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료주의에도 두 가지가 있습니다. 우리가 아는 관료주의는 자기의 힘을 이용하여 이익을 챙기거나 자기의 출세를 위해 불합리한 일을 벌이는 경우입니다. 이런 관료주의는 자본주의 국가의 관료에게서 흔하게 나타나는 관료주의입니다.”
“그러나 또 하나의 관료주의가 있습니다. 나는 이런 관료주의를 ‘좋은 게 좋다’는 관료주의라고 봅니다. 실제로 상당수 관료는 나태해지는 경향이 있습니다. 왜냐하면, 일을 벌여 혹시나 위험한 결과가 나타나지 않을까 경계하거나 그 때문에 피해를 보는 사람들의 항의가 두렵기 때문입니다.”
“그저 ‘좋은 게 좋다’는 식으로 의자를 깔고 앉아 뭉개고 있는 관료를 보면 울화통이 터지지요. 나는 사회주의적 관료의 모습이 후자에 가깝다고 봅니다.”
“소련의 경우 스탈린 시대 당은 선도적이었습니다. 때로 이를 위해 강제력을 사용하기도 했죠. 이때 강제력을 사용했지만 소련을 발전시켰습니다.”
"1960~70년대, 브레즈네프 시기 소련의 사회적 생산은 정체하기 시작했습니다. 스탈린 말기에 건설된 생산 체제가 그대로 1980년대 말 고르바초프가 등장하기까지 유지되었던 거죠. 그때 소련의 공산당이 관료화되었다고 말합니다. 공산당은 그저 ‘좋은 게 좋다’는 식으로 일하는 관료로 이루어졌던 거죠.”
“사실 초기 사회주의가 육체적 노동자와 생산을 중심으로 하는 것은 당연했습니다. 그러나 이런 발전 이후 1960년대에 이르면 사회주의도 소비적 생산과 비육체적 노동자에 대해 배려했어야 합니다. 이때 공산당은 다시 한번 새로운 모험을 해야 합니다. 그래서 심지어 강제적으로라도 생산을 개혁하고, 소비의 혁명을 이루고, 지식인 노동자의 이해를 배려했어야 했죠.”
“하지만 이 순간 소련 공산당은 관료화되어 버렸습니다. 도무지 새로운 혁명의지를 갖추지 않았던 거죠. 이미 해온 방식으로 잘살아가고 있는데 무엇 때문에 또 한 번의 혁명을 위하여 모험을 하겠어요? 어쩌면 그들도 지쳐버렸을 겁니다.”
“결론적으로 사회주의는 결정적으로 전환해야 할 지점에서 멈추어버렸습니다. 우선은 코민연합이라는 민주제가 새로운 목소리를 민주적으로 반영하지 못했습니다. 당이라도 나서서 선도적으로 개혁을 했어야 합니다만 당은 관료화되었죠.”
“사회주의가 독재와 폭력 때문에 붕괴했다는 것은 영화나 소설이 만든 이미지라고 봅니다. 나는 오히려 제도적으로 지식인 기술노동자의 요구를 무시하고, 당의 대중영합과 무기력 때문에 붕괴하였다고 봅니다. 한마디로 사회주의 사회는 권태로운 사회였던 셈이죠.”
“권태는 서서히 사회주의 국가의 온몸을 파고들어 갔습니다. 이렇게 무려 30년이 지난 다음 1990년대 이르러 마침내 허물어진 것이죠.”
“귄터 아이히(1907~1972)라는 독일 극작가의 <흰개미>라는 소설이 있습니다. 세상의 모든 것을 흰개미가 파먹었다는 거죠. 사람들조차 이미 온몸을 흰개미가 파먹었습니다. 다만 겉모습만 남아 있죠. 사람들은 이제 서로 껴안아도 안 됩니다. 그러면 겉모습이 무너지고 흰개미가 와르르 쏟아집니다.”
“이 소설에서 사랑하는 두 사람은 마지막으로 서로를 껴안고, 흰개미를 쏟아내면서 죽어갑니다. 마찬가지로 사회주의도 이렇게 붕괴되었다고 나는 믿습니다.”
출처 : 청년이 묻고 철학자가 답하다
https://news.naver.com/main/read.nhn?mode=LSD∣=sec&sid1=104&oid=001&aid=0011605569
오늘 터진 중국 가짜 분유를 보면서 이 주장에 더 공감을 하게 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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