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선 글 쓰기 앞서 사상검증을 좀 하자면


- 대안우파 안 지지함, 애초에 우파 아님. 롤스의 평등적 자유주의가 옳다고 생각하고, 이게 결과적으로는 사회민주주의랑(지향점은 모르겠지만) 결과가 비슷하다고 생각하기에 그 쪽 지지함.

- 분탕치려고 온 거 아님, 진짜 반쯤은 궁금해서 반쯤은 의견을 피력하려고 옴

- 인상비평이라는 비판을 하실 수는 있겠지만, 사실 이 분야에 대해서 평소에 많은 고민과 생각, 독서를 해온 사람이 아니라면 대부분의 일반인들은 인상비평에 그칠 수 밖에 없습니다. 제가 부족하기에 그 인상비평에 대해 제대로 된 설명이나 대답을 해주실 분이 있으신가 하여 옴.



일단 단도직입적으로 말하면, 저는 페미니즘이 잘못되었다고 생각해왔습니다.

그 이유는 크게 잡자면 첫째, 워마드, 메갈리아 등의 래디컬 페미니즘 사이트들의 행태가 일베같은 사이트와 다를 바가 없다고 느껴졌고, (이건 지금 트위터 등지에서 '페미니스트'를 자칭하는 사람들에게서도 동일하게 발견할 수 있는 문제라고 생각합니다)

둘째, 페미니즘의 확산과 비슷한 시기에 시작되었던 '미투' 운동이 처음에는 긍정적인 효과를 불러왔으나, 갈수록 변질되어 무죄추정의 원칙을 해치고, 지금까지도 법원에서 '성인지 감수성' 등의 용어를 들면서 법치주의의 근간을 깨트리는 나쁜 결과로 바뀌었다고 생각되기 때문입니다.

셋째, 현실에서 주로 보도되는 페미니즘의 행동이 달갑게 보이지 않았습니다. 혜화역 시위에서도, (진상은 단언할 수 없지만) 저는 개인적으로 정신병자의 묻지마 살인같이 보였으나 그들은 '여성을 대상으로 한 여혐적 폭력이다'라고 주장했고요. '탈코르셋' 같은 운동도 마찬가지로 이해할 수가 없었고요.

넷째, 그들이 형용모순처럼 다가왔습니다. '여혐'을 몰아내자는 사람들이 '남혐'을 꺼내들었고, 그러면서 자신들은 '여성우월주의자'가 아니며 '성평등주의자'이기에 자신들을 비판하는 것은 잘못되었다는 식으로 주장했습니다. 동시에 여성은 그렇게 사회적 약자이며 소수자라고 주장하던 사람들이 성소수자들은 원색적인 언어를 사용하며 비난했고요. 최근 숙명여대 사건도 그렇듯이요.


사실 제가 제시한 문제점이 상당히 편향되었다는 반박을 들을 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 문제점만 관찰했다고요. 저 자신도 편향된 부분이 있다고 생각하고, 이를 고치기 위해 계속 (공부라고 말하긴 뭣하지만) 이것저것 찾고 배우려고 하고 있습니다. 여기 이렇게 글을 쓰는 것도 비슷한 이유고요.

단지 위에 제가 제시한 문제점은 제가 현실 페미니즘의 진행 과정을 보며 개인적으로 느낀 문제들이라고 너그러이 이해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그런데 조금 더 알아보고 찾아보니 이게 페미니즘의 전부는 아니었습니다. (제가 제대로 이해한 것인지는 모르겠습니다만) 이런 행동은 주로 2세대 페미니즘, 그 중에서도 래디컬 페미니즘에서 나타나는 행동 같더라고요.

반면 3세대 페미니즘, 사회주의 페미니즘 등 다양한 다른 분파도 있었습니다. (여성해방론은 아직 잘 모르겠습니다만) 그러나 이 페미니즘에 기반하더라도 저는 다음과 같은 의문을 지울 수 없었습니다.


첫째, 설령 그렇다 하더라도, 피지배자 여성 - 착취자 남성의 이분법적인 구도는 잘못된 것이 아닌가?

결국 페미니즘은 남성들은 가부장제 등의 사회적 수혜를 입고 살아가며, 여성에 비해 혜택을 얻는 착취자에 속한다고 생각한다고 보여집니다.

교차 페미니즘등에서도 성소수자, 종교적 소수자 등 다른 소수자를 고려할 뿐, 남성 or 비성소수자 등등은 힘을 가진, 혜택이 있는 쪽에 속한다고 보는 것 같고요.

여기서부터는 왜 이게 잘못되었다고 생각하는지 개인적인 생각을 말해보도록 하겠습니다.

- 1. 가부장제가 잘못되었다는 점에는 동의한다. 그러나 현재 10대, 20대 남성들에게 가부장제가 가져오는 수혜가 무엇이 있는지 모르겠다. 최소 우리 부모님 세대, 또는 조부모님 세대까지는 충분히 남성우월주의적인 문화가 가져오는 수혜가 분명히 있었으리라 본다. 그러나 당장 10대~20대 자신들에게 남성우월주의적인 문화가 가져오는 수혜나 혜택은 느껴지지도 않고, 있는 것 같아 보이지도 않는다.

- 2. 하나의 정체성을 일반화한다고 느껴진다. 나는 솔직히 개인주의자에 가깝기에, 페미니즘에서 말하는 '남성으로서의 무언가'에 동의하기 어렵다. (이건 래디컬 페미니즘의 이야기 같지만) 페미니즘에서는 남성을 '잠재적 가해자'로 주장하기도 하며, 남성으로서 혜택을 입었기에 남성 모두에게 원죄가 있다는 것 마냥 서술한다. 나는 이러한 남성으로서의 혜택이 윗세대의 이야기라고 생각하고, 그런 부분에 공감할 수 없는 10대, 20대로서는 과도한 '성별' 정체성의 일반화로 느껴진다.


둘째, 그렇다면 3세대 페미니즘에서는 무죄추정의 원칙을 지키는가?

이것도 아니라고 생각됩니다. 3세대 페미니즘이라고 변질된 미투운동을 비판한 것 같지는 않아요. (어쩌면 미투운동의 변질이 문제일 뿐, 원래 정신은 수호해야한다고 주장할지는 모르겠습니다만.) 하지만 저는 미투운동의 정신과는 별개로 무죄추정의 원칙은 엄격하게 지켜져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이 원칙이 없었을 때 정부가 어떤 일을 저질렀는지 생각해보면요. 3세대 페미니즘에서 이런 부분을 지적한다고 보여지지는 않습니다. (제가 잘못 알고 있는 것이라면 부디 가르쳐주시기 바랍니다.)


셋째, 그렇다면 그들은 현실에서 무얼 했는가?

이것도 큰 부분입니다. 여러 서적이나 문서들은 '래디컬 페미니즘과 구분되는' 교차 페미니즘, 사회주의 페미니즘 등이 있다고 말해주지만, 저는 현실에서 안타깝게도 그들의 움직임을 보지 못한 것 같습니다.

오해하지 않으시길 바라는데, 그들이 어떤 운동이나 행위를 통해 세상을 바꾸지 않았다고 말하는 게 아닙니다. 저는 그들이 '래디컬 페미니즘'과 명확하게 구분되는 행위를 보여주지 못했다는 것입니다. 제가 하는 비판이 '래디컬 페미니즘'에만 해당되는 비판이며, 다른 페미니즘은 그렇지 않다고 한다면, 왜 그들은 래디컬 페미니즘이 성행하고, '막 나가는' 태도를 보였을 때 이에 대해 비판이나 경고의 목소리를 내지 않았냐는 말입니다. 제 기억으로 그 당시 여성 단체 몇 십 개 전부가 워마드 지지 선언을 냈고, 페미니즘 계열 언론에서도 메갈리아와 워마드를 굉장히 긍정적으로 조명했던 것 같거든요. 여성의당, 녹색당 등을 보면 현재 페미니즘의 주류는 래디컬 페미니즘으로 보여집니다.

이에 대해서도 3세대 페미니즘 등등이 래디컬 페미니즘에 대해 표시한 경고의 목소리를 제가 놓친 것이라면, 알려주신다면 많은 도움이 될 것 같습니다.



그렇다면 왜 페미니즘 이슈를 로자갤에 쓰느냐? 하실 수도 있는데..

1. 페미니즘은 신좌파 이슈라고 생각되고요,

2. 진보정당 (물론 보수정당이라고 해도 대부분 페미니즘을 지지선언 했습니다만) 대부분이 페미니즘 성격을 띠고 있기에(여성의당과 녹색당은 래디컬로 보여지며, 정의당은 래디컬인지는 모르겠습니다만 페미니즘을 지지하는 것으로 보여집니다.) 이 부분에 대해 여쭙고 싶었습니다.

3. 페미니즘 이슈가 나올 때마다 사회주의 페미니즘, 여성해방론 등에 대한 이야기가 나오던데 이에 대해 여쭙고 싶었습니다. 이 두 사상은 래디컬 페미니즘에 대해 제가 (개인적으로) 제시했던 문제점이 존재하지 않는 사상인가 해서요.



최대한 온건하고 조심스럽게 쓰려고 노력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편향적이라거나 인상비평이라고 생각되신다면 그건 전적으로 제가 배움도 짧고 부족했기 때문입니다. 공격이나 논쟁을 위해 쓴 글이 아니니 부디 잘 알고 계신 분은 가르쳐주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