있는데, 이 나이프는 절삭 가공이라 그런지 아주 거울을 만지는 수준의 접합부 마감을 보여주어 상당히 만족합니다.
언박싱 해보니 구성물은 간단합니다. 박스 안에 칼이 끼워진 사슴통가죽 쉬스와 설명서 겸 광고지(워런티카드는 아닌듯), 스펀지 밑창이 들어있습니다.
의외로 상당히 박스가 고퀄이라 놀랐습니다. 새틴 피니쉬 무늬에 벤메 로고를 윗면과 양측면에 그려 상당히 고급스럽습니다.
헬레 원통형 종이 박스와는 조금 다른 감성인 것 같습니다. 뭐, 박스인 시점에서 앵간하면 블리스터 포장보다는 훨씬 마음에 드는 게 대부분일 듯 하네요
칼날은 비난할 구석을 찾을 수 없었습니다. 질긴 만년필용 종이에 교체식 아트나이프로도 잘 안되는 푸쉬컷이 슥슥 들어가는 거 보고 놀랐습니다.
s30v 강재의 인성, 유지력에 관한 말은 자주 들어서 무뎌질 걱정은 하고있지 않습니다.
드롭포인트에 플래인백, 4mm두께라 튼튼하고, 실용적이고, 11.3cm정도라 날길이도 딱 적당해서 날길이가 모자라지도 넘치지도 않았습니다.
핸들은 전부 둥글게 처리되진 않아 완전히 착 감기는 그립감은 아니지만 어떻게 잡을지 생각하고 나서 두세번 주물럭거리면 딱 제자리에 손이 맞습니다. 핸들 뒤가 평면인 거에 대해서는 오히려 이쪽이 엄지로 누르는 힘이 잘 실린다는 장점이 있어 싫지 않고,
러브리스식 핸들과 달리 저 핸들의 볼록한 부분이 손바닥 중앙에 오는 게 아니라 손바닥과 손가락 사이 볼록살이 핸들의 움푹 파인 곳에 차례차례 들어가야 통상적인 엄지로 칼등을 누르는 그립(세이버 그립?)이 나왔습니다. 주먹 한가운데에 끼우는 그립(해머 그립?)으로 잡을때는 예상대로 볼록한 곳이 손바닥 중앙의 오목한 부분에 들어오고, 두 손가락으로 끝을 잡아 쵸핑하듯 잡는것도 중지 위치만 잘 잡으면 잘 들어맞았습니다.
G10소재를 사실 처음 만져보는데, 너무 요철이 들어가 아픈것도 아니고, 매끄러워 손이 미끄러지려는 것도 아닌 딱 잡고 다루기 좋은 소재인 듯 합니다. 나무처럼 결이 있는 것도 아니고 ABS 수지처럼 무른 것도 아니라 내구도도 좋으니 선호될 만 하네요
결정적으로 진한 청록색 G10에 검붉은색 스패이서, 새틴 피니쉬된 스테인리스를 총 5겹으로 쌓아 끝내주게 마감해 둔 것 때문에 처다보고 쓰다듬을 때마다 설랩니다
사슴 통가죽 쉬스도 감성 면에서는 만점입니다. 박음질도 충분히 똑바르고 꼼꼼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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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 여기까지 장점이었고, 이제 제가 생각하는 단점을 말해보겠습니다.
칼 자체에서는 단점을 찾지 못했습니다.
하지만 쉬스는 가죽공예를 어깨너머로 배운 사람이라도 당장에 개선점을 A4용지 5장짜리 보고서로 작성할 수 있을 정도로 엉망입니다.
첫째로 냄새납니다. 사슴 통가죽 쉬스라 그런지, 야생 무스 시체같은 냄새가 스멀스멀 올라옵니다.
둘째로 설계결함이 있습니다. 플라스틱 인레이가 가죽 쉬스를 칼날로부터 보호해주지 못해 칼을 넣을때마다 쉬스를 배어냅니다. 이 때문에 쉬스를 뒤집어 탁탁 치자 마이크로 sd 카드 하나를 덮을 만큼의 가죽 조각과 플라스틱 조각이 나왔습니다.
셋째로 버클입니다. 소위 똑딱이라 하는 버클이 위치가 애매하고 해제시 덜렁거려 바로 뽑아 쓰기 곤란합니다. 유튜브에서는 이 버클 부분 가죽끈에 고무줄을 연결해 덜렁거리지 않게 하는 경우를 봤는데 역시 따로 손봐야 하는 부분 같습니다.
넷쩨로 드레인 홀입니다. 물 빠지는 구멍이 아예 없어 물에 젖을 경우 처치곤란입니다. 통가죽이라 탑 그래인(가죽상층부)까지 포함되어 망정이지 습기에 완전히 저항 못하는 물건이 될뻔했습니다.
마지막으로 마감입니다. 케이바처럼 가죽쉬스는 외주생산 하는 것인지 의심될 정도의 마감 퀄리티를 보여줍니다. 글자 그대로 가죽 자르고 모양잡아서 바느질한 뒤 징 박고 마감 없이 출고한 물건인 듯 합니다.
기리매(마감재)를 아예 안 바르고 불로 지지지도 않았습니다. 명품브랜드 가죽제품의 퀄리티가 기리매를 얼마나 잘 발랐느냐로 결정되는 경우가 잦음을 생각하면 대단히 개탄스러운 부분입니다. 심지어 바느질 하기 전에 붙인 접착재는 떨어져 아랫부분은 이미 벌어졌습니다.
가죽만 그런것이 아니라 플라스틱 인레이도 아주 물건입니다. 설계결함품 답게, 모양은 잘 잡았으나 끝부분 마감이 엉망입니다. 시티즌 시계도 브레이슬릿 분해해야 보이는 부분 마감은 대충 하더니만 벤치메이드도 안 보이는 곳은 마감에 신경 안쓰고 있습니다. 이따 아트나이프로 다듬어줄 것이긴 하나 벤치메이드 쉬스가 별로라는 사실은 가려지지 않을 거 같네요
쉬스에 대해서는 소재로 사슴 통가죽을 사용했고, 사용하는 데 지장 없다는 점을 제외한 모든 부문에서 빵점입니다.
드레인 홀은 물에 안 담글예정이니 필요없지만, 기리메 15ml 한병 주문해야 할 거 같네요. 그런 나이프를 만들어낸 회사 쉬스가 왜 이 수준인지 의문이 생긴 동시에 주문제작 쉬스가 왜 비싼지 알게 되는 아이러니한 상황입니다.
(합성소재 쉬스의 폴크니븐 s1x나 탑스 스틸이글이 마렵습니다)
긴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중학생 때부터 갖고싶던 나이프를 드디어 하나 가지게 되어 기대감도, 만족감도, 실망도 크다 보니 길어졌습니다. 전반적으로 만족스러운 나이프이므로, 나중에 캠핑 다니게 되면 잘 쓸 예정입니다. 추천해주신 분과 읽어주신 분 모두에게 감사의 말씀을 드립니다.
아 그리고 금속류 핥아보고 미식 후기 남기는 건 월요일 즈음으로 계획하고 있습니다. 모두 행복한 주말 보내시길
위의 내용까지가 원문이었고, 몇 번 안되는 실사 후 느낀 점은 다음 글에 쓰겠습니다.
사족을 좀 덧붙이자면, 벤치메이드는 확실히 디자이너 콜라보로 아름다우면서도 실용적인 디자인을 뽑아내고, 마감도 훌륭하며, 강제도 좋은 걸 사용해 어떤 걸 사더라도 후회하지 않을 브렌드이지만 쉬스는 제발 외주 맡기는 게 좋을 거 같네요.
저런 쉬스를 고나 기준 4만원대에 팔지를 않나, 블루박스나 벤메샤프닝 툴, 문제의 시가커터와 스프링렛치 없는 발리송의 가격을 생각하면 칼 말고 다른 물건에서는 가성비가 좀 떨어집니다.
오 이분 되게 디테일하게 평가하시네. 국내 이 칼 리뷰중에 최고.
꼼꼼히 하는 게 습관이 되어놔서.. TMI 쏟아붓는 거 하나는 자신있음
결론, 벤메의 금속가공능력의 노하우는 나무랄 데 없는데 나머지는 이모저보 다소 아쉽다군요.
ㄴㄴ 디자인, 날섬, 핸들가공, 소재선정 다 좋은데 쉬스가 망할 쉬스
핸들은 호불호가 많이 엇갈려서
이 핸들 난 매우 싫음. 손도 작은 편이 아니지만.
진짜 이 핸들 실사용에서 호불호 갈리는구나.. 난 힘 잘 실려서 좋다고만 생각했는데
햄들이 좀 두꺼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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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록색 G10에 새빨간 라이너는 진리지
칼은 정말 최고지. 쉬스가 똥이라는게 문제임. 커스텀 카덱 쉬스를 구해볼까 생각 중. - dc App
전 일단 기리메 대신 바세린이라도 발라놨더니 가루하고 냄새는 어느 정도 해결됬는데, 카이덱스 쉬스 둘 맞출 돈이면 써지 하나값이라 고민된단 말이죠
벤메는 119 하나 있는데 그것도 쉬스가 좀 그럽디다...벨트에 달아보면 뭔가 공중에 붕 뜨는게 영...ㅠㅠ쉬스락이 핸들 깎아먹는것도 좀 심하고...
다른 분들 말 들어보니 162말고 다른 벤메 픽스드들도 쉬스가 좀 아쉽다는 걸 보니 벤메는 그냥 쉬스를 잘 못만드는 걸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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꺄
무뎌질 걱정을 하질 않는다니.. 난 모라 숟가락이랑 닿아서 다시 새프닝해야되나 망설이고 있는데ㅜㅜ 형 글 보니 뽕이 차오른다 ㅋㅋ 이래서 형들이 모라 사고 빨리 나가라 한 거구나 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