들어가기에 앞서 여기서 말하는 혁명은 당연히 헌법에 따른 민주적 절차같은 평화적인 방법도 포함되고 난 평화적이고 합법적인 혁명을 지지함. 폭력적인 얘기가 좀 있지만 그런 폭력혁명이나 운동을 긍정하는건 아님 그렇게 될 가능성이 높아진다는 걸 말할 뿐이지



그 어떤 반공 프로파간다보다도 강력하게 사회주의에 대해 회의감을 들게 만드는 사회주의 지옥이자 반공 토템의 제거, 종북몰이의 완전한 무력화와 냉전 논리에 의존한 반사회주의 선동의 상당한 무력화를 들 수 있는데 사실 이것뿐만은 아니다.


이제 본론으로 들어가자면

전쟁이든 내전으로 인한 붕괴든 북한이라는 존재 자체가 소멸해버릴 정도의 상황이라면 반드시 한국도 끼어들어서 북한 땅을 일부 먹거나 거의 대부분을 합병했을텐데 이게 왜 혁명의 가능성을 높이느냐?


1. 북한 주민의 존재와 특성

대부분의 북한 주민들은 우리가 고약한 짓만 안했다면 국군을 해방자로 받아들이긴 할텐데

문제는 자본주의 체제에 대한 경험이 없다고 해도 무방한 북한에서 짧은 적응기간만을 가지고 급속하게 남한의 자본주의 체제와 자본력, 북한 주민들보다 훨씬 준비된 구직자들이 유입된다면 어떤 일이 벌어질까?

남한과 비슷한 수준으로 맞춰지는 살인적인 물가상승을 어떻게 감당할 수 있을까? 그 상황에서 북한 주민들은 빈약하게나마 과거 북한에 존재했던 여러 무상복지제도가 사라진 것에 대해선 어떻게 받아들일까?

물론 탈북자들은 보수 성향이 많다. 현재 구 동독 지역과 러시아에선 네오나치가 판치고 다닌다. 그러나 네오나치나 비슷한 수준의 이념을 가진 사람만큼이나 러시아에는 소련을 그리워하는 사람들이 넘쳐난다.

북한 체제의 무능함과 야만성을 직접 보고 겪은 사람들이라 하더라도, 북한 주민들은 사회주의 체제에서 사회주의 이념만을 주입받으면서 살아왔다. 오래 전부터 체제에 회의감을 품은게 아니라면 평생을 지배했던 사고방식을 갑자기 바꾸기는 힘들다.

자본주의 체제 하에서도 북한 주민들이 여전히 빈곤함과 박탈감을 느끼게 되는 이상 이전의 세습독재체제는 증오하더라도 사회주의처럼 자신같은 가난한 자들에게도 충분히 몫을 나눠줄만한 체제(그게 파시즘 비슷한 것이더라도)를 갈망하게 될 것이 분명하다.

특히 가장 박탈감을 느끼게 될 계층은 감옥에 들어갈만한 짓은 안했지만 그렇다고 한국 정부가 계속 써줄만한 가치는 없는 적당히 높은 관료들이나 문과 계열 엘리트, 기타 중산층들이 될텐데 이들은 새로운 체제에서 자유를 얻는 대신 기존의 사회적 지위가 땅바닥까지 추락해 분노에 차서 북한에 여러 혁명적인 이념을 전파하는 선봉장 역할을 할 거라 예상해볼 수 있겠다.


2. 통일로 인한 남한에서의 혼란

1번에서 예상하는 재앙을 최대한 막는 방법은 무엇일까? 북한에서 수십년간 군정과 개발독재 비슷한걸 실시하거나 돈을 미친듯이 퍼붓는건데 한때 세계 3위의 경제대국이던 독일도 인구 1300만에 불과한 공산진영 최대의 선진국이었던 동독을 선진화시키느라 엄청난 재정부담에 직면했다. 그럼 5천만의 인구로 빈곤에 시달리는 2500만명을 감당해야 하는 한국은?

늘어난 세금과 악화되는 경제로 당연히 반발이 발생할거고 만약 전쟁으로 북한이 붕괴됐다면 수천~수만명의 한국 상이군인에 대한 처우 문제가 정치적으로 엄청난 발목을 잡게 될 것이다.

여기에 자본주의 체제에 적응하기 힘들어하는 불만에 가득 찬 수백만명의 북한 주민들이 추가되고 남한의 불평분자들과 공감대를 형성할 수 있는 이념을 가지게 된다면 당연히 혁명의 가능성은 높아진다.


3. 군사적 부담

1번과 2번에서 언급한 이유로 북한 지역을 흡수한 대한민국은 불안하게 흔들릴텐데 뭔가 폭력적인 일이 터지면 정부가 대처하기가 쉬워질까? 오히려 더 어려워질 것 같다.

통일을 한 뒤에는 동해안으로 진출하려고 기를 쓰거나 이미 진출했어도 한반도 영향력을 확장하려고 탐내는 중국과 국경을 접하게 될거고 북한 지역의 민심이나 재건 중인 치안조직의 상황에 따라 수십만의 치안유지군을 오랜 기간 주둔시켜야 할지도 모른다. 길거리나 시골 어딘가에서 AK 소총이 나돌아 다니거나 그럴 일은 없겠지만 상황이 극단적으로 악화된다면 동아시아판 이라크나 아프가니스탄 전쟁이 재현될 수도 있다.

기존의 군사력이 지금보다 더 북방에 필수적으로 묶여있게 된다면 경찰력만으로 진압이 곤란한 소요사태 따위에 군대가 대응하기에 어려워지고 진압 병력의 이동으로 치안의 부재가 심화될수도 있다.

물론 무력으로 현 체제를 뒤집어 엎자는 소리는 아니고 평화적 수단도 있으니 그렇게 해서도 안 되겠지만 폭력적인 반정부활동을 억제하기가 힘들어진다는 뜻이다.

이에 대한 해결방법으로 복무기간 연장이나 계엄령을 유지하는 것 같은 비상조치로 안정을 유지할 수도 있지만 이것도 만만찮은 부작용을 불러일으킬테니 결과적으론 한국을 불안정하게 만들 것이다.


4. 서방세력의 확장에 위협을 느낀 중국이 한국을 경제제재나 게릴라 지원같은 방법으로 흔들려는 시도를 할 가능성이 높아진다


5. 어떤 체제든 외부의 적이 있어야 단결하는 법인데 가장 큰 적인 북한이 멸망한다면 국민이 현 체제를 수호하기 위해 지금처럼 단결할 수 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