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히틀러는 자기 성공담을 책에서 설명하고 있다. 사회민주주의 세력은 막강했다. 이들의 집회에 그는 루돌프 헤스를 두목으로 하는 깡패집단을 보냈다. 집회의 말미에 그가 보낸 30명의 깡패들이 모든 노동자들을 집회장 밖으로 몰아냈는데 이들은 전혀 저항을 받지 않았다. 그러자 그는 승리를 예감했다. 사회민주주의 정당과 조직의 노동자들은 회비를 내기 위해 모인 오합지졸에 불과했다. 다른 임무를 위한 준비가 전혀 없었다. 우리는 히틀러가 한 일을 거꾸로 해야한다. 40명 내지 50명 정도의 노동자들을 보내 파시스트들의 집회를 해산시켜야 한다. 이것은 대단히 중요하다. 이 과정을 통해 노동자들은 강철같이 단련된다. 이들은 승리의 나팔수가 된다. 소부르주아 계급은 이 노동자들이 진지하다고 생각한다. 이것만 해도 대단한 성공이다! 인구의 대다수는 맹목적이고 후진적이고 억압을 당하고 있기 때문에 성공의 사례를 통해서만 각성된다. 우리는 전위만을 각성시키면 된다. 그러면 전위는 대중을 각성시킨다. 다시 반복하건데 이것이 대단히 중요한 문제인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아주 능력있는 미니애폴리스 동지들이 파시스트들에 대한 투쟁을 모범적으로 수행하여 미국 전역에 희망을 불어 넣어야 한다.'
'지난 며칠동안 나는 이탈리아 파시즘의 등장에 대해 어느 이탈리아 노동자가 쓴 프랑스어 책을 읽었다. 이 저자는 기회주의적이다. 그는 이탈리아사회당 당원인데 흥미로운 내용은 그의 결론이 아니라 그가 제시하는 사실들이다. 특히 그는 1920년과 1921년 이탈리아 노동자들의 상황을 잘 그리고 있다. 이들은 강력한 조직을 가지고 있었다. 당시 사회당은 의회 의원을 무려 160명이나 보유하고 있었다. 지방자치단체는 무려 3분의 1을 넘게 장악하고 있었다. 노동계급의 아성인 이탈리아의 가장 중요한 지역들은 모두 사회당의 손에 있었다. 자본가도 노동조합의 동의 없이는 고용과 해고를 할 수 없었다. 그리고 이 상황은 공업노동자 뿐 아니라 농촌노동자에게도 해당되었다. 사회의 49%는 노동계급 독재체제가 지배하고 있는 듯했다. 그러나 소부르주아 계급과 예비역 장교들의 반응은 이 상황에 치명타를 가했다. 장교들의 주도 하에 소부르주아 계급이 주축이 된 파시스트 깡패들은 소규모 모임을 만들어 버스를 타고 전국으로 흩어졌다. 사회당이 장악한 1만명 단위의 도시들에서 이 소모임들은 도시 중심부로 진입해 관공서와 가옥을 불태우고 노동계급 지도자들을 암살했다. 그리고 모두에게 자본가 지배체제를 강제했다. 이와 똑같은 상황이 수만의 도시에서 일어났다. 무시무시한 테러 분위기와 체계적인 행동으로 파시스트 소모임들은 노동조합을 철저히 파괴하고 이탈리아의 주인이 되었다. 이들은 극소수의 집단이었으나 국가권력을 장악했다.
노동자들은 총파업을 선언했다. 그러자 파시스트들은 버스에 깡패들을 실어 보내 지역의 모든 파업을 파괴하고 소규모 조직을 통해 노동자 조직을 전부 쓸어버렸다. 그리고 선거가 실시되었다. 테러 분위기 속에서도 노동자들은 전과 같은 수의 의원들을 의회에 보냈다. 의원들은 의회에서 테러에 항의했으나 의회는 곧 해산되었다. 형식적인 권력과 실제 권력의 차이가 바로 이것이었다. 사회당 의원들 전부는 자기들이 권력을 장악했다고 확신했다. 그러나 잘 조직된 1만명 정도의 파시스트들은 희생정신과 우수한 군사 지도자를 무기로 역시 희생정신으로 구축된 이 거대한 노동운동을 분쇄하고 흔적도 없이 쓸어버렸다.'
-레프 트로츠키
출처 http://www.bolshevik.org/hangul/Trotsky-writings/discussionontransitionalprogram.htm
물론 파시즘의 '이론'은 웃음거리에 불과하지만, 파시즘 운동은 웃음거리가 아니다. 우리가 경계해야 할 것은 파시즘의 이념을 추종하는 파시스트들이 아니라 위에서 서술된 것과 같은 파시즘의 행동을 추종하는 파시스트들이다. 바로 이런 파시스트들이 미래에 필연적으로 다시 부상하고, 몇몇 나라에서는 권력을 잡을 것이다. 이것은 민주정이 아주 비싼 귀족적 정치체제이며, 민주정으로 체제를 더 이상 유지할 수 없는 순간이 반드시 찾아오기 때문이다. 이때 우리가 권력을 잡지 못한다면, 파시스트들이 권력을 잡게 된다.
전간기가 이것을 증명한다. 동유럽의 가난한 국가들에서 부르주아 민주주의는 잉태중에 사산되었고, 민주주의가 태어나기도 전에 파시즘이 승리하였다, 열강의 말석 이탈리아에서 민주주의는 파시스트들에게 가장 먼저 무너졌다. 일본에서 짧은 민주주의 실험은 식민지를 확장할 필요성에 짓눌려 군사체제로 끝났다. 식민지가 없는 독일에서 나치가 승리하였다. 스페인에서 공화국은 내전에서 패배하였다. 프랑스에서 드 라 로크가 권력을 잡지 못한 이유는 단지 그 전에 독일이 프랑스를 점령했기 때문이다. 오직 전세계의 옛 지배자 영국과 새 지배자 미국의 민주주의만이 살아남았을 뿐이다. 이들이 다음번에도 살아남을 것 같지는 않다.
파시즘은 외부에서 주입된 절대악이 아니다. 파시즘은 증상일 뿐이다. 병은 민주주의 그 자체다. 파시즘의 존재는 혁명적 위기가 다가왔음을 증명하며, 파시즘을 막을 유일한 방법은 파시스트들보다 먼저 권력을 잡는 것 뿐이다.
앞으로 다가올 위기는 노동계급이 생산수단을 장악하고 사회를 재조직함으로써 해결될 수도 있고, 파시스트들의 강철군화에 사회 전체가 질식함으로써 '해결'될 수도 있다. 후자는 전자가 실패한 필연적인 결과다.
근데 현재 파시즘 국가가 있나?
그 맹아는 현재도 볼 수 있지. 2차대전 후 이어저온 전통적 정당들의 붕괴, 급진적 우파의 부상 등등
누르하치 상대하는 명나라군도 아니고 수십명 깡패에 저리 무력하게 쓸려갔다고 하니 참 슬프네