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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편에서 이어짐)
다시 인물 소개로 돌아와서
카우츠키가 어깨에 손을 댄
인물 좋아 보이는 할아버지는
아우구스트 베벨(August Bebel, 1840~1913)로서
사회민주당의 지도자 중 한 명이다.
초기 독일 사회민주당의 역사에서
빌헬름 리프크네히트와 함께 쌍으로 중요한 인물이고
베른슈타인의 수정주의와도 단호히 맞섰었다.
물론 뒤에 가면 알게 되겠지만
로자한테는 그도 중요한 먹잇감이었으니...
그러던 도중 시간은 흘러
마침내 19세기는 끝이 나고
20세기의 막이 오른다.
그리고 그것을 축하하는
사회민주당원들.
사회민주당의 지도자 베벨은
그런 당원들 앞에서
새로운 세기가 도래했고
앞으로는 더 나은 진보가 있을 것이라고
감히 주장한다.
하지만 21세기의 여러분들이 익히 알듯이
베벨이 말한 대로만 20세기가 흘러가지는 못했다.
오히려 끔찍한 일들이
사회주의자들을 기다리고 있었다...
한편 1905년의 러시아 혁명을 통해
더욱 확고한 혁명가가 되어 돌아온
우리의 갤주님.
노동자들 앞에서 갤주님은
러시아 혁명을 비판하는 우익 언론들을 비판하고
러시아에서 혁명이 일어날 수 밖에 없었던
당대 민중의 비참한 상황들을
하나하나씩 고발한다.
"러시아의 우파 언론은 피바다를 이루고 큰 고통을 겪는다고 해외에 전했어요. 프롤레타리아 계급이 아닌 부르주아지의 관점이에요. 러시아 인민들은 오랜 세월을 복종해왔어요. 전제군주의 지배 아래 수세기를 살아왔어요. 아무도 묻지 않았지요.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기아와 괴혈병으로 죽었는지. 얼마나 많은 프롤레타리아들이 일터와 전장에서 쓰러졌는지. 얼마나 많은 아기들이 영양실조로 한 살도 되기 전에 죽었는지. 이 무수한 희생과 수난에 비하면 현재의 고통은 사소한 거에요. 전에는 더 나아지리란 희망도 없이 그저 살아남으려고 애썼지만 이젠 왜 죽어갔는지를 알고 고난의 투쟁에 나섰어요. 자기 자식들과 후손들을 위해 스스로를 해방하려 뛰어들었어요!" |
어떤 이들은 혁명이나 대중 봉기가 발생하면
그것의 폭력이나 혼란을 곧잘 비난하곤 한다.
그러나 이것을 잉태할 수 밖에 없었던
구체제의 야만에 대해서는 일언반구도 하지 않는다.
그저 급진적 변화가 꼴보기 싫다는 게 그들의 진짜 저의다.
프랑스 혁명을 비난하던 영국의 보수주의자들이 그랬고,
러시아 혁명을 비난하던 세계의 부르주아지들이 그랬고,
식민지 해방투쟁을 비난하던 제국의 지배자들이 그랬고,
사회 운동을 비난하던 자국의 기득권 세력들이 그랬고,
민중 항쟁을 비난하던 한국의 애국보수들이 그랬다.
물론 그 때의 폭력과 혼란이 다 정당화할 수있는 건 아닐 것이다.
하지만 구체제의 야만적 폭압이 인민들을 죽여가고 있을 때
누가 감히 '평화'를 논할 수 있단 말인가?
그것에 그저 굴복하고 가만히 있어야 한단 말인가?
아니다! 결연히 일어서서 투쟁하여야 한다.
그 투쟁은 누가 가져다 주는가?
그것은 프롤레타리아의 자기해방에서 온다.
프롤레타리아의 깨달음에서 온다.
그리고 행동함으로써만 가능하다.
그것을 갤주님은 말하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갤주님이 혁명만을 바라는
혁명바라기만은 아니었다.
갤주님을 아시는 분은 다 아시지만
갤주님은 생각보다 감성적이시고
인간적인 분이셨다.
러시아 혁명을 옹호하는 열정적인 연설 직후
한 애인과의 결혼을 고민하는 어떤 젊은이에게
갤주님은 흔쾌히 결혼할 것을 종용한다.
하지만 남의 연애사업은 이리도 조언하기 쉽건만
갤주님 본인의 연애사업은 녹록치 않았다.
가장 큰 문제는 자신의 연애보다도
사회주의 혁명을 더 원하는 레오의 자세였다.
인간적인 혁명가였던 갤주님과는 달리
레오는 사랑의 감정이 혹시나 혁명 운동에
폐가 되지 않을까 걱정했던 것이다.
레오 : 로자, 어머니인지 혁명가인지 결정해야 해. 갤주님 : 둘 다! 레오 : 불가능해. 갤주님 : 왜? 레오 : 애가 생기면 약해져. 갤주님 : 날 사랑하지 않네. 레오 : 사상을 세상에 전하는 게 당신 임무야. 그게 당신 자식이고. 갤주님 : !!! (빡쳐서 옆에 있던 거울을 깨버린다.) |
물론 레오의 생각이 전혀 일리가 없는 건 아니다.
혁명가에게는 가족이 없어야 한다는 말도 있지 않은가
무언가에 정을 주면 그것은 언젠가는
자신을 향하는 깊디 깊은 함정이 될 수도 있음을
폭압을 견뎌야 하는 그 당시는 그랬었다.
하지만 혁명 운동에 있어서 전력을 다하던 갤주님한테
사랑이라는 추상적 감정은 한낱 추상으로만 끝나는 게 아니었다.
그것은 그녀를 위로해주고 전진시켜 주는 활력소였다.
하지만 레오는 그런 갤주님의 마음을 미처 이해하지 못했다.
거기서부터 둘의 관계에 점차 금이 가기 시작했다.
연애 문제도 갤주님의 속을 썩였건만
사회민주당 내의 수정주의/보신주의적 경향도 갤주님을 답답하게 만들었다.
갤주님의 무사 귀환을 환영하는 식사 자리.
1905년의 러시아 혁명에 감명 받은 갤주님은
러시아의 혁명을 배울 것을 주장한다.
하지만 사회민주당 지도부 사람들은 시큰둥한 반응이다.
허나 갤주님은 분명하게 말한다.
"혁명은 누구 지시로 되는 게 아니에요.
사회주의자들이 할 몫은 의식적으로
역사 발전에 참여하는 거에요."
그러자 사회민주당의 지도자 베벨은
갤주님의 이 말을 듣고는
러시아 혁명을 보고는 과격파가 되어서 돌아왔다며
목이 매달릴지도 모른다고 경고한다.
그래도 아직까지는 피 터지게 싸우는 수준은 아닌지라
다들 건배를 하면서 웃는 눈치다.
베벨에게서 "과격파" 소리를 듣던 갤주님도
속은 부글대지만 미소를 지어 보이며
베벨에게 사랑한다고 속삭인다.
그리고 대망의 당 대회날.
겁나게 이를 바드득 갈아오신
우리의 갤주님은 타겟을 베벨로 잡는다.
전쟁을 주제로 한 베벨의 연설이
우파적 경향을 띠고 있다는 것이었다.
이것은 당시 상황을 이해해야 하는데
1900년대에 접어들면서 서구 강대국들의 제국주의 경향은
점점 심해져갔고, 이는 점차 충돌할 기미를 보여갔다.
이미 파쇼다 사건(1989), 모로코 위기(1905) 등의
사건들은 그런 낌새를 잘 나타내주고 있었다.
강대국들은 서로를 견제하기 시작했고
독일-오스트리아헝가리제국-이탈리아의 3국 동맹
영국-프랑스-러시아의 3국 연합 등으로
서로 이해관계가 일치하는 나라들끼리 뭉쳐
각자의 팀을 꾸려나가기 시작했다.
한편 그런 상황에서 베벨은 혹시라도
전쟁이 터진다면 사회민주당이 할 일은
별로 없다는 식으로 발언한 것이었다.
하지만 이는 전쟁과 제국주의에 반대하는
갤주님에게는 상당히 거슬리는 것이었다.
갤주님은 국제주의적 논리를 펼치면서
전쟁에 단호히 반대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리고 그것으로 프롤레타리아의 총파업의
필요성을 주장했고 자신과 의견이 일치했던
카우츠키를 지지해주었다.
덕분에 카우츠키는 빙긋
베벨은 벨레 씹은 표정
체트킨은 제일 먼저 기립 박수
한편 레오와의 관계는 갈수록 삐걱거린다.
어느날 레오와 이야기를 하던 갤주님은
레오가 지하활동을 하면서 같이 활동하던 여당원과
사랑을 나눴다는 자백(?)을 받아내고는
불같이 화를 내며 슬퍼하다 별거하고 만다.
근데 이건 레오가 잘못한 게 맞다
결국 이날의 다툼 이후로
갤주님은 레오와 이전의 사이로
결코 돌아갈 수는 없었다.
그를 향한 연애의 마음도
어쩌면 식어버렸을지도 모른다.
그러나 그럼에도 갤주님은
레오를 여전히 잊지 못했다.
레오 이후 갤주님은 여러 사람들과의 로맨스를 했었으나
레오만큼 지적 풍미를 가진 사람은
솔직히 말해서는 없었기 때문이다.
또한 자신은 지하에 활동하느라
갤주님에 비해서 듣보잡 취급을 받았음에도
레오만큼 말과 행동으로 직접
갤주님을 후원해주고 도와주었던
사람도 또 없었기 때문이다.
그랬기 때문에
많은 어려움에도 불구하고
갤주님과 레오는 여전히
동지애로서 이어질 수 있었고
동지로서 투쟁할 수 있었다.
[뱀발]
1. 사회주의/코뮤니즘 떡밥이 뿌려지면 소위 반공주의자나 보리적 합수라고 떠들어대는 사람들은 흔히
빨갱이들이 사람을 얼마나 죽였냐를 운운하면서 사회주의/코뮤니즘을 비난하곤 한다.
하지만 그것은 정말로 '비합리적이고', '비논리적인' 공격이 아닐 수가 없다.
그렇게 따지면 산업혁명기부터 줄줄이 이어져 왔던 자본주의는 얼마나 많은 사람들을 죽였고 지금도 죽이고 있는걸까?
공격을 할 거면 그 이데올로기가 가진 단점이나 모순을 지적하며 비판을 하면 모를까
그런 식으로 공격하면 결국에는 진흙탕 싸움 밖에 흘러가지 않는다.
우리에게는 건설적인 비판, 토론, 성찰이 필요하지 숫자 놀음 따위를 하려는 것이 아니다.
2. 자고로 사회주의자라면 전쟁과 제국주의에는 단호히 반대하여야 한다. 전쟁은 각국의 부르주아 계급에 의해 치뤄지지만
정작 그 피해자는 각국의 프롤레타리아 계급이 치뤄야 한다. 전쟁에 부자 자식들이 나가겠는가, 노동자 자식들이 나가겠는가?
그리고 전쟁에 이기든 지든 부서지고 죽어 가는 건 대부분이 프롤레타리아 계급이다.
제국주의는 더더욱 교활하다. 제국주의는 자국 시장을 위해 다른 국가와 민족까지 짓밟는다. 게다가 제국주의로 인해 고통받는
국가의 민중은 식민지 국가로부터 1차적으로 그리고 자국/자민족의 부르주아 계급으로부터 2차적으로 착취당한다. 이중착취를
당하는 셈이다. 오죽하면 레닌이 제국주의를 "자본주의의 최고 단계"라고 말했을까.
제국주의의 문제는 그것이 식민지배로는 끝나지 않는다는 데 있다. 사람의 욕심은 끝이 없듯이, 제국주의 국가의 욕심 또한
끝이 없어서 더 많은 식민지를 원하게 되어 있다. 아프리카를 비롯한 세계 곳곳에서 식민지를 이미 분할해놨지만
서구 식민지 국가들의 욕심은 끝이 없었고 식민지가 적은 국가들은 불만을 품게 되었다.
그리고 이러한 모순은 점차 커지다가 끝내 전쟁으로까지 이어진다. 대표적인 것이 바로 제1차 세계대전이었다.
이를 모두 간파한 것이 우리의 갤주님이었다. 하지만 이를 간파하지 못한 대부분의 소위 '사회주의자'들은 나중에
제1차세계대전이 터지자 줄줄이 국수주의, 애국주의, 국가주의에 경도되어 전쟁에 찬성하고 만다.
3. 갤주님과 레오의 연애 이야기를 들으면 참으로 안타깝고 답답하다는 생각 뿐이다.
레오가 좀 더 갤주님에게 신경을 썼다면 어땠을까?
갤주님이 좀 더 레오를 이해했다면 어땠을까?
이런 생각들이 머리를 맴돌지만 내가 그들이 아닌 이상 쓸데없는 참견일 터이다.
그래도 갤주님가 레오가 연애의 감정은 끝장나버렸어도
동지애로서 여전히 똘똘 뭉쳐져 있다는 데 다행이라고 생각해 본다.
그저 레오가 바쿠닌 같은 인간은 아니었다는 것에 만족해야 하는 것일까...
TMI로 바쿠닌은 정말로 진성 혁명바라기였다. 물론 혁명할 능력은 넘나 부족했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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곧 반공주의자들에게 양념당할 유튜버가 되니까
아버지의 말이 생각난다. "아내와 가족이 생긴다는 것은 자신이 책임져야 할 것이 많아진다는 것." - dc Ap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