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반이 되는 형이상학은 다음 링크 글을 참조하시오
조선 선비들 상소문 같은 거 보면 '임금님이 마음을 다잡고 수양해서 바른 정치를 피셔야 됨 ㄹㅇ루다가' 라는 식의 내용을 지겹도록 발견 가능할 것임. 즉 정치를 개인(왕)의 도덕성 문제로 환원하는 것인데, 이러한 경향은 어느 정도 후대에 와서 나타난 변화이지만, 그 이론적 기반 자체는 주자 때부터 존재했음.
주자가 수용하고 발전시킨 리일분수의 이념은 존재자의 유한함이 그 자체로 영원한 세계의 법칙이며, 개별적 존재들은 유한한 존재로서 그 질서를 내재하고 있다는 점을 밝혀줬음. 이는 자연적 질서가 '전체'가 아닌 부분에 의해 완성될 수 있게 되었다는 점에서 의의가 있음. 가령 왕안석의 경우
“도에는 근본과 말단이 있으니, 전자는 자연에서 나오는 것으로 만물을 생성하고, 후자는 사람의 힘에 의해 사물을 완성하는 것”으로, “생성하는 것은 자연이 주관하는 것이고, 사람의 힘으로 어찌할 수 없는 것이다. 그러므로 성인들은 (정치적으로) 윗자리에 있으면서 예, 악,형, 정을 통해 만물을 완성시키는 데 힘쓸 뿐, 만물을 생성하는 것에 대해서는 말하지 않았다”
라고 하여, 선천적 성질은 자연에 의해 형성되어 사람이 바꿀 수 없고 사람은 다만 이러한 성질들을 후천적인 제도로 '완성'시킬 뿐이라고 주장함. 여기서 보이는 고전적인 유교적 세계관에서는 자연이 인간의 제작자라는 점에서 인간은 다른 자연적 사물과 마찬가지로 본연적인 질서를 부여받았고, 이것은 인간을 인간이게 한 자의 부여물이기에 부정될 수 없으며, 다만 인간은 자연의 질서를 더 확고히 함으로서 자연적 질서를 완성시킬 의무가 있다고 봄. 흔히 말하는 '삼재(천지인)로서 천지의 작용에 참여한다'는 것.
그 확고히 함은 곧 제도, 관측기구, 과학기술, 산학 등으로 자연과 인간을 계량화하고 경계지음으로서 그 차별적 역할과 통일적 조화를 이루어냄을 의미하지. 때문에 왕안석은 법과 제도라는 외부적 요인을 통해 인간을 거대한 체제의 부분으로 통합시키는 국가주의적 개혁을 시행해따.
한편 인간의 제작자인 자연에게 본연적 질서를 부여받는다는 것은 주자에게 있어서도 동일하지만, 그 부여된 질서는 그가 개체로서 받은 특수성이면서 곧 자연 전체의 총체적 질서라는 점에서 기존과 차이가 있었음. 이제 총체적인 질서(고전 유교가 이루려 했던)는 개체에게 내재되어 있기에 개체는 단순한 '전체의 일부'라는 의미만을 가지지 않음. 따라서 개체는 그저 기계의 톱니바퀴로서가 아닌 자립적인 주체로서 세계의 질서를 이루는 것이 가능해진다. 닝겐은 외부의 법에 수동적으로 이끌려 당위를 실현하는 것이 아니라 스스로의 지적 판단과 양심에 의거하여 그것을 실현하는 것. 주자는 이것이 바로 외부의 제도 같은 게 없던 시절 자신의 판단만으로 안정적인 시스템을 구축했던 고대 성왕들이 했던 일이라고 생각한 듯 함.
순 임금이 네 사람의 악인을 벌 준 경우 노여워할 만한 것은 네 사람의 악인에게 있었으니 순 임금이 어찌 관여했겠는가? (순 임금은) 이 사람들에게 노여워할 만한 일이 있어서 그에게 노여워한 것이다. 성인의 마음에는 본래 노여움이 없다. 비유하자면 밝은 거울과 같으니, 좋은 물건이 오면 곧 좋음을 드러내고 추악한 물건이 오면 곧 추악함을 드러내지만, 거울에 어찌 좋음이나 추악함이 있겠는가?
악인을 벌하는 질서의 구현은 거대한 차원의 세계 질서에 대한 수동적 따름이라기보단 주체의 본연적 힘에 의한 것이다. 다만 이것이 곧 세계 질서의 반영인 것.
주자는 이에 따라 정치 활동의 주체가 어떤 특수한 과정에 의해 선발된 정부 구성원들이라는 생각을 거부하고, 모든 인간이 정치 활동의 주체로서 정부의 정책이나 법률과 상관없이 스스로 질서를 만들어야 한다고 봤음. 강제력을 지닌 정부의 정치 활동은 인간의 본연적 성질을 무시하는 것이고. 주자학에서 정치는 본질적으로 스스로 당위를 실현할 수 있는 주체적이고 도덕적인 인간으로 수양하고, 타인이 그렇게 되도록(비강제적 방법으로) 돕는 행위임. 그렇기에 왕에게 수양 먼저 하라는 것. 조선 시대가 되면 주자의 바램과는 다른 중앙집권적 체제가 나타나면서 상황이 좀 바뀐다만 원래 그것은 군주에게 상벌로 대표되는 강압적 통치가 아닌 설득과 감화를 통한 통치를 요구하는 것이고, 또 군주 뿐만 아니라 다른 모든 인간이 그럴 수 있음을 함축하고 있었음. 주자가 정부 중심 복지를 비판하며 세운 구성원들의 자발적인 공동 창고나, 자치 규약인 향약도 모두 이러한 사상의 일환에서 나온 것. 정치가 어떤 시스템의 것이 아닌 인간의 것이라는 게 주자학적 정치사상의 핵심이라고 본다.
참고자료는 이선규, '주희의 공 개념과 지역 자발주의의 출현', 피터 k 볼의 '역사 속의 성리학' 그리고 아래으 링크덜
인용문은 모두 '주희의 공 개념'에서 가져온 것임.
- dc official App
좋은 글인데 그래서 주자학에 대한 유물론적 분석은 ㅇㄷ?
(단, 이 모든 이론은 구시대적 관념론이다) - dc App
엌ㅋㅋㅋㅋㅋ
즉 주자는 사회와 자연은 정동적이나 인간은 역동적이라는 것을 주장하고 싶은건가? 마치 얼음과도 같네.
개인의 주체성을 겁나게 중시하는 것이 보임ㅇㅇ 기본적으로 다 같은 질서 내에 있다고는 하지만 - dc App
의학의 항상성과 비슷하군. 항상성의 지점은 정동적이지만 항상성을 향하려는 세포와 물질의 이동은 역동적이니 이렇게 이해하면 편할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