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존나 깁니다.


가장 좋은것은 역시 요약보다는 논쟁의 흐름을 그대로 가져오는 것입니다


그렇기에 대화의 형식으로 글을 쓰겠습니다


참여자 :

스퀘어에닉스

비트겐슈타인

K양


총 세명



통계학개론 수준의 통계학 지식이 필요할 수도 있습니다.



(기사를 보고)


스퀘어에닉스 : 성별에 따른 뇌의 차이가 존재한다를 뭐라 반박을 해야하나? 과학적? 사회적?


비트겐슈타인 : 과학적 사회적의 의미가 무엇인가? 저 말의 참거짓을 따져야 하느냐 저 말의 실천적 유의성을 따져야 하는 물음인 걸로 보이는데?


스퀘어에닉스 : ㅇㅇ 맞다


비트겐슈타인 : 귀찮네 ㅅㅂ

스퀘어에닉스의 뇌와 비트겐슈타인의 뇌가 다르다와 남녀의 뇌가 다르다의 주장의 차이가 뭐냐?


스퀘어에닉스 : 흠 (머임? 케장콘)


비트겐슈타인 : 측정의 문제가 없다면 개체간 차이는 통계적 분석이 필요가 없다. 그건 그냥 그런거지. 하지만 남자의 뇌에서 여자거보다 호르몬이 더 나온다 이런 표현은

'평균적으로'라는 조건어구가 생략된 것으로 이해되어야만 성립할 수 있다. 그렇기에 통계적 분석이 필요하다. 아주 제대려된 방법론이 필요함


스퀘어에닉스 : 맞는 말이다.


비트겐슈타인 : 최근 선거조작 주장들을 보면 알겠듯이 연구는 garbage in garbage out 이다. 그럼 저런 주장을 해온 사람들이 제대로 된 방법론에 따라 연구해서 저런 결론에 도달했는지를 따져볼 필요가 있다. 과연 그랬을까


스퀘어에닉스: 음.. 아닐거같다.


비트겐슈타인 ; 가장 약한 지적으로 그런 연구들은 재현이 된적이 없다.


스퀘어에닉스 : 그게 연구인거?


비트겐슈타인 : 그게 가장 약한 지적이라는게 중요하다.


스퀘어에닉스 : 다음 문제는?


비트겐슈타인 : 자 다음으로 제대로 된 방법론을 사용조차 안한다는 것이다. radomized control이라고 들어보셨습니까?


스퀘어에닉스 : 들어는 봤다.


비트겐슈타인 : 자 그럼 그 방법론을 많이 쓰는 약물 임상시험을 사례로 들어보자. 새로 약을 개발해서 임상시험을 하려고 한다 치자. 그럼 실험군하고 대조군을 나눠야 되겠지. 어떻게 나누는 게 잘 나누는 것일까


스퀘아에닉스 : ...


비트겐슈타인 : 먼저온사람 나중에온사람 순으로 나누먄 되나?


스퀘어에닉스 : 아니다. 그것은 편향이 생긴다.


비트겐슈타인 : 맞다. 우리가 지금 알고 싶은게 무엇인가?


스퀘어에닉스 : 약의 효능이다.


비트겐슈타인 : 그러면 약 말고 다른 요인이 실험에 영향을 주면 좋을까 안 좋을까?


스퀘어에닉스 : 안좋다.


비트겐슈타인 : 그래서 실험군-대조군을 나눌 때randomize해야 된다는 거고요 그걸 randomized control이라고 한다. 다시 원래 주제로 돌아가서. 남자-여자에 따른 차이를 알고자 하면실험군 대조군 설정을 어떻게 해야 될까. 그냥 남자 그냥 여자 하면 되나?


스퀘어에닉스 : 아닌거 같다.


비트겐슈타인 : 사실 이런 사회학적/심리학적 연구에서는 설정하기가 참 어려운 게 정말 여러가지 요인이 영향을 줄 수 있기 때문인 건데 소득, 인종, 직업, 교육수준, 종교적 신념 뭐 이런 게 다 있겠지. 개중에는 상관관계가 있는 것도 있을 것이고 없는것도 있을 거고.


스퀘어에닏스 : 그렇다.


비트겐슈타인 : 그렇기에 연구에선 이런 변수들을 control했다는걸 보여줘야하는데 해당 연구들에는 그런게 없다. 남녀 스탯을 R 돌렸더니 pvalue가 나오더라 이수준.


스퀘어에닉스 : ㅇㅎ


비트겐슈타인 : 비슷한 문제로 meta-analysis (메타분석) 이 있다. 개별 연구의 p값이 쌓이는 문제를 고려해야 되는데 그런 거 없다.


스퀘어에닉스 : 그러면?


비트겐슈타인 : 유의수준 0.05에서 연구하나일 때 1종오류는 5프로 확률. 2개가 되면?


스퀘어에닉스 : 1-0.95^2


비트겐슈타인 : 그렇다. 그런식으로 10개가 쌓이면 1종오류 확률은 40프로가 된다. 이런 문제는 양적 방법론을 사용하는 심리학, 사회과학 등 즉 "연성과학" 일반에 대해서 제기될 수 있는 문제다라고 반론하며 물귀신 작전을 쓸 텐데 그러면 이제부터 이 연구분야에 특정될 수 있는 몇 가지 문제를 얘기해보자.


비트겐슈타인 : 하나는 이론의 차원이다.저런 소리를 하는 사람들은 대체로 '진화심리학'을 전거로 삼는데 그렇다면 '진화심리학'의 이론적 토대가 얼마나 탄탄한지를 살펴봐야 되겠지 않나?

스퀘어에닉스 : ㅇㅇ

비트겐슈타인 : 그럼 진화심리학이 어디서 기본적인 이론을 따와야 할까?

스퀘어에닉스 : 진화론과 심리학.

비트겐슈타인 : 그렇드. 심리학도 그 자체로 정체성 논쟁이 있으니 일단 제쳐두고, 진화학 혹은 진화생물학에 대해 살펴보면 진화심리학이 제대로 된 연구를 할 수 있으려면 지금까지 쌓인 진화생물학 연구를 잘 따라가야 되겠지 않나? 근데 진화심리학은 여전히 다윈 수준의 진화 이해에 머물러 있다.

스퀘어에닏스 : ㅋㅋ

비트겐슈타인 : 현대에 다윈을 읽는 이유는 여러가지지만 ,"진화에 대한 과학적인 이해를 하기 위해서"는 다윈을 지금 읽는 이유가 될 수 없다는 말이다. 그걸 위해서는 지금 진화에 대한 어떤 연구가 진행되는지를 알아야지. 물리학 시간에 프린키피아를 읽지 않는 것과 같은 이치.

스퀘어에닉스 : ㅇㅎ

비트겐슈타인 : 특히나 진화생물학 분야는생물물리와 더불어 수학적 모형이 가장 잘 발달한 생물학 분야이기 때문에, 특히 생물물리는 생긴지 그리 오래되지 않았지만 진화생물학의 경우 이미 1900년대 초반부터 그런 모델링이 진행되었다.

대표적인 게 하디-바인베르크 원리이다. 하디는 1943년에, 그 전에 바인베르크가 1908년에 formulation을 했다.
그렇다면 진화심리학의 논의도 제대로 이루어지려면 개체군의 특성에 관한 이런 수학적 모형을 충분히 이해하고 활용해야 되는데 그렇지 못하다.

자 그럼 다음 문제로 넘어가자. 이건 가설의 설정 및 검증과 관련된다. 진화심리학의 가설은 대체로 이런 형식을 지닌다.

"XXX는 진화의 산물로 유전자에 큰 영향을 받는다"
혹은 더 대담한 (그리고 멍청하거나 아니면 악의적인) 사람은
"XXX는 진화의 산물로 유전자에 의해 결정된다"
식이다. 어디서 많이 본 모양 아닌가? 가령 저 기사에 나온 주장도 이런 식의 가설로 바꾸어 쓸 수 있다. "젠더역할은 진화의 산물로 유전자에 큰 영향을 받는다(혹은 그에 의해 결정된다)"

문제는 이 가설은 직접 검증이 불가능하다는 거다. 하나는 이 가설이 그 단위를 인류 전체로 설정한다는 것이다. 인류가 지니고 있는 젠더역할 (및 그와 관련된 규범)에 대한 가설인 거다. 그래서 대조군은 인류가 아닌 다른 종이 되어야 하는데, 안타깝게도 젠더역할이 인류에 비교할 만한 다른 종이 없다.

또 다른 문제는 이런 가설은 유전학적 접근을 할 수도 없다는 거다. 젠더역할이라고 하는 게 키나 몸무게처럼 겉으로 드러나고 명확하게 측정할 수 있는 생물학적 특성이 아니니까. 자 그러면 이런 상황에서 저 가설을 검증할 수 있는 방법은 무엇일까?

K양 : 모르겠다.

비트겐슈타인 : 머리를써라. 사실 여러 분야에서 쓰이는 전략이다.

K양 : 성별이 다른 이란성 쌍둥이 관찰?

비트겐슈타인 : 그런 방법도 있을 수 있겠지 근데 일단 표본 확보부터 어려울 것이다. 보통 쓰는 방법은 반대가설을 기각하는 것이다.

이 경우는 "젠더역할은 유전자에 큰 영향을 받지 않는다"가 되겠다.
(사실 저 가설은 두 부분으로 되어 있는데, 일단 한 부분이 다른 부분을 함축하는 것으로 이해된다고 가정합시다)
(유전자의 영향이 큰데 진화의 산물이 아닌 경우가 있을 수도 있겠지만, 당장 뭐가 생각나지는 않는다.)
그런데 이 반대가설은 검증하기가 더 어려운 거 같다.

첫번째 이유는 앞서 말했듯이 젠더역할이 측정가능한 생물학적 특성이 아니고, 또 다른 이유는 유전자를 관측하기가 너무 어렵다는 거다. 수천명의 유전자를 검사한다, 애처에 될 수가 없는 연구다.

그렇기에 가설에 '젠더역할'에 영향을 줄 법한 다른 요인을 하나 끼워넣는다. 가령 "젠더역할은 '문화의 산물로' 유전자에 별다른 영향을 받지 않는다" 이런 식의 가설을 만드는 거다.

진화냐 문화냐의 틀에서만 노는 것이다. 과거의 Nature vs Nurture 논쟁을 똑같이 재현하고 있는 거다.

그럼 저 반대가설은 어떻게 검증해야 될까? 그것도 어려운 문제인 건 마찬가지지만, 진화심리학자들이 쓰는 방법이 있다. '문화와 상관 없다'는 걸 검증하기 위해 이 사람들은시공간적으로 무관하다는 걸 보이려고 한다.

즉 시대와 무관하다 그리고 지역과 무관하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상식 수준에서 판단 가능하듯이 시공관적 관련은 있다. 이쯤되면 연구를 때려치는게 정상.

그렇지만 젠더역할이 진화의 산물이라고 말해야만 하는 절박한 이유가 있기 때문에
(이게 뒤로 미뤄둔 사회적 차원.. 그 얘기는 다른 기회에 하기로) 이 사람들은 자기들이 좋아하는 만능 가설을 하나 들고 온다.

"젠더역할을 결정하는 데 있어서 유전자의 영향이 가장 크지만, 환경적 조건이 너무 불리해서 그 변화가 억제되어 있었던 것이다"

이런 가설이 성립하는 사례는 평균신장이다. 키는 유전적 영향이 꽤 있다고 알려져 있는데, 한국인의 평균신장은 현재에 가까워질수록 점점 커진다. 그럴 때 환경이 개입하는 거다.

전인구적 영양결핍이라는 불리한 환경적 요인이 키의 온전한 성장을 막았다는 것. 이미 여기로 오면 Nature vs Nurture 논쟁 자체가 무의미해지는 게 보일 것이다. 생물학적 형질은 절대로 유전자에 의해 온전히 결정되지 않는다. 어떤 유전자가 발현되는지 여부가 환경에 영향을 받기 때문이다.

진화심리학자들이 들고 오는 가설을 다시 살펴보면 이건 이 사람들이 원래 주장하고자 하는 바즉 본래의 젠더역할과 규범으로 돌아가야 한다는 것 이것을 지지하는 데 하등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걸 알 수 있다.


저 가설을 현실에 적용하면 "과거에는 성차별이 너무 심해서 성차별이 완화되기 시작한 근래에 들어서야 젠더역할의 변화가 나타날 수 있었다" 라는 주장이 되어버리기 때문이다. 그래서 '자연으로 돌아가라(..)'는 주장을 하려면 성차별을 더 열심히 철폐해야 한다는 자신의 의도에 반하는 주장을 해야 된다. 아니면 모순을 무릅쓰고 그냥 원래 자기가 하고 싶었던 아무말을 하게 된다. 이쯤되면 진화심리학자는 대충 얼버무리거나 아니면 모순을 무릅쓰고 그냥 원래 자기가 하고 싶었던 아무말을 하게 된다

스퀘어에닉스 : 그럼 마지막 남은 문제는 뭔가?

비트겐슈타인 : 학문의 발전은 자신이 사용하는 개념을 보다 엄밀하고 정교하게 만들어 감으로써 이루어진다. 무엇보다 중요한 문제는 이 분야가 사용하는 개념들이 너무 느슨하고 모호하다는 것이다. 많은 개론과목에서 해당 학문이 무엇을 하는 것인지에서부터 출발하는 이유가 있다. 그런 출발이 필요가 없는 경우는 이미 그 학문이 무엇을 다루는지가 명확하게 정착되어서 그렇거나 아니면 그 문제를 본격적으로 문제삼을 수 있으려면 이미 그 학문에 대한 상당한 이해가 있어야 되어서 그렇다.

진화는 진화생물학에서도 진화심리학에서도 핵심개념일 수밖에 없겠지. 진화생물학에서 진화는 대략 '생물학적 개체군에 있어서 연속적인 세대에 걸친 유전가능한 형질의 변화' 정도로 이해할 수 있다. 그리고 이러한 진화의 중요한 특성은 개체군과 환경의 공진화 혹은 공변화에 있다. 즉, 동식물 개체군은 종의 변화와 더불의 환경의 변화를 함께 겪는다는 것이다.

인간의 경우는 다르다. 인간 개체군은 다른 생물종과 비교했을 때 환경의 변화와 보조를 같이하는 종적 변화가 일어나는 것보다 인간종 자체가 원인이 되어 주도적으로 변화를 하는 경우가 훨씬 많다. 우리는 그걸 문화라고 부른다. 그 변화를 역사라고 부른다.


자 그러면 진화심리학자들은 무엇을 하느냐, 문화와 역사도 결국 인간의 진화과정에서 나타난 것이므로 그것도 진화로 환원된다고 주장한다.

스퀘어에닉스 : 그게 말이 되나?

비트겐슈타인 : 이렇게 되면 진화의 개념을 바꾸게 되는 거다. 저런 거랑 비슷하다. 이런 주장에 반대하기 위해 누군가가 도덕은 이기적 동기에 그 토대를 둔다고 말했다고 하자. 이 경우 원래 주장을 했던 사람은 그 경우도 이기적 동기에 토대를 둔 것인데, 왜냐하면 수녀는 이타적 동기에 따라 행위함으로써 자기만족을 느꼈고 이러한 자기만족이 진정한 동기이기 때문이다라고 말할 것이 뻔하다.

문제는 이렇게 말하게 되면 원래 했던 주장과 다른 주장을 하게 되는 것이다. 처음 했던 주장은 이기적 동기가 있고 이타적 동기가 있으며 둘은 구별된다는 것을 전제하는 반면 나중에 가서 하는 주장은 모든 동기는 이기적 동기라는 것을 주장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자신의 편의에 맞게 '이기적 동기'의 개념을 바꾸어버린 것이다. 예전에 말했던 '에티오피아인은 희면서 검다'는 논증과 비슷한 오류를 범하는 것이다.

스퀘어에닉스 : 에티오피아 ~~~ 이게뭐임?

비트겐슈타인 : 설명하기 귀찮다.

결국 진화심리학자는 개체군의 변화 일반을 진화라고 부름으로써만 자신의 주장을 정당화할 수 있게 되는 건데 이건 원래 진화 개념을 바꾸는 것이다. 이기적 동기 이타적 동기 이런 거는 원체 논쟁적인 것이기 때문에 아가리를 털어볼 여지라도 있는데 진화의 경우에는 그렇지 못하다.


진화는 일상적 개념이 아닌 학문적으로 엄밀히 쓰이는 개념이고 거기에 벗어나 그 개념을 사용하면 그것은 '다르게'가 아닌 '잘못' 사용하고 있는 것이다. 그런 식으로 느슨한 개념은 학적인 탐구를 하는 데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기 때문이다.

여하간 이상을 종합하면 진화심리학은 학문이 아니라는 결론이 따라 나온다. 진화심리학의 주장은 참이 아니다에서 그치는 게 아니라 진화심리학은 학문적 주장을 할 수 있는 조건 자체를 만족하지 못한다라고 해야 되는 거다. 그렇기에 처음 질문인 "과학적이냐 사회적이냐"는 애초에 쓸모 없는 질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