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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면 제목 모음

경향신문 "'성추행' 오거돈…피해자 '삶 송두리째 흔들려'" 

국민일보 "3전4기 부산시장, 성추행으로 추락" (사진 기사)

동아일보 "女공무원 성추행 시인…오거돈 부산시장 사퇴" 

서울신문 "오거돈 시장, 성추행 추락" 

세계일보 "'여직원 성추행' 오거돈 부산시장 사퇴" 

조선일보 "총선 끝나자 터져나온 오거돈의 성추행" 

중앙일보 "총선 전 성추행 총선 뒤 사퇴" (사진기사) 

한겨레 "직원 성추행 오거돈 부산시장 사퇴" 

한국일보 "또 터졌다… 오거돈 부산시장 '성추행 몰락'" 



1면 제목으로 볼 수 있는, 언론이 오거돈 시장의 성추행 사건을 다루는 방식은 5가지로 나눌 수 있다. 

우선 경향신문의 제목은 피해자의 말을 제목에 뽑았다. 오거돈 시장 앞에는 '성추행'이라는 단어를 붙였다. 피해자의 피해에 집중할 수 있는 보도 제목이다. 



두 번째는 사진 기사로 1면 기사를 갈음한 경우다. 국민일보와 중앙일보다. 국민일보의 경우, 1면에는 "현금 포기 쉽지 않지만 만만찮은 기부 목소리"와 "김정은, 원산 갈마관광지구서 열흘가량 체류 중"이라는 기사를 글 기사로 넣고 오거돈 시장의 소식은 사진으로 다뤘다. 중앙일보의 경우 "라임사태 주범 김봉현‧이종필 5개월 만에 검거", "문 대통령 '방위비 13% 인상이 최선' 강경"이라는 기사를 글 기사로 넣었다. 

여전히 신문 지면 1면에 배치하는 기사는 해당 신문사가 어떤 이슈를 가장 중요시 여기는지 보여주는 바로미터로, 해당 신문들이 어떤 이슈를 더 중요시 여기는지 살펴볼 수 있다. 

국민일보의 경우에는 사진 기사의 제목도 '3전4기 부산시장, 성추행으로 추락'이라고 지었다. 짧은 사진 기사 설명에는 "오 시장은 '3전 4기로 당선된 만큼 더 잘해보려고 했다'고 말하며 울먹이기도 했다"고 전했다. 


이런 제목은 경향신문의 제목과는 달리 피해자보다 가해자에 초점을 맞춘다. 또한 가해자의 성공 서사를 강조하고, 성추행으로 '추락' 했다는 표현을 쓰면서 성추행을 당한 피해자보다, 가해자가 '추락'한 사건으로 다룬 것처럼 보이게 한다. 

국민일보의 사진 기사가 단적으로 보여주는 것처럼, 성추행 가해자의 '몰락', '추락'을 강조한 제목이 세 번째 유형이다. 

국민일보와 함께 서울신문도 "오거돈 시장 성추행 추락"이라고 1면 제목을 지었다. 한국일보는 "또 터졌다…오거돈 '성추행 몰락'"이라고 썼다. 서울신문의 부제목은 '女공무원 신체 접촉 부산시장 전격 사퇴'다. 서울신문 기사에서도 "그는 입장 발표 말미에 한차례 울먹이기도 했다"고 언급했다. 



이런 보도는 'N번방 성착취 보도'에서도 드러났듯 가해자 서사를 강화하는 제목이다. 가해자들의 살아간 이력과 성 관련 사건으로 그들이 어떻게 '몰락'했는지를 보여주는 것. 이런 제목은 의도하지 않았더라도 성추행의 '경중'을 따지게 하고 그의 몰락이나 추락이 과한 것처럼 느껴지게 만들기도 한다. 또한 가해자가 이후에 받아야할 형사 처벌 등이 없어도 이미 벌을 받은 것처럼 보이게 한다. 

네 번째 유형은 오거돈 시장이 물러난 시기를 강조하면서 총선과 연관짓는 보도였다. 조선일보와 중앙일보다. 4‧15총선이 끝난 지 얼마 되지 않아 사퇴 기자회견이 나왔고, 성추행 사건이 총선 이전에 이뤄졌다는 점에서 대부분의 언론이 기사 내에 총선과 관련해 사건을 바라봤다. 그러나 1면 제목으로 뽑은 것은 조선일보와 중앙일보였다. 

조선일보는 1면 "총선 끝나자 터져나온 오거돈의 성추행" 기사에서 "야당은 오 사장이 사퇴 시점을 총선 이후로 정한 과정에 민주당이 개입했을 가능성을 제기했다"고 전했다. 중앙일보는 사진기사 제목을 "총선 전 성추행 총선 뒤 사퇴"라고 뽑았다. 조선일보와 중앙일보 두 기사 모두 기사 내용에는 총선과 관련한 이야기가 길지 않게 언급돼있지만 제목에는 총선을 넣었다는 점에서 공통점이 있다. 


조선일보는 사설에서도 "부산시장의 추한 퇴장과 총선용 '사퇴 공증서'"라며 "오 시장은 피해자에게 '총선을 코앞에 둔 민감한 상황이니, 총선 이후 사퇴하겠다'고 제안해 사퇴 확인서를 쓰고 공증까지 받았다고 한다"며 "피해자로부터 신고를 받은 부산성폭력상담소는 성추행 사실을 확인하고도 총선 뒤로 사퇴를 미루는 것을 받아들였다고 한다. 야당 소속 시장이 그랬다면 이들이 눈을 감고 있었을까"라고 쓰기도 했다. 

다섯 번째 유형은 제목에 여전히 '女'를 넣어 보도하거나 성추행을 '몹쓸 짓' 등으로 축소해 보도한 건이다. 동아일보는 1면 기사 제목으로 "女공무원 성추행 시인…오거돈 부산시장 사퇴"라고 썼고 세계일보는 "'여직원 성추행' 오거돈 부산시장 사퇴"라고 보도했다. 



뉴스에서의 'OO女'표기는 오래전부터 지적돼 왔다. 그럴 때마다 언론은 "신문은 짧게 쓰는 것이 미덕"이라며 女표기를 고집해왔다. 또한 'OO女'가 아니라고 하더라도 女표기를 고집하는 것은 신문에서 다루는 인물의 기본값이 남성이라는 걸 전제하는 모습을 드러내기도 한다. 물론 짧은 제목에서 간략한 정보를 전해주려는 목적이라고 생각하겠지만 '왜 우리 신문 말고 다른 신문은 女표기를 쓰지 않았는지' 생각해 보면 어떨까. 

이외에도 조선일보는 3면 기사에서 "오거돈, 이달초 면담하자며 직원 호출…집무실서 5분 몹쓸짓"이라는 보도도 있다. '몹쓸짓' 등의 표현은 성추행이라는 범죄를 축소하는 단어로 독자들로부터 오래동안 지적돼 온 단어다. 


한편 한겨레는 3면에 '사과드립니다'를 게재하고 자사의 보도를 사과하기도 했다. 3면에서 한겨레는 "오거돈 부산시장 사퇴 소식을 전하는 23일 온라인 기사에서 피해자 신상을 유추할 수 있는 정보가 담겼다는 피해자쪽 의견을 수용해 기사를 수정했다"며 "해당 표현으로 피해자께 심려를 끼쳐 진심으로 죄송하다. 성범죄 보도에서 2차 가해가 발생하지 않도록 주의하고 노력하겠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