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정권과 극우반동세력의 ‘종북’ 매카시즘 공세가 효과를 발휘할 수 있는 것은 이른바 ‘진보’를 입에 달고 사는 자들의 동조가 있기 때문이다. 극우언론 조중동이 ‘진보’들의 인터뷰를 실고 발언을 인용하는 이유도 바로 ‘진보’의 발언을 통해 자신들의 ‘종북’ 매카시즘 공세의 정당성을 획득하고 진보진영을 공격하기 위한 것이다. 이러한 자들 중 단연 압권은 진중권이다.

이석기 의원보다 국정원을 더 신뢰한 나머지 국정원의 개가 되어버린 진중권은 “이미 민족해방운동의 시대는 오래 전에 지났다”고 말한다. 과연 그럴까? 진중권은 전시작전권조차 갖지 못한 나라, 미제국주의와 일본이 합의한 일본의 ‘집단적 자위권’으로 인해 유사시에 일본의 침략을 받을 수 있는 상황인데도 ‘침략’으로 규정하지 못하는 나라, 대통령이 되기 위해서는 미제국주의 상국의 허가를 득해야 하는 나라, 여전히 분단을 해소하지 못하고 평화체제조차 구축하지 못한 나라에 살면서도, 그리고 대한민국 한복판에 군대를 주둔시켜두고 때론 북으로, 때론 중국으로, 때론 청와대로 포문을 열고 닫는 미제국주의를 두고도 ‘민족해방의 시대는 끝났다’라고 소리치고 있다. 반세기가 넘도록 미제국주의의 핵전쟁 위협을 머리 위에 이고 살았으면서도, 핵항공모함, 핵잠수함이 드나들고 핵폭격기가 머리 위를 날고 있는 급박한 상황에서도 ‘미군의 도발은 없다’라고 소리친다.

진중권만이 아니라 ‘진보적’ 언론, 지식인, 정치인, 너 나 할 것 없이 진보를 내세우는 자들이 제기하는 비판, 비난의 근저에는 동일한 문제의식이 깔려 있다. ‘민족해방의 시대는 끝났다는 것!’ 이들은 한국 사회를 지배하는 미제국주의 패권을 인식하지 못하고, 따라서 민족모순을 간단하게 부정해 버린다. 모두가 현실과는 전혀 상관없이 돈키호테가 되어 자신들의 머릿속에서 ‘민족해방’을 맞이하고, ‘미제국주의의 핵전쟁 위협’을 차단하고 있는 것이다. 이른바 ‘진보적’ 지식인들의 민족모순에 대한 무지가 결국 이석기 의원과 통합진보당, 자주민주통일운동진영을 ‘진보를 갉아먹는 구시대적인 것’으로, 운동 진영 내 ‘사라져야 할 유물’ 정도로 인식하게 만들고, 현실에서는 국정원의 공안탄압을 비난하는 것이 아니라 역으로 피해자인 이석기 의원을 비난하게 되는 것이다.

따라서 우리가 극우반동세력의 ‘종북’ 매카시즘 공세를 분쇄하기 위해서는 ‘종북’ 공세의 기만성, 본질을 폭로하고 민주주의 투쟁에 즉각 나서야 한다. 동시에 극우반동세력의 공세에 복무하고 있는 이른바 ‘진보적’ 지식인들의 반동적 실체를 낱낱이 폭로하여 이들이 쓰고 있는 ‘진보’라는 가면을 벗겨내야 한다. 한편으로는 극우반동세력의 반공․반북의식과 ‘진보적’ 지식인들의 반동적인 논리를 극복할 때에만 자신의 해방을 위해 올바른 길로 나아갈 수 있을 것이다.






노동사회과학연구소 박봄매 회원이 인권운동사랑방에 개재한 글 일부 퍼옴
https://www.sarangbang.or.kr/oreum/7148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