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3:17

"후면의 두께"는 스파인(칼등) 두께와 혼동될 여지가 있습니다. 이 부위의 정확한 명칭은 영어로 behind the edge(BTE)이며 한국어로는 "엣지 후방"입니다.


2) 3:22

새칼의 절삭력 테스트 및 엣지 테스터 확인은 의미가 거의 없다고 생각합니다. 

먼저 아셔야할 것은 새것일 때 컨디션이 최상인 다른 대부분의 물건들과는 달리 새 엣지, 즉 팩토리 엣지(공장에서 샤프닝한 엣지)는 대부분 형편없는 수준입니다. 엣지각이 적절하지 않거나 디버링(deburring=버 제거)이 부적하거나 심지어는 고속&건식 그라인딩으로 엣지에 과열이 발생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아니 정확히 말하면 고가의 칼이 아닌 이상 이 중 하나라도 제대로 하는 경우를 찾아보기 어려울 정도입니다. 영상에서 확인 가능한 BESS 점수가 그 증거입니다. 참고로 공장에서 꽤 신경써서 샤프닝하는 고급 주방칼은 새 칼임에도 100 BESS 정도가 나오기도 합니다. 따라서 영상에 등장하는 대부분의 칼의 엣지는 미완성인 셈입니다.

그래서 많은 경우, 칼은 구입 후 샤프닝을 해야 비로소 쓸만해진다고 볼 수 있습니다. 그리고 실제로 그렇게 하는 경우가 적지 않고요.(주방칼 한정) 그런데 이 때 샤프닝을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 엣지의 성능이 극단적으로 달라집니다. 영상에서도 " 절삭력과 가격은 상관 관계가 없다"고 밝히고 있죠. 따라서 "칼을 소모품으로 여겨 샤프닝 안 하고 쓰다가 버리는 경우"가 아니면 새 칼의 절삭력을 확인하는 것에서 의미를 찾기는 어렵습니다. 굳이 의미를 찾는다면, 다른건 무시하고 엣지만 보자면 "해당 공장 직원의 샤프닝 솜씨를 확인"하는 것에 불과합니다.


3) 4:38

레이저 엣지각 측정기로 각도 측정이 어려운 사유 중 "직선 형태"는 적절한 경우로 보기 어렵습니다. 여기서 말하는 "직선 형태"는 "2차 베벨 없음"을 의미하는 것 같은데(현실적으로 셰프 나이프가 이런 경우는 없다고 봐도 무방) 다른 조건만 맞으면 각도 확인에 문제가 없습니다. 그리고 라운드형은 나름입니다. 제대로 샤프닝된 컨벡스 엣지라면 측정에 문제가 없으나 샤프닝 중 엣지의 정점(apex)이 심하게 라운딩된 경우에는 레이저가 심하게 산란되어 측정이 어렵습니다. 한편 엣지 베벨의 표면이 매트해도(저입도 마감) 레이저가 산란되어 측정이 어렵습니다. 


4) 6:27

엣지 유지력을 결정하는 요인은 다양합니다. 칼이 불량이 아니라는 조건하에(특히 열처리) 3가지를 주용인으로 꼽을 수 있는데 강재, 엣지 후방 두께, 샤프닝 수준입니다. 강재는 너무 당연한데 엣지 후방 두께는 좀 의아할 수 있어서 설명을 덧붙입니다. 엣지 후방 두께가 충분히 얇으면(지오매트리가 좋으면) 엣지가 충분히 날카롭지 않아도 대상을 자를 수 있습니다. 이걸 지오매트리 컷이라고 부르기도 합니다. 아래 영상으로 확인 가능합니다.




그래서 좋은 강재가 아니고 샤프닝 수준이 좋지 못함에도 불구하고 지오매트리가 충분히 좋으면 여전히 대상이 잘리므로 엣지 유지력을 좋게 느낄 수 있습니다. 그래서 샤프닝, 특히 디버링에 자신이 없거나 디버링의 중요성을 간과하거나 디버링 개념 자체를 모르는 경우, 지오매트리 개선에 큰 비중을 두는 경향이 강합니다. 그런데 이 엣지 후방 두께는 칼이 마모됨에 따라 끊임없이 두꺼워집니다. 샤프닝을 하면 칼은 필연적으로 마모되는데 이에 따라 얇은 부분이 갈려나가고 두꺼운 부분이 남기 때문입니다.(아래 이미지 참고)

24b0d121e09c28a8699fe8b115ef046c65f02c4795



그리고 씨닝(thinning)을 통해 엣지 후방을 다시 얇게 만드는 것도 가능합니다. 다시 말해 엣지 후방 두께는 가변적입니다.

또한 샤프닝 수준, 특히 엣지각과 디버링 수준은 엣지의 내구성을 결정함으로써 엣지 유지력에 큰 영향을 미칩니다. 당연하게도 이 역시 가변적입니다. 

정리하면 엣지 유지력은 가변성이 크기 때문에 영상의 테스트 결과는 "칼을 소모품으로 여겨 샤프닝 안 하고 쓰다가 버리는 경우"에만 의미가 있으며 시기에 따라, 누가 어떻게 샤프닝하느냐에 따라 극단적으로 달라질 수 있습니다.


5) 6:55

강재의 내마모성(엣지 유지력) 확인을 위해 엣지 정점을 뭉퉁하게 만들었을 때와 이를 간편 샤프너로 샤프닝한 후의 BESS 점수를 비교하는 테스트는 굉장히 신선하다고 느꼈습니다. 하지만 이 테스트가 유효하려면 지오매트리와 엣지의 컨디션이라는 조건이 통일되어야 합니다. 그렇지 않으면 어떻게 되는지 그림으로 설명해볼게요.



24b0d121e09c28a8699fe8b115ef046c69f3294c

예시1입니다. 위에서 회색은 블레이드의 단면, 빨간선은 간편 샤프너의 숫돌입니다. 이 경우엔 숫돌이 엣지 정점에 바로 닿으므로 갈아내는 동안 엣지 정점이 계속 얇아집니다. 즉 샤프닝 효과가 발생하므로 전후의 BESS 값이 달라지게 됩니다. 




24b0d121e09c28a8699fe8b115ef046c68f02a48

예시2입니다. 숫돌이 엣지 정점이 아닌 엣지 후방에 닿습니다. 이 상태로 샤프닝을 시작하면 엣지 후방이 충분히 깍여 얇아지기 전에는 숫돌이 엣지 정점에 닿지 않습니다. 

따라서 내마모성이 완전히 동일한 강재를 같은 횟수로 샤프닝한다고 가정할 때, 예시2에서의 BESS 점수(엣지 정점의 두께) 변화는 예시1보다 적을 수 밖에 없습니다. 즉 본 실험에서의 BESS 점수 차이를 내마모성의 차이로 해석하는 것은 무리가 있습니다.


6) 8:10 

샤프닝 직후의 주방칼을 기준으로, 200 BESS는 훌륭한 점수라고 보기 어렵습니다. 이는 디버링이 충분치 않았음으로 해석 가능합니다. 참고로 아주 잘하시는 분은 50 BESS 미만을 목표로 하시고요.(낮을수록 좋음) 50~100 BESS도 매우 훌륭합니다. 100~150 BESS는 여전히 훌륭한 편이고요. 150~200 BESS는 아쉽습니다. 그리고 200 BESS 이상은 샤프닝해야할 때가 되었다는 신호로 해석하는 분이 많습니다.

한편 엣지각 20~24도(한면당 10~12도)는 너무 낮습니다. 샤프닝, 특히 디버링을 제대로 했다고 가정한다면, 고급 강재라도 12도 미만의 각도에선 내구성에서 문제를 겪을 가능성이 높습니다. 반면 저합금강은 낮은 각도를 견디지 못하므로 좀 더 높은 각도로 샤프닝해야 마땅하고요. 즉 엣지각은 강재마다 달라질 필요가 있습니다. 

이런 아쉬움없이 제대로 샤프닝된 상태로 테스트가 진행되었다면 더 의미있고 신뢰할만한 결과가 나왔으리라 생각됩니다.


7) 8:19 

A4용지가 잘리는건 예리함의 증거라고 보기 어렵습니다. 오히려 A4가 안 잘리는 것을 문제 삼아야 합니다. 승용차의 최고 속도가 80km/h를 넘지 않는걸 문제 삼아야하는 것처럼요. 엣지 테스트를 위해선 페이퍼 타올이나 키친 타올 커팅이 훨씬 많은 것을 보여줍니다.


8) 13:55 

아주 특수한 경우를 제외하면 프리미엄 강재라도 내마모성이 그리 높진 않아서 샤프닝이 유의미하게 더 어렵다고 보긴 어렵습니다. 샤프닝 난이도를 결정하는 가장 치명적인 요인은 갈아내야 할 절대량입니다. 강재와 상관없이 갈아내야 할 양이 적으면 샤프닝 시간은 크게 단축되고 결과도 좋습니다. 그런데 고급 주방칼은 대체적으로 엣지 후방이 얇고 엣지각도 낮은 편이라 샤프닝이 쉬워요. 반면 저가형 스테인리스 주방칼은 상대적으로 엣지 후방이 얇지 않고 엣지각도 높은 경우가 많아서 샤프닝이 어렵습니다. 또 이 경우엔 디버링 난이도까지 상승하므로 같은 사람이 동일한 방식으로 샤프닝해도 고급 강재에 비해 엣지가 잘 서지 않고 금방 무뎌짐을 느끼기 쉽습니다. 그래서 샤프닝 난이도를 고려한다면 어느정도 가격대가 있는 제품을 선택하는게 유리합니다. 물론 가격만 확인해서는 안 되고 엣지 후방의 두께, 엣지 상태, 볼스터의 유무 등을 직접 확인하는 것이 가장 확실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